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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퍼옴] 신부님 중앙일보(10/06/06일자) 인터뷰기사
작성자박명옥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24 조회수769 추천수15 반대(0) 신고

“귀신은 없지만 마귀는 존재, 예수께서도 구마 활동”

영혼의 리더<47> 충북 감곡매괴성모순례지 성당 김웅열 신부

김환영 | 제169호 | 20100606 입력 블로그 바로가기
프랑스의 루르드는 1858년 성모 마리아가 발현한 곳으로 알려졌다. 매년 500만 명의 순례자와 관광객이 루르드를 찾는다. 루르드는 기적과 치유의 현장으로 각광 받는다. 프랑스에서 파리 다음으로 숙박 시설이 많은 곳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루르드는 가톨릭 신자들이 신심을 다지는 곳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관광 자원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시아의 루르드’로 발돋움하고 있는 감곡매괴성모순례지가 있다. 대성당, 국제 규모 피정(避靜) 센터 등의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가톨릭에서 피정은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성당·수도원 같은 곳에서 묵상과 기도로 자신을 살피는 일을 말한다. 이 순례지는 명성황후의 육촌 오빠인 민응식의 집이 있던 자리다. 1882년 임오군란 때 명성황후가 피신 오기도 했다.

1896년에 설립된 감곡매괴성모순례지 성당에는 숱한 사연이 있다. 1943년 일제강점기 때는 신사를 지으려는 시도가 있었다. 성당에 있는 성모상은 루르드에서 제작된 것이다.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이 성모상을 총으로 쏘아 파괴하려고 시도했으나 7발을 맞고도 기적적으로 파손되지 않았다. 이 성당은 150여 명의 성직자·수도자를 배출하기도 했다.

매년 100여 회 출장 강론
매년 10만여 명의 순례자가 찾아오는 이곳은 불치병·불임이 치유되는 현장으로 알려졌다. 개신교 신자들이나 비신자들도 많이 찾는다. 감곡매괴성모순례지 성당의 주임신부는 김웅열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사진)다. 올해로 사제 서품 27주년을 맞은 김 신부는 원래 의사가 되려 했다. 그는 사고로 의식을 잃은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아버지가 소생하면 신부가 되겠다고 기도했다. 기도가 이뤄지자 신부가 됐다.

김웅열 신부는 매년 100회 정도 국내 피정에서 강론한다. 연 2회 정도는 미주·유럽·남미·중국·일본 등지에서 피정을 지도하고 있다. 김 신부는 마귀를 쫓는 구마(驅魔) 사제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의 도움으로 치유를 경험했다는 증언도 다수 나오고 있다.

1982년 대건신학교 대학원을 졸업(신학석사)한 김웅열 신부는 군종신부, 꽃동네 원목신부에 이어 미원성당·괴산성당·복대동성당·진천성당 주임신부를 거친 후 2006년부터 감곡매괴성모순례지 성당 주임신부로서 소임을 다하고 있다.

저서로는 『김웅열 신부와 함께 떠나는 영혼 여행』 시리즈 4권 등이 있다. 김 신부를 28일 충북 음성군에 있는 감곡매괴성모순례지 성당에서 만났다. 다음은 인터뷰 요지.

-도처에서 강연자로 김 신부님을 초청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교리나 하느님 나라에 대해 쉽게 설명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예수님은 굉장히 쉽게 가르치셨죠. 당시 율법학자들이 하느님에 대한 이해를 어렵게 만들어 놓은 것과 대조적으로 말입니다. 예수님은 생활 주변에 흔한 소재로 하느님 나라나 악(惡)이 존재하는 이유 등의 문제에 대해 하나하나 명쾌하게 설명하셨습니다. 2000여 년이 흐르자 전문적으로 신학을 공부한 사람이 아니면 복음이 다시 어려워진 측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하느님이 제게 주신 선물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쉽게 설명하는 재주입니다.”

-예수님의 말이 어렵고 바오로(바울)의 편지가 이해하기 더 쉽다는 신자들도 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에는 결코 어려운 게 없습니다. 악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밀과 가라지의 비유로 명쾌하게 설명하십니다. 어린이나 할머니도 다 알아들을 수 있게 말입니다. 12제자들만 알아들을 수 있는 비유로 설명하신 적도 있지만 예수님 말씀의 80% 이상은 ‘대중 연설’에서 나온 것입니다. 학자들을 모아놓고 강의하신 게 아니라 길거리·호숫가 등지에서 서민, 평민, 밑바닥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복음은 전달이 잘 돼야 하는데 굳이 어려운 말을 쓰실 이유가 없었죠.”

