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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골룸바의 일기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10-07-03 조회수327 추천수1 반대(0) 신고

제가 처음 성령을 받았을때를 떠올려 봅니다.
하염없이 흘러내리던 눈물,
알수 없는 평화와 감격,
하늘과 땅이 뒤집혔던 그날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막연했던 하늘 어딘가에 계시던 하느님이,
내 눈앞에 살아 숨쉬고 계시는 골룸바만의 하느님으로 다시 태어나주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분 안에서 다시 태어날수 있었습니다.

엄청난 힘앞에 한순간 이몸이 쓰러졌고,
날 사랑하시는 그분의 사랑을 온몸으로 체험했습니다.
머리카락 한올한올 그분의 사랑에 반응했고,
온몸을 감싸시는 그분의 손길을 온전히 느낄수 있었습니다.

비천한 이 입에서 터져나온 첫마디...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이 입에서 왜 그런 고백이 쉼없이 터져나왔는지,
저는 지금도 그 이유를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살아계신 하느님을 만났던 그날,
제가 할수 있던 말은 오직 그분의 존재를 쉼없이 고백하는것 밖에는,
다른 아무말도 감히 내뱉을수 없었다는 것을 기억합니다.

토마스에게 이르셨다.
“네 손가락을 여기 대 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토마스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그러자 예수님께서 토마스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요한 20,24-29)

오늘 복음말씀에 저와 똑같은 고백을 했던 토마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의 고백을 들어본적도 없던 제가 어떻게 그와 같은 고백을 할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아마도 '같은 하느님'을 체험한 '사람' 이었기에 그랬을것 입니다.
살아 숨쉬고 계신 하느님을 온몸과 모든 감각으로 체험할수 있었기에 그랬을것 입니다.

저는 그날의 주님과의 만남을 마음속 깊이 새겨넣었습니다.
하느님의 영으로 다시 태어났던 그날을 말입니다...

그때는 그 한번의 다시 태어남이 영원토록 지속될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날 제가 열었던 문은,
평생을 열어야될 수많은 문들중, 단 하나의 문이었음을 깨달게 되었습니다.

어느날, 주님께서 저를 큰방으로 데려가셨습니다.
그 방안에는 셀수 없이 많은 문이 허공에 떠있었습니다.
마치 흔들바위 처럼 둥둥 떠있는 문들이 그방안 가득 했습니다.
어느 지점인지 모르겠지만,
하나의 문과 문 사이에 예수님과 제가 있었습니다.
예수님과 저 또한 발이 땅에 닿지 않은채로 문과 함께 둥둥 떠 있었는데,
어느순간 주님께서 눈앞의 문을 열어 주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문이 열리자 그 뒤에 또다른 문이 굳게 닫혀 있는것도 보았습니다.

그리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날 살아계신 하느님을 만났던날 저는 분명 커다란 문을 열고 넘어섰을것 입니다.
그러나 그 문이 일생동안 열게될 유일한 문이 아니었고,
저와 주님이 함께 열어야할 수많은 문들중 단 하나의 문이었음을 알게 되었던것 입니다.

토마스도 분명 마찮가지 였을것 입니다.
주님을 눈으로 보고 체험했던 그날, 그가 드렸던 고백은,
그분의 길을 걸어가는데에 있어서,
끝이 아닌 시작이었음을 말입니다.

저는 매순간 다시 태어남을 느낍니다.
매일 아침 태양이 떠오르듯, 매년 봄에 새싹이 돋아나듯...
무언가의 새로운 시작을 주님손으로 계속해서 시켜주고 계심을 매순간 느낍니다.

우리는 한곳에 머물러 있어서는 않되는 사람들 입니다.
늘 깨어있으라는 주님의 분부를 따르기 위해서는,
제자리에 머물러서도 안되며, 뒤로 돌아서서도 않됩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태우고 달리시는 마차의 바퀴는,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돌아가야만 합니다.
그분께 모든것을 맡기고 의탁할때에,
그 바퀴가 힘을 얻어 더욱 힘차게 돌아가게될것 입니다.

