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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 자랑" - 7.4,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7-05 조회수377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7.4 연중 제14주일

이사66,10-14ㄷ 갈라6,14-18 루카10,1-12.17-20

 

 

 

 

 

 

"하느님 자랑"

 

 

 

늘 하느님 생각하며 살라고

눈 들면 어디나 하늘이며 초록빛 가득한 온 누리입니다.

늘 하늘 향한 나무들처럼

늘 하느님 향해 살 때 하느님을 닮아

초록빛 믿음, 초록빛 희망, 초록빛 사랑 가득한 영혼입니다.

 

“주님께 감사하라, 그 좋으신 분을, 영원도 하시어라. 그 사랑이여”

 

“그 하신 일 놀라워라 주님을 찬미하라.

  그지없이 크오셔라 주님을 찬미하라.”

 

하느님 찬미로, 하느님 자랑으로 주일을 시작한 우리 수도자들입니다.

하느님 찬미하는,

하느님 자랑하는 기쁨으로, 맛으로 살아가는 우리 수도자들입니다.

사실 모든 성인들 역시

평생 하느님 자랑에, 그리스도 자랑에 몸 바친 분들입니다.

 

자랑하기로 하면 끝없는 게 하느님 자랑, 그리스도 자랑, 미사 자랑입니다.

 하여 매일 평생 끊임없이 미사와 성무일도의 공동전례기도를 통해

하느님을 자랑하는 우리수도자들입니다.

명시적으로 그리스도교인은 아니었지만

인도의 성자라 불리는 간디옹이 총탄에 맞아 눈 감으면서

마지막 드린 임종기도를 잊지 못합니다.

 

“오, 하느님(Oh! God)”

 

우리 믿는 이들이 마지막으로 부를 단 하나의 이름은 ‘하느님’뿐입니다.

우리 수도자들 역시 성무일도 때 마다 하느님 이름을 부르며 시작합니다.

 

“하느님! 저를 구하소서. 어서 오사 저를 도우소서.”

 

 

 

하느님을 찾으십시오.

 

 

하느님을 찾아야 하느님을 만납니다.

하느님은 우리 정체성의 뿌리입니다.

하느님을 알아야 참 나를 알 수 있습니다.

하느님을 잊으면 나를 잊어 환상 속에 공허한 삶입니다.

하느님 모르고 산 삶, 아무리 오래 살아도 다 헛된 삶입니다.

하느님으로 시작해서 하느님으로 끝나는 우리 인생여정입니다.

막연한 하느님과의 만남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통한 하느님과의 만남입니다.

오늘 복음이 주님으로부터 시작해서 주님으로 끝나는 인생여정을 상징합니다.

우리 수도승의 하루 여정 역시

하느님으로부터 시작하여 하느님으로, 기도로 시작하여 기도로 끝납니다.

 

‘주님께서는 다른 제자 일흔두 명을 지명하시어,

  몸소 가시려는 모든 고을과 고장으로

  당신에 앞서 둘씩 보내시며 말씀하셨다.’

 

주님으로부터 파견 받아 그 삶을 시작하는 제자들처럼

우리 역시 매일 주님으로부터

내 삶의 자리로 파견 받아 하루를 살아갑니다.

그 사명을 다 수행한 제자들은 주님께 돌아와 그 전과(戰果)를 보고합니다.

사실 제자들이나 우리의 삶은 그대로 전쟁입니다.

다음 예수님이 제자들을 파견하실 때에도 이 점이 분명히 암시되고 있습니다.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이리떼와 양들이 공존하는 세상,

보이지 않는 선과 악의 영적전쟁은 계속 될 수뿐이 없습니다.

성공적으로 영적전쟁을 수행한 제자들은

주님께 돌아와 기쁨에 넘쳐 보고합니다.

 

“주님, 주님의 이름 때문에 마귀들까지 저희에게 복종합니다.”

 

매일이 영적전쟁이요 죽어야 끝나는 영적전쟁입니다.

하느님을 찾으십시오.

매일 주님으로부터 시작하여 하루의 영적전쟁을 치르고

하루의 끝에는 주님께 돌아와 전과를 보고 하십시오.

 

 

 

자기를 비우십시오.

 

자기 버림과 자기 비움, 순전히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사실 늘 주님을 만나고 주님을 향할 때 저절로 비우고 버리기 마련입니다.

소유의 짐이 가벼워야 영적전투에 항구할 수 있습니다.

소유의 짐이 많다 보면 주님을, 자유를 잃습니다.

소유의 짐에 눌려, 소유물의 집착 때문에

영적전쟁을 온전히 수행할 수 없습니다.

제자들을 향한 주님의 단호한 명령입니다.

