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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칼을 주러 왔다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7-11 조회수856 추천수16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연중 15주간 월요일 - 칼을 주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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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부터 지니고 살았던 인생의 모토는 ‘행복’이었습니다. 행복하기 위해 예쁜 여자와 결혼도 하고, 돈도 많이 벌고, 건강해야 하는 등의 조건들과 함께 생각했던 것이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었습니다.

중학교 때 담임선생님을 심하게 미워하면서 느낀 것은 누가 미워지면 그것만큼 괴로운 것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모든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이 두려움만 키우고 있었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유학 생활하다가 치료차 한국에 들어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치료도 하고 쉬기도 하기위해 들어온 것이지만 병원 다니고 인사 다니는 게 바빠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지냈습니다. 속으로는 '이러다가는 병 얻어가겠다.'라는 생각까지 들 때도 있었습니다. 인사를 드리는 것은 세 달로도 모자랐고 다시 로마로 돌아와 보니 인사를 못 드리고 와서 섭섭해 할 사람들이 많이도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분들에게 인사를 드리려하는 이유는 들어왔으면서도 인사를 드리지 않으면 그 분들이 저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을 지니지 않을까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들어왔으니 반가운 마음으로 마땅히 그 분들을 찾아뵙는 것이 아니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욕먹지 않기 위해 해야만 하는 의무로 생각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인사드려야한다는 부담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이 모든 것은 그 어렸을 때 가졌던 행복을 위한 선입관 때문이었습니다. 사람들과 관계가 안 좋으면 내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적을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나를 이유 없이 미워하는 사람을 만나면 더 힘들고 그 사람이 나를 미워하지 않도록 몇 배의 노력을 하였습니다.

결국엔 내가 아무리 잘 해도 나를 미워할 사람은 미워하고 아무리 못해도 좋아할 사람은 좋아해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람을 두려워하며 산다는 것이 나의 약함의 표현이었던 것입니다. 하느님께 사랑받는 사람은 누구의 미움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선 예수님께서는 평화를 주러 오신 것이 아니라 분열을 일으키러 오셨고 서로 갈라지도록 칼을 주러 오셨다고 하십니다. 가족끼리 서로 갈라져 원수가 되도록 하기 위해 오셨다는 말입니다.

이 말씀은 만약 그리스도의 뜻을 따르는 것에 저해된다면 가족이라도 가차 없이 칼로 쳐서 원수로 만드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그리스도의 뜻보다 다른 사람의 뜻을 더 따르게 되어 그분과의 사이가 멀어진다면 그분과의 사이를 다시 좁히기 위해 가족이라도 원수를 만들어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아버지나 어머니를 당신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당신의 사람이 될 자격이 없다고 하시는 것입니다.

이는 성소의 길을 택하신 분들은 너무도 잘 이해하실 것입니다. 성소자들 중 가족 중에 단 한명의 반대자도 없이 그 길을 들어가는 경우는 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도 아버지께서 크게 반대하셨습니다. 제가 신학교에 들어가겠다는 말씀을 듣고는 밤에 잠도 주무시지 않으셨습니다.

또 제가 아는 한 신부님은 사대 독자로서 늦게나마 사제가 되기로 결심했고, 신학교 다니는 내내 아버지는 아들을 보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대를 잇지 못하게 되어 조상을 뵐 면목이 없게 된 것이고 그래서 아들과 원수가 된 것입니다.

또 제가 아는 한 수녀님은 수녀님이 되신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가족들은 아직도 단 한 명도 성당에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아무도 믿음이 없고 성당을 안 다니는데 딸이 갑자기 수녀가 되겠다고 하니 그 반대가 얼마나 거세었을까 상상이 갑니다.

이렇게 주님의 뜻 위에 서려고 하는 것이 무엇이든 칼로 쳐 내야 하는 것이 우리 신앙입니다. 그러나 가족으로부터 미움을 받는다는 것은 다른 어느 것보다 더 큰 고통입니다. 그렇더라도 주님은 우리 손에 칼을 쥐어 주시며 당신의 뜻보다 더 사랑하게 될 것들을 쳐 내라고 주문하고 계신 것입니다.

 

신앙 안에서는 순서가 너무 명확합니다.

우리 손에 들려있는 원수를 만들게도 할 수 있는 그 칼, 결코 주님이 두 번째가 되시기를 원치 않기 때문에 우리에게 주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칼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커다란 용기가 필요할 것입니다. 하느님과의 일치를 위해서 사람과의 분열을 두려워하지 맙시다.

 
 
 
 
< 너 나를 사랑하느냐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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