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골룸바의 일기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30 조회수490 추천수4 반대(0) 신고
지난 여름에 큰마음 먹고 화단을 만들었습니다.
꽃이라고는 심어본 적이 없던 저였는데,
눈에 들어오는 예쁜 꽃들을 하나  둘씩 사다 심어 보는 재미가 솔솔 했습니다.
저마다 차려입은 고운 빛깔 옷들이 어쩜 그리도 예쁘던지요.
이꽃 저꽃 바라보며 날마다 감탄을 연발했습니다.
이 작은 생명들 하나하나 빚어 옷 입히셨을 하느님 손길이 느껴졌습니다.
그분의 손끝에서 창조된 이 아이들을 지금 내손으로 다시 심고 있구나...
알수없는 행복감이 밀려 들었습니다.
 
계절이 지나 가을이 오고, 지금 겨울을 맞았습니다.
이곳 겨울은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아서,
한겨울로 접어든 지금까지도 꽃을 보고 있습니다.
 
가만히 살펴보니, 같은 화단에 심어진 꽃들이라 하더라도,
저마다 성장상태가 다 달랐습니다.
큰 나무에 가려 해를 적게 보고 자란 아이들은,
키도 덜 컸고, 꽃도 많이 적었습니다.
반대로 충분한 햇살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많은 꽃대를 새우고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만개한 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희 남편 요셉과 꽃시장에 갔다가,
요셉이 한눈에 반해 데려다 심어놓은 꽃이 있습니다.
'후크시아' 라는 꽃인데요, 요셉이 어찌나 예뻐하던지,
한번씩 만발을 할때마다 나가서 한참을 예뻐해 주다 들어오는 모습에,
제가 안부리던 샘을다 부려 보았답니다.
 
후크시아가 한번식 만발을 하기 직전,
꽃망울이 가득차서 손만대면 터져버릴것 같은때가 오면,
저는 어김없이 요셉에게 이런말을 남깁니다.
 
"내가 가출 할때가 다가 오는구나!
 마누라 보다 후크시아를 더 예뻐하니,
 마누라가 알아서 나가줘야지!"
 
물론 농담삼아 던지는 말이지만, 꽃이 만발할때마다 통하는,
저희집 유행어가 되어버렸습니다.
후크시아가 만발할때가 오면 저희집에서 엄마는 집을 나가는 존재로,
자리 잡게 되어버린것 입니다.
 
꽃이 시들어 버리면 제가 한번씩 시든 꽃을 따서 바구니에 담아 놓습니다.
이런 저의 모습을 사무엘은 조용히 바라보았던 모양입니다.
어느날 부터 아직 펴보지도 못한 꽃들이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어제는 분명 꽃망울이 가득 맺혀있었는데,
다음날 그게 절반으로 줄어들고, 그 다음날 종적을 감춰버리는 일이 생긴것 이었습니다.
 
그것도 아빠가 가장 아끼는 후크시아에 가장 심하게 일어난 미스터리 사건 입니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정원을 뒤져보니,
사무엘이 멀쩡한 꽃망울들을 모조리 따서 버린 흔적이 발견 되었습니다.
아빠는 망연자실하고, 엄마는 꽃이 아까워 안절부절 못하고...
왜 그랬냐 어린 사무엘을 추궁하니 돌아오는 대답은,
"그래야 꽃이 많이 피지... 엄마 처럼 내가 했어." 였습니다.
 
저희집 화단은 이런 우여곡절 속에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답니다 ^^
 
꽃을 키워보니, 잘키우는 방법은 생각보다 쉬웠습니다.
 
첫째는, 꽃 각자의 특성에 맞게 자리를 잡아 심는것 이었습니다.
해를 받아야 하는 정도가 꽃마다 달라서,
그에 가장 맞는 장소를 잡아 심어주는것이 첫번째 였습니다.
 
둘째는, 꽃에 맞는 양분과 물을 제공해 주어야 하는것 이었습니다.
어떤 꽃은 이틀만 물을 주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쓰러질듯 시들어 버립니다.
또 어떤 꽃은 일주일 정도는 끄떡없는 것이 꼭 선인장 같기도 합니다.
양분도 마찬가지 입니다.
어떤 꽃은 무던히 별다른 양분없이도 잘 자라주지만,
어떤 꽃은 비싼 약을 사다 뿌려주거나, 알약을 넣어 주기도 해야 하니,
이것참 사람 중에서도 까탈스러운 사람 대하는 것같은 생각이 절로 듭니다.
 
