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중용이 덕이다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7-18 조회수397 추천수5 반대(0) 신고
그때에 예수님께서 어떤 마을에 들어가셨다. 그러자 마르타라는 여자가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였다. 마르타에게는 마리아라는 동생이 있었는데, 마리아는 주님의 발치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그러나 마르타는 갖가지 시중드는 일로 분주하였다. 그래서 예수님께 다가가, “주님, 제 동생이 저 혼자 시중들게 내버려 두는데도 보고만 계십니까? 저를 도우라고 동생에게 일러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
주님께서 마르타에게 대답하셨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루카 10:38-42)
 
나는 오늘의 복음을 읽을 때마다 중용(中庸)을 생각한다. 중용은 지나침이 없는 것을 말한다. 무엇이든 지나친 것은 좋지 않다. 그래서 중용을 지키는 것이 덕(德)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24시간 기도만 하는 것은 지나친 것이며 좋지 않다.
해야 할 일도 있는데 기도에만 매달려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하늘 아래 모든 것에는 시기가 있고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는 말씀은 이를 두고 하신 말씀일 것이다.(코헬렛 3:1)
 
마르타는 예수님과 추종자들의 점심을 준비하느라고 무척 바쁘고 마리아는 예수님의 말씀을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꼼짝하지도 않고 앉아만 있다. 이에 대해 누구에게 잘못이 있는가 하는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중용을 생각하면 둘 다 문제가 있다. 베네딕토 수도회의 목표는 “기도하고 일하는 것(Ora et Labora)”이다.
 
일보다는 기도하는데 시간을 더 주었으면 하고 바랐던 한 풋내기 수사(修士)의 일화가 있다. 수도원 원장이 이 말을 듣고 그와 함께 보트를 타러 갔다. 그런데 원장이 노(櫓)를 하나만 갖고 저으니 보트가 빙글빙글 돌기만 했다. 그리하여 풋내기 수사가 원하는 곳으로 가려면 두 노를 함께 저어가야 한다고 지적하자 원장이 말했다.
맞는 말이오. 오른 쪽 노(櫓)는 기도이고 왼 쪽 노(櫓)는 일이오.
그러니 오른 쪽 기도의 노만 사용하면 빙빙 돌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아버지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하여 하루에 18시간을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므로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이 없다. 엄마도 아버지를 돕기 위해 일하기 때문에 아이를 보살필 시간이 부족하다.
균형이 요구된다. 균형이란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것을 말한다.
 
하늘나라로 가는 보트에도 죄의 노와 회개(悔改)의 노가 있을 것 같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죄를 짓지 않을 수도 없고 죄를 지을 때마다 회개해야 하는데 그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루미의 『마스나위』에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온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세월을 소급해 가고 있다.
그리하여 마지막 심판 날에 너희의 지난 잘못을 낱낱이 드러낼 것이다.
그 때 죄가 많은 사람은 부활시키지 않을 것이다.
나는 과거를 소급하여 여행을 하여 많은 것을 알았지만 안타깝게도 돌아올 때마다 아무것도 가져오지 못했다.’”
 
과거 없는 성인(聖人) 없고 미래 없는 죄인(罪人) 없다.”는 말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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