 

“돈 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참으로 간편한 몸차림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를, 하느님을 전하는 기쁨이

이런 무집착, 무소유의 삶을 가능하게 합니다.

진정한 기쁨은 채우는 데 있지 않고 버리는 데 있습니다.

비단 밖의 불필요한 소유물뿐 아니라

우리 안에 비워야 할 것은 얼마나 많은지요.

탐욕, 무지, 교만, 허영, 질투, 미움, 분노,

우울, 불만, 불평, 원망, 절망,…끝이 없습니다.

빛이 사라지면 어둠이 스며들듯이

빛이신 하느님을 등져 잊어버릴 때 스며드는 이런 부정적 어둔 마음들입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버리고 비워 겸손하고 깨끗해진 마음자리에 뚜렷이 들어나는 하느님이요,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하여 하느님 자랑이, 그리스도 자랑이 온통 그를 사로잡습니다.

바로 사도 바오로가 이 경지를 고백합니다.

 

“나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어떠한 것도 자랑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말미암아,

  내 쪽에서 보면 세상이 십자가에 못 박혔고,

  세상 쪽에서 보면 내가 십자가에 못 박혔습니다.

  사실 할례를 받았느냐. 받지 않았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새 창조만이 중요할 따름입니다.”

 

사실 하느님 아닌,

그리스도의 십자가 아닌 무엇을 자랑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말미암아 나도 죽고 세상도 죽었으니

이제 투명하게 들어나는 하느님의 나라요

매일 새 하늘, 새 땅, 새 사람을 살게 된 우리들입니다.

 

 

 

하느님으로 채우십시오.

 

비우고 버린 그 자리 하느님으로 가득 채우십시오.

주님 친히 당신을 위해 비우고 버린 우리를

당신 은총으로 가득 채워 주십니다.

 

구체적으로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인 평화, 기쁨, 위로입니다.

진정 이런 평화와 기쁨, 위로로 충만한 이들이

부자들이요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보라, 내가 예루살렘에 평화를 강물처럼 끌어들이리라.”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

 

자기를 비운 무소유의 그 자리에 가득 한 주님의 평화입니다.

이런 평화를 지닌 사람들이 정말 부자입니다.

이런 평화의 선물보다 더 좋은 선물도 없습니다.

이런 주님의 평화를 찾아

끊임없이 하느님의 집인 수도원을 찾는 사람들입니다.

 

“영들이 너희에게 복종하는 것을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세례성사를 통해 이미 하늘에 기록된 우리들의 이름이요,

바로 이 사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원한 참 기쁨의 원천입니다.

얼마 있다 사라질 세상의 덧없는 기쁨이 아니라

하늘에서 오는 영원한 기쁨입니다.

하여 주님은 박해를 받을 때에도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니 기뻐하라고,

또 보물을 땅에 쌓아두지 말고 하늘에 쌓아두라고 말씀하십니다.

 

무엇보다 위로의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빈 마음을 평화와 기쁨에 이어 위로로 가득 채워주십니다.

 

“너희가 그 위로의 품에서 젖을 빨아 배부르리라.

  너희가 그 영광스러운 가슴에서 젖을 먹어 흡족해 지리라.”

 

“어머니가 제 자식을 위로하듯, 내가 너희를 위로하리라,

  네가 예루살렘에서 위로를 받으리라.

  이를 보고 너희 마음은 기뻐하고,

  너희 뼈마디들은 새 풀처럼 싱싱해 지리라.”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실현되고 있습니다.

주님은 새 예루살렘 미사를 통해 우리를 위로하시고

기쁨으로 충만케 하시어 새 풀처럼 싱싱하게 하십니다.

위로의 품 미사에서 성체성혈의 젖을 먹어 흡족해지는 우리들입니다.

 

 

 

하느님을 찾으십시오. 자기를 비우십시오. 하느님으로 채우십시오.

 

주님을 찾아 만날 때 저절로 버리고 비워지는 우리들이요

그 빈자리에 주님은 당신의 평화와 기쁨, 위로로 가득 채워주시니

바로 이게 내적 힘의 원천입니다.

예언자 아모스의 말씀대로

오늘날 사람들은 양식이 없어 굶주리는 것이 아니고,

물이 없어 목마른 것이 아니라,

하늘을 잊어버려,

주님을 만나지 못해,

주님의 말씀을 듣지 못하여,

주님을 모시지 못하여 굶주리는 것입니다.

주님은 참 고맙게도 우리 모두를 생명의 미사 잔치에 초대해 주셔서

당신 위로의 품에서 말씀과 성체성혈의 젖으로 우리를 배불리시고

당신의 평화와 기쁨과 위로로 우리 가난한 마음을 가득 채워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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