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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네가 은총을 더 많이 받아야 할 이유라도 있느냐?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7-19 조회수501 추천수3 반대(0) 신고
친구들과 만나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서로 깎아 내리고 서로 위로 올라가려고 하는 것을 많이 본다. 그리하여 누구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축하해주기는커녕 시샘을 하는 것을 많이 본다. 현대인들이 축하와 감사에 인색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선의(善意)의 경쟁심은 서로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시기심(猜忌心)에서 비롯된 경쟁심은 그 사람을 정서가 불안한 사람으로 만들고 소인배(小人輩)로 만든다. 필경 경쟁상대가 자신보다 더 노력을 많이 했거나 요령이 있어서 자신보다 더 나아졌을 텐데, 자신의 꼬락서니를 모르고 시기만 한다.
이른바 배가 아픈 것이다.
알량한 자존심이 ‘네가 상대방보다 못할 수 있느냐?’하면서 심술을 부추긴 것이다.
질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의심, 열등감, 불안 등을 마른 장작 삼아 사소한 불씨에도 타오르는 화염과도 같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오셀로』에 “오, 주인이여, 질투심을 조심해요, 그것은 희생물을 비웃으며 잡아먹는 녹색 눈의 괴물(green-eyed monster)이랍니다.”는 대사가 나온다.
그렇다. 질투는 자신을 괴롭히고 파멸로 이끄는 괴물이다.  
나는 묻고 싶다. 자신이 상대방보다 더 나아야 할 무슨 타당한 이유라도 있는가?
하느님은 다 같이 우리를 사랑하신다고 했다. 하느님께서 경쟁 상대방을 더 사랑하셔서 자신보다 낫게 만드신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경쟁에 진 원인은 자신에게 있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적게 용서 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한다.”고 말씀하셨다.(루카 7:47)
적게 용서 받은 사람’이란 ‘아직도 고통을 더 겪어야 하거나, 자기 자신을 몰라서 죄를 많이 짓고도 적게 고백하고 적게 회개한 사람’을 말한다. 용서는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다.
따라서 용서를 받으려면 하느님을 만나야 한다. 또 ‘부활하지 못한 사람’은 ‘사랑을 모른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 같다. ‘사랑’은 쉽게 알아지는 것도 아니고 쉽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사랑은 고통 속에 피는 꽃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온갖 박해를 받고 극심한 고통을 겪고 나서야 에고를 버리는 것을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에고가 시퍼렇게 살아 있는 한 ‘사랑’이 싹트지를 못한다.
자기 자신을 모르면 자신도 사랑하지 못하고 이웃도 사랑하지 못한다.
 
영국의 시인 알렉산더 포프 (Alexander Pope)가 1734년에 출간한 시집 『인간론(An Essay on Man)』에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온다.  
<네 자신을 알라>
네 자신을 알라, 주제넘게 신(神)을 분석하려 들지 마라.
인간의 올바른 연구 대상은 인간이다.
신(神)보다 결코 높을 수 없는 중간 위치라는 어중간한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우매하면서도 현명하고 무례하면서도 위대한 존재.
의심이 많은 사람이 보면 너무나 많은 지식을 가진,
그러나 금욕주의자의 긍지를 갖기엔 너무나도 연약한 인간은
어중간한 위치에 있으면서
행동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항상 망설이고,
자기 자신을 신으로 여겨야 하는지 짐승으로 여겨야 하는지 몰라 하고,
영혼을 좋아해야 할지 육체를 더 좋아해야 할지 항상 망설인다.
태어났지만 죽어야만 하고, 합리적으로 생각한다고 하면서도 언제나 잘못을 범한다.
그의 이성(理性)이 그러하기에,
너무 적게 생각하든 너무 많이 생각하든 무지(無知)한 건 마찬가지.
온통 혼란한 생각과 감정의 카오스(caos),
언제나 자기 자신에게 속거나 깨닫는다.
반(半)은 일어나도록, 반은 쓰러지도록 창조된,
만물의 영장이면서도 만물의 먹이.
진리의 유일한 심판자이면서도, 끝없는 오류 속에 던져져 있다.
영광, 웃음거리 그리고 세상은 알 수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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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상상은 그 본질이 독약인데 맛이 고약한 줄 처음엔 거의 모르다가 약간씩 핏속으로 퍼지기 시작하면 유황불처럼 타는 거야.”(오셀로 3막 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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