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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비와 겸손" - 7.2,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7-02 조회수374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7.2 연중 제13주간 금요일

아모스8,4-6.9-12 마태9,9-13

 

 

 

 

 

 

"자비와 겸손"

 

 

 

매일 미사를 통해 오시는

주님의 말씀과 성체성혈로, 주님의 자비로 살아가는

가난하고 약한 우리들입니다.

 

하루 밥은 굶을 수 있어도 하루 미사는 굶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하느님의 자비에 대해 묵상하면서 떠오른 말씀입니다.

 

‘우리는 죄가 없어서, 잘 살아서 구원을 받는 게 아니라,

  하느님의 자비로 구원을 받는다.’

‘무자비한 사람은 무자비한 심판을 받습니다.

  그러나 자비는 심판을 이깁니다.’

마지막 우리가 바칠 수 있는 기도도

‘주님, 죄인인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자비송 하나일 것입니다.

 

“주님께 감사하라. 그의 자비는 영원하시다.”

 

아침 성무일도 시 초대 송 후렴을 통해 하느님 자비를 노래함으로

하루를 시작한 우리 수도자들입니다.

 

이런 주님의 자비는 비단 사람뿐 아니라 모든 피조물에게 까지 미칩니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루가6,36)

 

자비하신 하느님을 그대로 닮은 분들이

바로 복음의 예수님이자 독서의 예언자 아모스입니다.

 

하느님의 자비를 깊이 체험할수록

주님처럼 우리도 자비롭고 겸손한 사람이 되어갑니다.

진정 하느님 체험의 진위를 가리는 시금석은 자비와 겸손입니다.

 

참 신기한 것이 사람의 눈과 귀입니다.

똑같은 눈, 똑같은 귀라도 다 똑같이 보고 듣는 게 아닙니다.

사람마다 듣는 것이 다 다르고 보는 것이 다 다릅니다.

예언자들의 눈과 귀는 완전히 하느님께 열려있습니다.

그대로 하느님 자비의 눈과 귀가 되어 살았던

예수님이요 예언자들이었습니다.

이들의 시선이 향하는 곳은

불우한 처지의 가난하고 약한 소외된 자들, 죄인들이었습니다.

 

“빈곤한 이를 짓밟고, 이 땅의 가난한 이를 망하게 하는 자들아,

  …힘없는 자를 돈으로 사들이고,

  빈곤한 자를 신 한 켤레 값으로 사들이자 말하는 자들아”

 

없는 이들에 대해 무자비한 불의한 상인들을 질타하는 예언자 아모스는

곧 이어 재앙을 선포합니다.

 

“주 하느님의 말씀이다.

  그날에 나는 한낮에 해가 지게하고, 대낮에 캄캄하게 하리라.

  너희의 축제를 슬픔으로, 모든 노래를 애가로 바꾸리라.”

 

아모스의 의노에 찬 충격적 말씀,

바로 이들의 회개를 촉구하는 하느님 자비의 표현입니다.

탐욕에 눈멀어 영적으로 빈곤한 자들

아무리 축적된 재물이 있어도 참 비참하기 이를 데 없는 내면입니다.

 

“내가 이 땅에 굶주림을 보내리라.

  양식이 없어 굶주린 것이 아니고,

  물이 없어 목마른 것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을 듣지 못하여 굶주린 것이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삽니다.

물질적으로는 풍요할지 몰라도

하느님의 말씀에 굶주린

영혼의 영양실조로 내면이 황폐화된 이들도 참 많을 것입니다.

이 말씀 또한 하느님을 잊은 자들의 회개를 촉구하는

하느님 자비의 표현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을 통해서도

이런 하느님의 자비하심이 잘 들어나고 있습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바로 하느님의 말씀이자 예수님의 말씀으로

하느님의 자비에 정통했던 예수님이심을 깨닫습니다.

하느님 보시기에

자비가 빠진 모든 경신행위들과 봉헌예물은 공허하기 짝이 없습니다.

주님이 바라시는 단 하나는,

마지막 주님의 심판의 잣대는 자비뿐입니다.

소외계층을 상징하는

많은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 자비하신 주님이십니다.

누구하나 차별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존중하시며

한 식구로 받아 주시는 자비하신 주님이십니다.

사람 눈에 차별이지 하느님 눈에는 다 가난하고 약한 불쌍한 인생들입니다.

 

“튼튼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사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자비하신 주님의 눈길이 늘 향하는 곳은

가난한 이들, 약한 이들, 병든 이들, 죄인들의 소외된 이들입니다.

이들을 본래의 제 모습으로 회복시켜

존귀하고 품위 있는 삶을 살게 하시는 주님이십니다.

주님을 닮을수록 자비로운 사람, 겸손한 사람이요,

자비와 더불어 사라지는 두려움과 불안의 어둠입니다.

인자무적(仁者無敵)이란 말도 있듯이

자비와 겸손의 사람 역시 무적의 사람입니다.

자비하는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를 충만케 하시어

자비롭고 겸손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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