어제 반모임에 다녀 왔습니다.
그곳에 모인 많은분들이,
저마다 '구원' 이라는 주제를 놓고,
각자의 생각과 의견을 아낌없이 내어 놓으셨습니다.

어떤분은 개신교의 구원을 예로드시며,
천주교인들에게는 그러한 믿음이 없음을 안타까워 하셨고,
어떤분은 설마 지옥이라는 곳이 있겠느냐 아마도 없을 것이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그토록 사랑한다 하시면서,
왜 구지 지옥이란곳을 만들어 놓고 그리로 사람들을 보내시겠느냐 하셨습니다.

그분들의 말씀을 재미나게 듣고 있는 제게 주님께서 속삭이셨습니다.

"나의 딸아, 어렵게 생각하지 말거라.
 아버지의 나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오직 한가지의 조건만 있으면 된단다.
 그것은 '사랑' 이다.
 아버지께서는 너희 한사람 한사람과 오직 '사랑' 하기를 바라고 계신단다."

저는 알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각자가 행해온 많은 선행과, 나름의 믿음 그리고 신앙심으로,
구원을 받을수 있다, 없다 혹은 '아직도 잘모르겠다', 라고들 하지만,
구원은 그렇게 복잡한것이 아니라는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사람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면 함께 살수가 없습니다.
그 사랑은 반드시 양방향 이어야만 합니다.
평생을 짝사랑으로 함께살수 없기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집에서, 그분과 함께 사는것 또한 마찮가지 입니다.
하느님만 나를 사랑하셔서도 않됩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하시듯, 나 또한 그분을 사랑해야 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 관계 말이지요.
그 완전한 사랑을 이룰수 있는 사람만,
그분과 함께 영원히 함께 살수 있게되는것 입니다.

그 사랑을 나눌수 없는 사람은,
자연히 하느님의 집 밖에서 맴돌게 될것이고,
빛이 있고 어둠이 있으니,
하느님의 집밖은 자연히 어둠이 될수 밖에 없을것 입니다.
그 어둠을 사람들은 '지옥'이라 부르니,
그분과 서로 사랑할수 없는 이들이 머무는곳이 바로 그곳이 될것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생명' 이십니다.
생명앞에 여유부릴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또한 자신의 생명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도 없을것 입니다.
그렇다면, 그분께서 나의 생명 이시라는 것을 깨닫는것이,
가장 첫번째 관문이 될것 입니다.

그 깨달음은 세상에서는 결코 찾을수 없을것입니다.
'하느님의 영' 이 우리를 일깨워 주셔야만 가능합니다.
오늘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이라 고백했던 토마스 처럼,
항상 적극적이고 열정적으로 답을 찾아야만 합니다.
바퀴가 돌아야 마차가 움직이듯,
우리는 끝없이 바퀴를 돌리며 하느님을 갈망하고 구하며 찾아야 할것입니다.

그토록 의심많고 빈정대던 토마스도,
주님앞에 납작 엎드려 하느님으로 고백합니다.
자신의 생명이신 하느님을 만났던 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토마스는 제자들중 의심도 참 많았고,
말도 참 듣지 않았던 제자였습니다.
자신만의 개성이 강해서 일치를 이루기 힘들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주님께서 그의 앞에 나타나시어,
그에게 딱 맞는 맞춤서비스를 해주심은,
끝없이 마차의 바퀴를 돌리며 답을 찾기위해 앞으로 전진하는,
주님께 대한 그만의 사랑에 대한 댓가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하느님은 당신과 사랑을 주고 받는 이들에게 반드시 응답 하십니다.
하느님의 연인이 되어 진정한 사랑을 주고 받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것입니다.
하느님께 사랑과 은총을 구하기에 앞서,
그분께 나는 과연 어떤 사랑을 드리고 있는 그분의 연인인가,
생각해 보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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