셋째는, 사랑과 관심을 갖고 키워야 하는것 이었습니다.
폭우가 내린 다음날 꺾어진 곳은 없는지,
벌레가 생기지는 않았는지, 아프고 다친곳은 없는지 확인해 주는,
사랑과 관심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시든 꽃은 정리해 따주어야, 다시 피어오를 꽃에 충분한 양분이 갑니다.
예쁘다, 사랑스럽다 칭찬도 많이 해줄수록 꽃도 좋아한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바람이 필요합니다.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 곳에는 어김없이 곰팡이가 번식을 합니다.
쉽게말해 꽃이 병이 든다는 것이지요.
병은 반드시 공기중에 전염이 되어서 멀쩡하던 옆의 꽃까지 다치게 합니다.
해만 잘 받는다고 능사가 아니라, 바람이 통해야 건강하게 자랄수 있는것 입니다.
 
이것이 제가 찾은 '꽃 잘키우기' 네가지 방법 입니다.
그리고 이 방법은 하느님이 사람을 키우시는 네가지 방법이기도 합니다.
 
하느님은 사람 하나를 키워내시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십니다.
첫째로 우리가 있어야할 가장 좋은 위치에 우리를 데려다 놓으셨습니다.
사람은 항상 높은 곳을 바라보며, 내가 오를수 없는 곳만 부러워하기 바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가 서 있는 지금 이곳은 우리에게 과분하기만 합니다.
우리가 받은 사명을 다하며 사는사람이 없다는 뜻입니다.
 
둘째로 하느님은 우리에게 끝없이 물과 양분을 제공하고 계십니다.
땅에서는 우리가 먹을 곡식이 나고, 하늘에서는 마실 물이 계속 내립니다.
풍요로운 땅과 하늘을 주셨으니, 우리는 그안에서 배부르며 살찌울수 있습니다.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린 사람들도 세상에는 많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을 보며 자신들이 대단히 착한 사람들인냥,
안타까워 하며 비난의 화살을 하느님께로 쏘아 올립니다.
'저들에게 무슨 죄가 있다고...
 정말 하느님이 계시다면 왜 저사람들에게 저런 고통을 주시는가...' 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지극히 잘못된 생각입니다.
빛과 그림자는 반드시 함께 갑니다.
먹을것이 없고 마실것이 없는 사람들이 그림자에 있다면,
반드시 그 가까운 어딘가에 빛속에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빛속에 있는 이들이 어둠속에 있는 이들을 바라보며,
안타까워하고 걱정하며 빛과 어둠을 만드신 하느님을 원망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 책임은 하느님께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들에게 있는것 입니다.
 
많이 가진 사람은, 갖지 못해 굶주린 사람들에게 먹을것을 나누어 주면 될일입니다.
빛속에 살면서, 그늘진 곳에 사는 사람에게 값싼 동정을 하는것 보다는,
단돈 천원이라도 그들의 굶주림과 갈증을 해소할수 있도록 내어 놓아야 하는것입니다.
 
이렇게 돌고 돌아야 하는 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지속적으로 내려주고 계신 '양분과 물' 입니다.
이 양분과 물은 어느 한곳에 머물러 있어서는 않됩니다.
우리 안에서 내부적으로 돌고 돌아야 모두가 행복해지고 풍요로워질수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아버지께서 바라시는 우리들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셋째로, 하느님의 사랑과 관심 속에 우리들은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사랑을 바로 예수님을 통해 우리에게 드러내셨고,
우리는 그분의 희생과 사랑속에 이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키워내시는 가장 중요한 핵심 요인 이기도 합니다.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시는 예수님을 우리에게 보내주시고,
우리는 매순간 매초마다 예수님을 모시고 살아 가고 있습니다.
그분의 사랑속에 날마다 행복하며 즐거운 우리들의 모습을 하느님께서는,
기대하셨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넷째로, 바람... 곧 성령께서 우리와 함께하셔야 우리는 살아갈수 있습니다.
언젠가 주님께서 제게 이런 장면을 보여 주셨습니다.
 