-예수가 율법에서 사람을 해방시키는 사랑의 계명을 주었다고 하지만 교회사에서 고백성사의 정착은 율법주의로 환원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까.
“가톨릭에서는 고백성사를 포함해 7성사가 예수님이 직접 만드신 영적인 제도라고 봅니다. 교회에서 만든 것이 아닙니다. 어떤 심리학자들은 예수님이 위대한 심리학자라고 말합니다. 인간은 뭔가 귀로 듣는 감각적인 체험을 해야 확신을 갖기 더 쉽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대신해 사제들이 해주는 ‘당신의 죄는 용서받았다’라는 말을 듣는 것은 영적 자유를 얻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고백성사가 죄를 세분화해 율법주의를 낳고, 심지어 죄를 더 많이 짓게 유도한다고 잘못 이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고백성사의 체험은 기쁨, 편안함, 자유로움, 영적인 은총을 선사합니다. 나를 얽매는 사슬로부터 해방돼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브레이크처럼 작동하는 고백성사를 통해 죄를 짓는 횟수를 줄여가며 자신을 차츰 정화할 수 있습니다. 사제들도 매달 주기적으로 지도신부에게 고백성사를 봅니다. 하느님에게 무릎을 꿇고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됩니다.”

예수의 치유는 무조건적
-삼위일체(三位一體) 같은 개념은 설명하기 어렵지 않습니까.
“유추에 의한 설명도 가능은 합니다. 촛불을 보면 초, 열, 빛이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일 더하기 일 더하기 일이 셋이 아니라 어떻게 일이 되는지의 문제는 성 아우구스티노(아우구스티누스)도 괴롭힌 문제였습니다. 결국 그는 유한한 인간의 머리에 무한한 신비를 집어넣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가톨릭 교리에는 지킬 교리가 있고 믿을 교리가 있습니다. 지킬 교리는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에 해답을 줍니다. 믿을 교리는 하느님의 계시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신앙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성으로 따지기 힘듭니다. 하느님께서 설명해 주시지 않고 침묵하는 교리는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종교를 갖게 되는 동기 중 하나는 병을 고치기 위해서인데요.
“예수님도 치유·구마 활동을 하셨습니다. 예수님을 따라다닌 사람들 중 많은 수가 치유와 구마를 기대했습니다. 예수님이 메시아라는 사실에는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저 사람을 따라다니면 병이 낫는다’는 기복적인 기대가 컸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조건을 내걸지 않았습니다. 조건이 없었다는 것과 치유 전후에 기도하셨다는 게 예수님 치유 활동의 특징이었습니다. 또한 예수님의 치유는 자상했습니다. 나병 환자를 치유할 때 말로 충분했지만 일부러 상처를 어루만져주셨습니다. 요즘 말로 ‘접촉요법(touch therapy)’라는 것을 행하신 거죠. 육신의 상처뿐만 아니라 마음의 상처도 낫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현대 신앙에서 마귀는 어떤 존재입니까.
“마귀 들린 사람을 부마자(付魔者)라고 하는데 가톨릭에는 마귀를 쫓아내는 ‘구마사제(exorcist)’가 있습니다. 1962~65년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에는 교구마다 구마사제가 있었습니다. 공의회 이후 진보적인 신학의 영향으로 악마의 존재를 철학적·신학적인 개념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신학교에서도 사탄에 대해 가르치지 않죠. 사제가 돼 현장에 투입되면 부마자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쩔쩔매기도 합니다. 부마 현상은 정신과에서 해결할 수 없는 영적인 문제입니다. 지금 교황께서는 훈령을 발표해 교구마다 구마사제 양성을 의무화했습니다.”

-귀신과 마귀는 비슷합니까.
“다릅니다. 가톨릭 신자들도 TV·영화를 보고 일반인과 같은 귀신 관념을 갖기 쉽죠. 가톨릭 교리 입장에서 보면 귀신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피조물인 사람은 죽은 다음에는 천국·연옥·지옥으로 가는 것이지 귀신이 돼 세상을 떠돌 수 없습니다. 예컨대 여자 무당을 통해 말하는 시아버지 귀신이 사실은 마귀라고 봅니다. 마귀는 어두운 영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능력이 있습니다. 집안 내력을 알기 때문에 마귀가 시아버지 흉내를 내는 거죠. 마귀는 예수님의 얼굴로 변장하거나 성모님의 목소리를 흉내내기도 합니다.”

-마귀에도 종류가 있습니까.
“마귀에는 ‘전인적인 부마자’와 ‘존재론적인 부마자’가 있습니다. 전인적인 부마자는 초인적인 힘을 가지고 날뜁니다.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내가 마귀다’라고 날뛰는 마귀는 하급 마귀입니다. 떼어내기도 쉽습니다. 존재론적인 부마자는 그 사람의 아픈 상처, 나쁜 기억, 성격적인 성향을 이용합니다. 평상시에는 정상적이나 술을 마신 후 폭력·음행·폭언이 나타납니다. 존재론적인 부마자는 본인이 심각성을 깨닫고 찾아오면 해결이 되는데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을 위장하면서 마귀는 부마자와 그 가족을 파멸로 이끕니다. 악이라는 것은 회귀 본능성이 강합니다. 악이 사라진 자리를 성령의 선물로 채우지 않으면 마귀가 다시 달라붙습니다. 영적 투쟁은 평생 지속되는 투쟁이지 한번 회개한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끊임없이 하느님의 도우심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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