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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6월28일 야곱의 우물-마태8, 18-22 묵상/ 우행호시(牛行虎視)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28 조회수354 추천수4 반대(0) 신고
우행호시 (牛行虎視)

그때에 18예수님께서는 둘러선 군중을 보시고 제자들에게 호수 건너편으로 가라고 명령하셨다. 19그때에 한 율법학자가 다가와 예수님께, “스승님,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20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21그분의 제자들 가운데 어떤 이가, “주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22예수님께서는 그에게, “너는 나를 따라라.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따르다’ 는 말은 “누군가의 뒤에서, 그가 가는 대로 같이 가다. 좋아하거나 존경하여 가까이 좇다. 관례, 유행이나 명령, 의견 따위를 그대로 실행하다. 나란히 같이 움직이다.” 라는 뜻입니다. 이렇듯 누군가를 따른다는 것은 참여하는 것이며 세상 문제 가운데서 그분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것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적당히 거리를 두고 끊임없이 손익 계산을 하며 따르는 것이 아니라 온전한 마음으로 투신하는 것입니다.

그런 뜻으로 볼 때 ‘따르다’ 라는 말은 ‘우행호시 (牛行虎視) ’ 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 말은 모든 사물이나 정황을 호랑이와 같은 날카로운 눈으로 통찰력 있게 직시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수행은 소걸음과 같이 느리게 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호랑이는 무엇을 볼 때 옆으로 눈을 흘겨보거나 고개만 돌려보는 것이 아니라 온몸을 돌려 직시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소는 길을 갈 때 다투어 피는 꽃처럼 조급해하지 않는답니다. 결코 서두르거나 그렇다고 게으름을 피우지도 않고 뚜벅뚜벅 한 걸음씩 꾸준히 나아간다고 합니다. 호랑이 눈의 ‘통찰’ 과 소걸음의 ‘실천’ 을 통해 마침내 목표를 제압하는 것, 그것이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 각자에게 요구되는 자세가 아닌가 합니다.

우리는 대부분 직시하지도 꾸준히 접근하지도 못하며 사는 것 같습니다. 거칠고 가쁜 호흡으로는 절대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나직이 길게 호흡할 때라야 가능한 삶이라는 생각을 거듭합니다. 무섭게 질주하는 사회의 속도를 거슬러 천천히, 나직이 엎드려 사는 일이야말로 이 시대의 복음을 사는 일이요 예수님을 따르는 길이 되리라 믿습니다.
남궁영미 수녀(성심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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