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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7월11일 야곱의 우물- 루카10,25-37 /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7-11 조회수376 추천수2 반대(0) 신고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그때에 25어떤 율법 교사가 일어서서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말하였다. “스승님,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습니까 ?” 26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율법에 무엇이라고 쓰여 있느냐 ? 너는 어떻게 읽었느냐 ?” 27그가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힘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하였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28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옳게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여라. 그러면 네가 살 것이다.” 29그 율법 교사는 자기가 정당함을 드러내고 싶어서 예수님께, “그러면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 하고 물었다.
 
30예수님께서 응답하셨다.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예리코로 내려가다가 강도들을 만났다. 강도들은 그의 옷을 벗기고 그를 때려 초주검으로 만들어 놓고 가버렸다. 31마침 어떤 사제가 그 길로 내려가다가 그를 보고서는, 길 반대쪽으로 지나가 버렸다. 32레위인도 마찬가지로 그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서는, 길 반대쪽으로 지나가 버렸다. 33그런데 여행을 하던 어떤 사마리아인은 그가 있는 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서는,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 34그래서 그에게 다가가 상처에 기름과 포도주를 붓고 싸맨 다음, 자기 노새에 태워 여관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주었다.
 
35이튿날 그는 두 데나리온을 꺼내 여관 주인에게 주면서, ‘저 사람을 돌보아 주십시오. 비용이 더 들면 제가 돌아올 때에 갚아드리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36너는 이 세 사람 가운데에서 누가 강도를 만난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하느냐 ?” 37율법 교사가 “그에게 자비를 베푼 사람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시작 기도
하느님, 아빠, 아버지, 성령의 이끄심으로 우리 삶이 당신 자비를 넘쳐흐르게 하는 당신의 도구가 되게 하소서.

독서
오늘 복음은 율법 교사와 예수님의 대화를 다룹니다. 율법 교사는 예수님께 두 가지를 질문합니다. 첫째, 율법 교사의 ‘영원한 생명’(25 – 28절)에 대한 질문은 단지 죽지 않고 영원히 살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수명 연장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하느님과 깊은 친교를 체험하며 살 수 있는지를 묻고 있습니다. 율법 교사의 질문은 율법을 지키고, 하느님에 대한 모든 지식을 섭렵했다고 자신하면서도 정작 하느님을 마음 깊은 곳에서 체험하지 못하는 사람이 지닌 내적 불안을 보여줍니다.

둘째, 율법 교사는 누가 ‘나의 이웃’ 인지 묻습니다.(29 – 37절) 예수님은 이 질문에 대해 ‘이웃이 되어준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강도를 만나 초주검이 된 사람을 보살펴 주는 사마리아 사람의 예를 들어 보여주십니다. 사마리아 사람은 길에 버려진 사람을 보고 ‘가엾은 마음’ 을 느낍니다. 그리스어 splagcni,zomai라는 동사는 신약성경에서 나병 환자와 가난한 사람들을 보고 깊이 연민을 느끼는 예수님의 마음을 표현할 때 사용되기도 하는데 (루카 7, 13; 15, 20), 이제 예수님의 깊은 연민이 길가에서 죽어가던 사람을 ‘끝까지’ 돌보아 주는 이방인 사마리아 사람에게 적용됩니다. 아마도 예루살렘에서 예리코로 내려가던 이 사마리아인은 예루살렘을 향한 여정 중에 있는 예수님 자신을 상징하는 인물일 것입니다.
사마리아인이 느끼는 ‘가엾은 마음’ 은 다른 사람을 향해 전적으로 열린 마음과 자신의 시간과 능력, 나아가 삶 전체를 내주는 자세를 가리킵니다. 그의 행동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보고도 반대쪽으로 가버리는 사제나 레위인과는 극적으로 대조됩니다. ‘가엾은 마음’ 에서 비롯된 사마리아인의 행위는 단 한 번 관심을 보여주고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마치 예수님이 그랬던 것처럼 그 사람이 완전히 혼자서 자기 길을 갈 때까지 계속되는 도움의 행위로 이어집니다. (34 – 35절)이것은 율법 교사의 입에서 스스로 표현한 ‘자비’ 라는 말로 요약됩니다. (37절) ‘자비’ 는 지상에서 살아가는 인간이 ‘영원한 생명’ 을 상속받고 하느님과 친교를 이루는 데 가장 중요한 자질입니다.

당시 유다 문화에서 사마리아인이 율법 스승의 모범으로 소개되는 것은 역설적입니다. 자신의 이웃이 누구인지 모르는 율법 교사와 달리, 사마리아 사람은 즉시 그를 알아보고, 그에게 자비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는 예수님의 초대는 이 이름 없는 사마리아 사람이 단지 유다인만이 아니라 예루살렘을 향한 여정을 계속 중인 예수님을 따라가는 모든 제자의 모범으로 소개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너도 사마리아 사람처럼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는 예수님의 말씀은 예수님이 다락방에서 제자들에게 고별 설교를 하시면서, 제자들에게 주신 새로운 계명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를 떠올리게 합니다. (요한 13, 34)

이웃에게 자비를 실천하는 일은 하느님이 인간에게 기대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자비로운 행위 안에서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넘치는 자비가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하느님이 자비로운 분이라는 것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그리스도의 자비를 실천하면서 지상에서 이미 영원한 삶을 살기 시작했습니다. 죄와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이웃에게 ‘자비’ 를 베푸는 삶은 이미 그가 질적으로 다른 삶, ‘그리스도 안의 삶’, 지상에서 영원한 생명을 상속받았다는 표지입니다.

성찰
누군가한테서 자비로운 행위를 받는 것은 늘 은총의 체험이기에, 자비로움의 원천이신 하느님, 당신께 감사드립니다. 길에 쓰러졌을 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시간과 능력과 사랑, 모든 것을 내준 사람들 때문에 다시 일어나 걸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 안에서 제 가난한 인생에 넘치는 하느님, 당신 자비와 아름다움, 사랑을 체험했습니다. 제가 받은 당신 자비 체험이 다른 사람들한테 끊임없이 흘러들어 지상에서 이미 천국에서 누릴 영원한 삶을 맛보게 해주십시오.

기도
주님의 가르침은 완전하여 생기를 돋게 하고 주님의 법은 참되어 어수룩한 이를 슬기롭게 하네. (시편 19, 8)
임숙희(로마 그레고리안대학교 성서영성 신학박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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