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0-07-04 조회수696 추천수15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7월 4일 연중 제14주일
 

 
 
Go on your way;
behold, I am sending you like lambs among wolves.
Carry no money bag, no sack, no sandals;
and greet no one along the way.
(Lk.10.3-4)
 
 
제1독서 이사야 66,10-14ㄷ
제2독서 갈라티아 6,14-18
복음 루카 10,1-12.17-20
 
어렸을 때 좋아했던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크레용이었습니다. 다양한 색깔의 크레용만 있으면 그렇게 행복했지요. 이 색도 칠하고, 저 색도 칠하면서 신나게 놀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초등학교 때 담임선생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원색을 좋아하는 사람은 머리가 나쁘다. 머리 좋은 사람은 주로 검정색만 쓴다. 따라서 공부 잘하고 싶은 사람은 원색보다는 검은색을 주로 사용하도록 해라.”

저도 공부 잘하고 싶었지요. 그래서 다양한 색깔보다는 검정색 펜만을 사용했습니다. 사실 이렇게 검정색만을 쓰니까 좋은 점도 있습니다. 눈도 덜 피곤한 것 같고, 오랫동안 집중을 할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지금도 여러 가지 다양한 색깔들을 쓰기보다는 한 가지 색깔만 사용하게 됩니다. 이런 제 모습을 보면서 문득 이 세상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사실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흑백논리를 가지고 살아가면 참 편합니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도 없고, 의견 충돌로 싸울 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다양한 색깔들이 모여 있는 복잡한 세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우리 각자 각자를 똑같은 붕어빵으로 만들지 않고, 독특한 개성을 가진 서로 다른 모습으로 창조하신 것입니다.

‘민들레를 없애려 하기 보다는 민들레를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결국 이 세상 안에 있는 다양한 색깔들이 싫다고 부정하고 피하기보다는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이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의 뜻이며, 결국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모든 고을과 고장으로 파견하십니다. 그런데 파견함에 있어 아무 것도 마련해주시지 않습니다. 그토록 사랑하는 제자들인데 어쩌면 아무 것도 없이 그냥 파견하실까요?

바로 세상의 다양한 색깔들을 인정하면서, 주님의 기쁜 소식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생각해보세요. 무엇인가가 있으면 그 무엇이 나의 고정된 기준이 되어 잘못된 판단을 가져올 수 있겠지만, 아무것도 없으면 보다 더 자유로운 생각과 이해를 할 수가 있는 조건이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유로움에서 진정한 평화를, 가슴이 뜨거워지는 사랑을 전달할 수 있는 것이지요.

전에 갑곶성지에서 생활할 때 있었던 일입니다. 식사 때가 되어 된장국을 끓이려고 하는데 냄비가 없는 것입니다. 워낙 게으른 저이기에 설거지를 하지 않아 싱크대에 쌓여 있는 빈 그릇들 사이에 냄비가 끼워 있었거든요. 그래도 빨리 준비하려는 마음에 물로 대충 닦아낸 뒤에 된장국을 끓였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원하는 된장국의 맛이 아니라, 진한 카레 맛이 더 강한 것입니다. 카레가 눌어붙은 냄비를 깨끗이 닦지 않았기 때문에 맛있는 된장국을 끓일 수 없었던 것이지요.

맛있는 된장국을 먹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냄비가 깨끗해야 하는 것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깨끗하게 설거지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내 안에 있는 부정적 사고방식이나 잘못된 고정관념을 털어 버려서 원하는 것들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2,000년 전, 아무것도 마련해주지 않으신 예수님께서는 지금 우리들에게도 아무것도 마련해주지 않으십니다. 즉, 빈 마음과 깨끗한 마음으로 나의 이웃들에게 다가서길 바라십니다. 이 예수님의 뜻을 기억하면서 평화와 사랑을 전하는 신앙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눈과 귀로만 들어가는 가르침은 꿈속에서 먹은 식사와 같다(중국 격언).




1,2를 생각하라(‘좋은생각’ 중에서)
 
한 제자가 스승에게 삶의 지침으로 삼을 만한 글을 써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스승은 “늘 1, 2를 생각하라.”라고 쓴 뒤 이렇게 말했다.

“인생이 10이라 한다면 마음과 같지 않은 일이 8, 9라고 했네.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이 절대다수를 차지하지. 어쩌면 살아 있는 것 자체가 고통이야. 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8, 9를 빼면 적어도 1, 2는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는 일, 행복한 일, 위안이 되는 일 아니겠나. 행복한 인생을 살고 싶다면 1, 2의 좋은 일들을 늘 생각해야 하네. 그러면 사소한 일도 소중하게 여기고, 뜻대로 안 되는 일 때문에 좌절하지도 않을 걸세.”

스승은 말을 이었다.

“우리가 아는 위인들은 모두 어려움을 겪었지. 중요한 것은 그들이 어려움을 당했을 때 지닌 낙관적인 태도와 용기, 그리고 인내라네. 인생이 마음대로 될 것인가는 생각에 의해 결정되네.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8, 9가 아니라 1, 2라는 사실을 잊지 말게나.”
 
 
 
 
 
Phil Coulter -.Any Dream Will Do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