드넓은 들판에 커다란 해바라기가 하나 서 있었는데,
그 해바라기는 뜨거운 태양빛을 바라보며 잘 자라 줄기가 두껍고 강해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또 하나의 해바라기가 서 있었는데,
또다른 해바라기는 태양만 바라보며 서있는 해바라기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시원한 산들바람이 불어왔고,
어느 여인이 물을 긷어 해바라기에 물을 뿌려주는 것을 보았습니다.
 
주님께서 제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너는 해바라기. 아버지의 빛만을 향해 바라보는 해바라기다.
 아버지의 빛은 언제나 너를 향해 내리쬐며, 너는 그 빛을 바라보며 행복하다.
 나는 너의 해바라기. 나 언제나 너의 곁에서 너만 바라본다.
 잠시도 눈을 떼지 않고, 한순간도 너를 놓치는일 없이,
 오직 너만 바라보는, 나는 너의 해바라기.
 성령의 바람이 너를 병들지 아니하게 하시며,
 어머니의 기도로 네가 자란다."
 
그랬습니다. 우리를 병들지 않게 하시는 성령께서 아니계시면,
우리는 바람이 통하지 않아 곰팡이병에 시들어 말라 죽게 되는,
가여운 꽃과 같은 존재가 되어버릴것 입니다.
우리에게는 충분한 바람이 필요합니다.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버리고도 남을만큼의 바람이 필요합니다.
어슬렁 어슬렁 불어오는 바람은 우리를 치유하지 못합니다.
보다 큰 바람, 보다 큰 성령의 바람을 맞아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키워내시는 방법들...
이 모든것을 다 받아들여 커나가는 사람은 분명 다릅니다.
성장의 속도도 다를것이고, 그 깊이와 싱그러움도 다를것 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이 모든것을 아낌없이 제공해 주고 계십니다.
망설이지 말고 두손 뻗어 하느님을 향하십시요!
화단에 심어진 꽃들중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꽃이 되어,
당신께 보답해 드리겠노라 날마다 하느님께 고백하십시요!
그분의 놀라운 사랑속에 가장 큰 평화와 기쁨을 누릴수 있게될 것입니다.
 
마귀들이 예수님께,
“저희를 쫓아내시려거든 저 돼지 떼 속으로나 들여보내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예수님께서 “가라.” 하고 말씀하시자,
마귀들이 나와서 돼지들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돼지 떼가 모두 호수를 향해 비탈을 내리 달려 물속에 빠져 죽고 말았다.
돼지를 치던 이들이 달아나 그 고을로 가서는,
이 모든 일과 마귀 들렸던 이들의 일을 알렸다.
그러자 온 고을 주민들이 예수님을 만나러 나왔다.
그들은 그분을 보고 저희 고장에서 떠나가 주십사고 청하였다. (마태오 8,28-34)
 
말씀을 읽고 주님의 이야기가 듣고싶어 주님을 찾았습니다.
 
"그래, 나의 딸아 내가 여기 있다.
 사람들은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도무지 내려 놓을 생각을 하지 않는구나.
 도리어 날더러 떠나달라 요구하는 구나.

 그들의 빈공간에 나를 넣어달라 부탁해도,
 그들은 그곳에 내가 아닌 세상을 채워달라 청하는구나.
 그들이 바라는 것은 대체 무엇이더냐.
 그들이 바라는 것이 정녕 세상이더냐.
 세상을 구하고 있으면서 어찌 나를 안다 말한단 말이냐.
 
 내가 그들에게 바라는것은 오직하나.
 불순한 모든것을 떨쳐버리고 그 빈곳에 나를 채워넣어,
 그들에게 진정 풍요로움을 주고 싶었다.
 그러나 그들이 원하는 것은,
 그들의 구원도 아니요, 나도 아니었다.
 그들은 그들이 원하는 것을 우상삼아 그대로 살고 싶어했다.
 천년만년 살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가여운 사람들...
 
 그들에게 나를 드러내었다.
 그들은 보았고 들었다.
 그러나 그들은 보고도 못본척, 듣고도 못들을척,
 나를 밀어내었다.
 내가 그들의 것을 빼앗아 갈까 두려웠던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들의 것을 빼앗아갈 생각이 없었다.
 그저 그들에 더 좋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다.
 그들은 나를 배척한다.
 그들은 나를 슬프게 한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이곳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서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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