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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26 조회수693 추천수13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6월 26일 연중 제12주간 토요일
 
 
 
“You may go; as you have believed,
let it be done for you.”
(Mt.8.13) 
 
 
제1독서 애가 2,2.10-14.18-19
복음 마태오 8,5-17
 
오랜만이지요? 여러분들의 기도와 염려 덕분에 4박5일간의 인천교구 사제연수를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좋은 강의도 듣고, 신부님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은 저에게 무척이나 유익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시간을 보냈던 만큼 여러분들에게 더 많은 것들 되돌려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해 봅니다.

이틀 전이었습니다. 사제연수 기간 중, 우리 교구 보좌 주교님의 영명축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교님 두 분과 교구청에 계시는 신부님들이 모여 저녁 시간에 가까운 카페에서 간단한 축하식을 했습니다. 그 카페의 주인 자매님께서는 주교님과 여러 신부님들이 오셨다고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이것저것을 가지고 오셨습니다. 특별히 오이, 토마토를 가지고 오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세요.

“주교님, 신부님. 이건 밭에서 따온 거예요.”

저희는 밭에서 따온 것이라서 더 싱싱한 것 같다며 맛있게 오이와 토마토를 먹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신부님께서 웃으면서 이렇게 말씀하세요.

“오이, 토마토는 원래가 밭에서 따오는 거 아냐?”

신부님의 말씀이 맞지요. 그러나 자매님께서 말씀하신 원래 의도는 무엇일까요? ‘제가 직접 밭에서 재배한 것을 따온 거예요.’라는 뜻이지요. 그리고 우리들은 자매님 말씀의 의도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싱싱하다고, 더 맛있다고 말하면서 먹었던 것입니다. 만약 말마디만 보고서 판단한다면 앞선 신부님의 말씀처럼 원래가 밭에서 따오는 것이라면서 당연한 것을 뭐가 특별하냐고 따질 것입니다. 그러나 자매님께서 하시고 싶은 말의 의도를 잘 알기에, 말마디에 문제가 있어도 따질 이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주님과 우리의 관계도 이렇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냥 눈에 보이는 것만을 그리고 겉으로 보이는 것만을 보고 판단하려 한다면, 우리들은 잘못된 판단을 할 수밖에 없으며 더불어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가질 수도 없는 것입니다. 비록 겉으로는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주님의 의도를 알기 위해 노력할 때 비로소 우리들은 주님의 뜻에 맞게 행동하는 주님의 자녀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백인대장을 보십시오. 그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으로만 판단한다면 당연히 예수님께서 자기 집으로 직접 가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백인대장은 주님의 의도를 알고 있었고, 그래서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즉, 굳이 자신의 집을 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자신의 종이 예수님을 통해 치유될 수 있다는 굳은 믿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믿음 깊은 백인대장에게 말씀하십니다.

“가거라. 네가 믿은 대로 될 것이다.”

우리 역시 주님의 뜻을 충실히 따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겉으로 보이는 것만을 믿으려는 어리석음을 버려야 하며,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을 선호하는 욕심 가득한 마음도 버려야 합니다. 그때서야 우리가 믿는 그대로 모두 이룰 수 있는 축복과 은총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음식을 먹기 전에 간을 먼저 보듯이 행동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생각하라. 생각은 인생의 소금이다.(에드워드 조지 얼리리트)




딩동! 메시지가 도착했어요(배연아, ‘바람’ 중에서)

웃을 일 하나 없는 날이 이어지고 있을 때, 한 통의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지금까지 열심히 해 왔잖아. 그러니까 잘될 거야. 힘내!’

발신자 이름이 뜨지 않는 걸 보니, 전화번호부 목록에 저장되지 않은 사람이었다. 번호를 확인하다가 맨 뒤의 숫자 네 자리를 보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시간은 며칠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도 안 풀리고 짜증은 쌓여 가고, 몸 컨디션도 안 좋았던 때다. 위로가 필요한데 옆에 아무도 없었다.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서 수다라도 떨어볼까 싶었지만 마땅히 떠오르는 사람도 없었다. 그러다가 휴대전화 문자 보내기 창을 열고 천천히, 천천히 문자를 찍었다.

‘지금까지 열심히 해 왔잖아. 그러니까 잘될 거야. 힘내!’

바로 ‘전송’ 버튼을 누르지 않고 예약 버튼을 눌렀다. 며칠 뒤, 일하느라 지쳐 있을 게 뻔한 시간에 도착하도록.

한낮에 도착한 문자 메시지는 바로 내가 나에게 보낸 예약 문자였다.

웃을 일 하나 없던 오후, 나에게 온 문자 메시지를 오래오래 들여다봤다. 남이 아닌 내가 보낸 문자가 이렇게 큰 위로가 될 줄이야. 모처럼 웃음이 새어 나왔다.

 
 
 
기쁨
Fritz Kreisler -Leibsfre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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