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이런 이런, 나 좀 봐라>
작성자김종연 쪽지 캡슐 작성일2010-07-01 조회수401 추천수14 반대(0) 신고
 

<이런 이런, 나 좀 봐라>


시내버스에서 운 좋게

맨 앞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말바우 시장에서 아주머니들이

많이 올라왔다.


조금 가다가 옆을 보니

만 26개월 된 내 손자

또래 아이 손을 잡은

할머니가 보퉁이를

내려놓고 손잡이를 잡고 있었다.


내가 자리를 내주어

할머니가 아이를 안고 앉으셨다.

옆에 서 계신 다른 아주머니들이

대신 고맙다는 말을 했다.


나도 늙었는지 학생들이

자리를 양보하곤 한다.

그럴 때마다 겸연쩍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세계가 만약 하나의 집안이라면>-이학영


세계가 하나의 집안이라면

난 하늘 같은 솥을 하나 걸겠어

한쪽 발은 하말라야 봉우리에 걸치고

다른 한쪽 발은 안데스 산줄기에 걸치고

그 커다란 솥단지에

산봉우리처럼 가득 하얀 쌀을 들이붓고

온 세상의 아이들더러

마른 나뭇가지를 주워오라고 해서

따뜻한 불을 지펴 밥을 지으며

옛날이야기를 해주고 싶어

애들아

만약 우리들의 아버지가 하나라면

이 밥을 지어서

누구는 주고 누구는 굶주리게 하겠니?

그 이야기를 들으며

하얀 쌀밥으로 배를 채운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어느덧 쌔근쌔근 잠이 들 테지

하나의 집, 하나의 아버지를 꿈꾸며

내일도 어김없이 주어질

따뜻한 쌀밥을 꿈꾸며

안심하고 깊은 잠에 떨어질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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