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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0-07-12 조회수991 추천수16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7월 12일 연중 제15주간 월요일
 
 
 
 Wash yourselves clean!
Put away your misdeeds from before my eyes;
(Is.1.16)
 
 
제1독서 이사야 1,10-17
복음 마태오 10,34--11,1
 
몇 년 전, 우연히 외제차를 한 번 몰아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워낙 유명한 차였고, 아주 비싼 차였지요. 실제로 운전을 해보니 명성은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차는 아주 훌륭했습니다.

하지만 차를 끌고 도로를 주행하면서 약간의 두려움이 생기는 것입니다. 혹시 앞차가 급정거를 하는 것은 아닐까, 혹시 어디선가 돌멩이가 날아와서 차에 흠집을 내지는 않을까, 혹시 신호를 기다리는 이 차를 보지 못하고 뒤에 부딪히는 것은 아닐까 등등의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습니다.

사실 제가 차에 대해 거의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에, 제 차에 상처를 냈던 많은 운전수에게 단 한 번도 보상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 차의 지금 상태는 흠집투성이로 엉망진창이지요. 그러다보니 아주 편안하게 운전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외제차를 타고 운전할 때에는 영 불안합니다. 워낙 비싼 차인 동시에 내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좋은 차면 무엇 합니까? 내가 운전하는데 불편한 마음을 없앨 수가 없다면, 내게 있어서 더 이상 차가 아닌 것이지요. 차는 차로서 기능을 할 때 가장 ‘차’다운 것이지요. 그런데 지금 제가 운전하는 차와 달리 맘 편하게 운전할 수 없고 걱정만 할 수밖에 없다면 나와 어울리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은 차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내가 어떤 것을 소유함으로 인해 편안함을 얻을 수 없다면 나와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과감하게 버릴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이러한 용기를 갖지 못합니다. 남들도 다 가지려는 것이라는 이유로, 자신을 더욱 더 드러내게 한다는 이유로, 우리들은 이 불편한 것들을 어떻게든 소유하려는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우리들에게 마련해주신 모든 것들은 이 세상 안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주신 주님의 사랑 그 자체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그것들을 나를 위해 누리기보다는 오히려 그것들을 섬기면서 주님의 자리를 오히려 빼앗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제 세상의 시선으로 살지 말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그러다보면 심지어 가족 안에서도 분열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하십니다. 그러한 상황이 와도 세상의 시선이 아닌, 주님의 시선으로 살아야 한다고 힘있게 말씀하시지요. 그리고 그렇게 의로운 사람이 주님 안에서 큰 상을 받을 것이라고 하시지요.

진리이시며 참 평화를 주시는 주님의 시선을 간직하며 살아야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처럼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들이 전부인 것인 양 살아서는 안 됩니다. 대신 제1독서에 나오는 주님의 말씀을 지금 당장 실천하도록 합시다.

“너희 자신을 씻어 깨끗이 하여라. 내 눈앞에서 너희의 악한 행실을 치워 버려라.”


진리를 깨달음은 달이 물에 비치는 것과 같다. 달은 젖지 않고 물은 깨지지 않는다(도원).
 
 



 
 

달아날 곳이 없을 때(아잔 브라흐마,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중에서)

캐나다의 젊은 부부가 호주에서 계약직 근무를 했다. 부부는 계약 만료일을 앞두고 다른 부부와 원래 살던 토론토까지 요트를 타고 간다는 기상천외한 계획을 세웠다.

여행 중반쯤 태평양 어딘가에 이르렀을 때다. 망망대해에서 요트 엔진이 고장났다. 두 남자는 작업복으로 갈아입은 뒤 비좁고 무더운 엔진실로 내려가 엔진을 수리했다. 커다란 나사는 스패너로 아무리 돌려도 꼼짝하지 않고, 작지만 매우 중요한 나사 몇 개는 손 닿지 않는 구석으로 달아났다. 구멍에서는 기름이 계속 새어 나왔다. 절망은 짜증을 불러왔다. 처음에는 엔진, 그 다음에는 서로에 대해. 짜증은 금방 화로 변했다. 남자 중 하나가 연장을 내동댕이치며 소리쳤다. “이것으로 끝이야! 난 떠나겠어!”

그는 선실로 가서 옷을 갈아입은 뒤 여행 가방을 들고 갑판으로 올라갔다. 갑판에 있던 두 여성은 그 모습을 보고 웃느라 요트에서 굴러떨어질 뻔했다. 그는 수평선 멀리까지 둘러본 뒤에야 갈 곳이 없다는 걸 알았다. 당황한 그는 얼른 몸을 돌려 선실로 돌아갔다. 그러고는 옷을 갈아입고 엔진실로 갔다.

갈 곳이 없음을 깨달을 때, 우리는 달아나는 대신 문제와 마주한다. 문제 대부분은 우리가 다른 방향으로 달아나려고 하기 때문에 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다. 엔진은 수리되었고, 두 남자는 가까운 친구로 남았다.

 
 
 
 
 
In Loving Memory - Phil Coul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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