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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30 조회수945 추천수1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6월 30일 연중 제13주간 수요일
 
 
 
 
“What have you to do with us, Son of God?
Have you come here to torment us
before the appointed time?”
(Mt.8.29) 
 
 
제1독서 아모스 5,14-15.21-24
복음 마태오 8,28-34
 
두 명의 노처녀가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한 명의 노처녀가 자랑스럽게 다른 노처녀에게 말합니다.

“글쎄 남자친구가 나한테 결혼해 달라고 하지 뭐니?”

상대편의 자랑스러워하는 말에 부러웠지만, 부러움을 표시하면 진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이렇게 대꾸를 합니다.

“나도 결혼해 달라는 말, 수도 없이 들었어.”

자신보다 훨씬 못하다고 생각했는데, 결혼해 달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는 말에 친구는 깜짝 놀랐지요. 그래서 누구한테서 들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이렇게 대답하네요.

“응, 우리 엄마하고 아빠한테서...”

이렇게 누구한테 듣느냐에 따라서 의미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실 우리들은 많은 말을 듣게 되지요. 그런데 그 많은 말을 주로 누구에게서 듣고 계신지요? 세상의 말을 듣고 있습니까? 아니면 주님의 말씀을 듣고 있는지요? 세상의 말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자명합니다. 이에 반해 주님의 말씀은 완벽하며 진정한 행복을 우리에게 전해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들은 주님의 말씀보다는 세상의 말을 듣고 따르는데 최선을 다할 때가 많습니다. 어쩌면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고을 주민들과 같은 마음과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예수님께서는 마귀 들린 사람 둘을 고쳐주십니다. 그런데 이 마귀들이 그 사람에게서 쫓겨 나가면서 돼지 떼 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예수님께 청하지요. 예수님께서는 “가라”라고 허락하셨고, 그 순간 돼지 떼가 모두 물속에 빠져 죽는 일이 발생합니다. 두 명의 사람이 깨끗해졌지만, 재산상의 커다란 손해를 가져오게 됩니다. 그래서 그들은 또 다른 손해를 입을까봐 예수님께 자기들을 떠나달라는 부탁을 하지요.

돼지 떼의 죽음은 결국 마귀의 소멸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뻐하며 잔치를 벌일 일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세상의 말에만 기준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 결과 영원한 행복을 주시는 주님께 “저희 고장에서 떠나가 주십시오.”라고 말하는 어리석음을 행했던 것입니다.

우리 역시 세상의 말에 기준을 맞추면서, 주님께 떠나가 달라고 청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러면서 주님과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렇게 주님을 멀리하면 멀리할수록 주님께서 쫓아낸 마귀들이 다시 돌아와 내 안에 자신의 거처를 전보다 더 튼튼하고 거대하게 만든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제 돼지 떼가 물속에 빠져 죽었듯이, 내 안에 있는 모든 악을 없애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의 말씀을 잘 들을 수 있고, 주님과 함께 할 수가 있습니다. 그때 주님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이 우리에게 주어지게 됩니다.


다른 어떤 위대함보다 영혼의 위대함을, 다른 어떤 부요보다 마음의 부요를 숙고해라(존 퀸스 아담스).




유통 기한(김승전, ‘뭉클’ 중에서)

짙은 어둠을 뚫고 한 청년이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오랫동안 씻지 않았는지 몸에서 이상한 냄새가 풍겼다. 청년은 진열대에서 먹음직스러운 빵을 집어 들고 무엇인가 확인하기 시작했다. 주인으로 보이는 여인이 경계하는 눈빛을 숨기며 말했다. “손님, 어떤 빵을 찾으십니까?” “유통 기한을 봤어요.” “아, 이미 확인했기 때문에 이상 없을 거예요.” “네, 모두 정상이군요.” 청년은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밖으로 나갔다.

길 건너 편의점이 또 눈에 들어왔다. 노인이 혼자 계산대를 지켰다. 청년은 심호흡하고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반갑게 맞이하는 노인을 뒤로하고 청년은 빵 진열대쪽으로 성큼 걸어가 유통 기한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시간은 자정을 살짝 넘었다. 그러자 청년은 기다렸다는 듯 진열대 위에 놓인 빵을 들고 밖으로 뛰어나가 버렸다. 쫓아오는 소리가 들리지 않자 청년은 전봇대에 기대 고동치는 가슴을 진정시켰다.

그때 편의점에서 노인이 뛰어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청년은 골목 안쪽에 앉아 있다가 편의점 반대 방향으로 유유히 걸었다. 50미터 정도 걸었을 무렵, 청년의 어깨에 투박한 손이 가볍게 내려앉았다. 편의점 노인이었다. 청년은 들고 있던 빵을 내밀며 말했다. “먹을 게 없어서 훔쳤습니다. 자정을 넘겨 유통 기한이 지난 빵이에요.” 노인이 상의 주머니에서 우유를 꺼내 주며 말했다. “목이 멜 테니 우유와 먹어요.” “......” “젊은이, 인정에는 유통 기한이 없다네.”

 
 
 
 
 Heart to Heart  - Ernesto Cortaz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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