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골룸바의 일기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10-07-06 조회수384 추천수4 반대(0) 신고

어제 '숨은 박해의 시대' 를 살고있는 우리들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금은 박해의 시대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느긋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에,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마태오 9,32-38)

라고, 오늘 주님께서 말씀하고 계시는것 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에 가만히 귀를 기울여 보면,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하나도 없구나!' 가 아니라, 일꾼이 '적다!' 입니다.
그나마 참 다행이지요...
일은 많은데, 일꾼이 적다라는 것은,
어떻게든 수확을 마무리 지을수는 있겠으나,
제때에 맞춰 마무리 지을수가 없다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의 성질머리는 모두가 비슷비슷해서,
특히 우리 한국사람들... 뭐든 빨리 빨리 하기를 바랍니다.
수확된 곡식을 제때에 나누어 먹어야 하는데,
일꾼이 모자라 수확이 늦어지기라도 하면,
빨리빨리 일 하지 않아 이렇게 나에게 피해가 온다며,
아우성 칠것이 뻔합니다.
바로 그 아우성을 치는 사람들이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참 염치가 없는것인지,
내가 직접 팔걷어 붙이고 나가서 일손을 도우려 하지는 않고,
일터에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빨리 하라고 아우성이니 참 이상합니다.
아무리 참을성 많은 뛰어난 인품과 인격을 갖춘 사람이라 할지라도,
내가 직접 나가 일하지 않는한,
배고픔에 기다리다 기다리다, 언제든 뛰쳐나와 한소리 하게될 것이 분명합니다.
그게 바로 우리들 입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나부터 뛰쳐나가 일손을 거들어야 하는것 입니다.

다시 어제 '숨은 박해의 시대' 이야기로 돌아 갑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쉽게 말해 '세상에 배교한 사람들' 로 가득한 세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는 박해가 없다 하여서,
허울좋은 '그리스도인' 이란 이름으로 뻔뻔히 살아가고 있는것 입니다.

누구도 먼저 손들고 일어나 하느님의 이름을 불러드리려 하지 않습니다.
간혹 그런 사람들이 보이기라도 하면,
품위 떨어진다 이상한 사람이다 수군거리기 바쁩니다.
세상에서의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삶이 지금 그러합니다.

하다 못해 친한 친구들 모임에서도,
하느님 이야기 잘못 꺼냈다가는 분위기 망친다며 눈총받기 쉽습니다.
성당 사람들과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어도,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사랑' 에 대한 이야기를 실컷 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실, 저는 성당 사람들 만나면 원없이 하느님 이야기 할수 있을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고 나서부터는,
마음이 너무나 공허한 때가 참 많이 있습니다.

하느님에 대해 잘 알고 있으신 분들이 오히려 더 냉랭하신것 같았습니다.
'쟤 누구집 딸이잖아.'
'쟤 우리애랑 같은 학교 다녔잖아.'
'쟤 성당 열심히 다녔던가?' .......

이런 세상적인 잣대가 한 신앙인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 하였는데, 그게 현실이 되었을때는,
마치 숨통이 조여오는듯한 갑갑함을 느꼈던 것이 사실 입니다.

제가 바랬던 것은 오직 하나!
세상 사람들 보다 성당 사람들 만나 이야기 나누면,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하느님 이야기 원없이 실컷 할수 있겠지... 싶어,
부모님 또래 어른들 틈에 끼었는데, 제 자리가 그리 편안하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이 숨은 박해의 시대를 살면서 우리가 어디서 하느님의 이야기를 맘편히 하겠나요.
누가 쫒아와 잡아 가지만 않았지, 이건 박해가 심해도 심해도 너무 심합니다.
남편 친구들을 만나 하느님 이야기를 꺼낼수도 없고,
아이 친구 엄마들 만나 하느님 이야기 할수도 없는 세상입니다.
믿지 않는 사람 붙잡고 '믿으세요!' 하면,
'예수쟁이!' 소리 감수해야 하고,
믿는 사람들 끼리 조차도 하느님 얘기 봇물터지듯 나오면,
'광신도!' 소리 감수해야만 하는 세상 입니다.

이 모든 구박과 박해 앞에 굽히기 싫어서 저는 오늘도 이렇게 묵상글로 한을 풉니다 ^^
그리고 주님께 봉헌을 드리고 나면, 오늘은 두다리 뻗고 잠을 잘수 있겠구나...
그제서야 안락함과 평온함이 밀려 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오직 하나!
하느님의 밭에서 일을 하고 싶어서 입니다.
제가 가진 기술 아무것도 없어도,
일 하시는 분들께 시원한 물이라도 쉼없이 계속 길어 나르고 싶어서 말입니다.
하느님 밭의 수확을 위해서 가장 작은 일 하나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주님께서는 자꾸 일거리는 많은데 일꾼이 적다 하시고,
이렇게 알짱알짱 작은 손이라도 보태어 드리다 보면,
저도 언젠가 곁눈질로 기술 익혀 낫질이라도 할수 있을날이 오겠지요.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날이 오면 제대로 이 두손 크게 보탬이 되어,
주님일 많이 도와 드릴수 있게 되리라는 '희망과 꿈' 을 품고 말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세상에 배교한 사람들' 로 가득합니다.
하느님 앞에 무릎을 꿇어야할 사람들이,
정작 하느님 앞에서는 두팔, 두다리, 목을 빳빳이 세우고,
이 세상 앞에서 무릎을 꿇습니다.
세상이 저들에게 무엇을 가져다 줄수 있을까요.

주님께서는 아름다운 세상을 제게 보여주시며 늘 속삭이십니다.
"딸아! 이 모든것이 다 너의 것이다.
 널 위해 만들었고, 너에게 다 주고 싶으니, 받아다오."
그럼 저는 "감사히 받겠습니다!" 하고 기쁨의 대답으로 감사의 표시를 합니다.

세상의 주인이신 하느님께서 우리 한사람 한사람을 위해,
이 세상을 만드셨습니다.
정작 주인은 하느님 이시라는 뜻입니다.
주인을 배척하고 무슨일이 잘되겠습니까!
주인이 없는 집에서 무슨일을 한들 재미있겠습니까!
주인 허락없이 무엇인들 내것이 될수 있겠습니까!

먼저 하느님을 구하십시요!
세상과 하느님을 양손에 쥐고도 잘 살아갈수 있으리라 믿고싶은 우리들이지만,
과감히 세상을 버리고 하느님을 더욱 강하게 웅켜쥐어야만 합니다.
시작을 반드시 하느님 한분과 함께 해야만 한다는것 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한사람 한사람과 1:1로 시작하기를 바라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 사이에 어떠한 불순물도 끼지 않기를 바라고 계십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시작을 하게될때,
비로소 우리는 그분의 세상까지 덤으로 얻게 되는것 입니다.

결국 세상도 얻게될 것이라는 말입니다.
세상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마땅히 세상을 먼저 알아야 하고,
이 모든것을 이미 알고 계시는 하느님께서,
그분의 세상을 우리에게 덤으로 주실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러니 두려워 말고, 용기있게 하느님을 먼저 구하는 우리들이 되어야만 하겠습니다.

하느님과 나!
온 우주에 우리둘만 바라보고 있어야 모든것이 시작될수 있을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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