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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의 가정" - 7.20,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7-20 조회수412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7.20 연중 제16주간 화요일

미카7,14-15.18-20 마태12,46-50

 

 

 

 

 

"하느님의 가정"

 

 

 

아침 성무일도 독서(2코린) 시 마음에 와 닿은 구절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께 바치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

 

진정 하느님 가정의 식구가 될 때 퍼져나가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

 

“여러분은 분명히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시켜 써 보내신 소개장입니다.

  이 소개장은 먹으로 쓴 것이 아니라

  살아계신 하느님의 성령으로 쓴 것이며

  석판에 새겨진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마음속에 새겨진 것입니다.”

 

진정 하느님 가정의 식구가 된 구성원 하나하나는 하느님의 소개장입니다.

언젠가 읽은 짤막하지만 이보다 좋은 추천사를 본적이 없습니다.

필자의 이름을 대면서 ‘이름 석자가 추천사이다.’ 라는 추천사였습니다.

이름만 대하면 그대로 알 수 있어

사실 이름 석 자만 보고 믿고 무조건 책을 사보는 경우도 많지 않습니까?

진정 하느님의 사람들, 이름 석 자가 그대로 하느님의 추천장입니다.

 

인류의 영원한 이상은 유토피아 공동체의 건설입니다.

인류역사상 얼마나 많은 이들이 공동체 운동에 헌신했고

오늘 날 또한 곳곳에서 시도되고 있는 공동체 운동인지요.

실패로 끝난 듯이 보이는 공산주의 운동 역시

일종의 유토피아 공동체 운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진짜 유토피아 공동체 건설의 방법을 알려주십니다.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이들이 모인 하느님의 가정이

바로 유토피아 공동체입니다.

아침 묵상 시 문득 떠오른

‘아, 수도원이 원래의 내 집이었나?

  제 집을 찾아 온 수도형제들인가?’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불교의 절이든, 우리 천주교의 수도원이든

우연히 방문했다가 집처럼 편안히 느껴져

눌러앉아 수도승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종종 듣지 않습니까?

혈연의 가정공동체들, 얼마나 불안하고 위태한지요.

하여 붕괴되는 혈연의 가정들 얼마나 많은지요.

좀 거칠다 싶지만 피정지도 강의 때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물보다 진한 게 피고 피보다 진한 게 돈이고,

  돈보다 진한게 하느님 믿음이다.’

사실 돈 욕심으로 속절없이 무너지는 가정들 비일비재하지 않습니까?

때로 혈연의 가정보다

하느님 가정의 교회 내 형제자매들이 가깝게 느껴지는 때도 있었을 것입니다.

밥만 먹어 식구가 아니라

하느님을, 주님의 성체를 나눠야 진정한 식구입니다.

불안하고 위태한 가정공동체가 온전하려면

하느님 가정의 공동체로 업그레이드되어야 합니다.

바로 유토피아 공동체의 원형은

하느님의 가정인 교회공동체요 수도공동체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의 나라와 마음의 순수를 목표로 하는 우리 수도승공동체입니다.

바로 ‘하느님 나라’의 수도가정에서

‘순수한 마음’의 식구들로 살아가는 우리 수도승들입니다.

 

“누가 내 어머니이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

 

주님은 자신을 찾아 온 혈연의 가족들을 밖에 기다리게 해 놓고

당신 제자들에게 반문하신 후

당신 주변의 제자들을 가리키시며 다음같이 말씀하십니다.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유토피아 공동체에 대한 답은 이 말씀 하나뿐입니다.

하느님의 뜻인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을 실행하며 살 때

비로소 하느님의 가정 유토피아 공동체입니다.

하느님의 가정, 유토피아 공동체를 지향하는

우리 교회공동체, 수도공동체입니다.

하느님의 가정에서 가장인 하느님을 아버지로, 성모 마리아를 어머니로,

예수님을 맏형으로 모시고 사는 우리들입니다.

넓게 보면 우리 모두 하느님 가정의 한 식구들입니다.

오늘 1독서의 주전 8세기 예언자 미카는

아시리아 제국에 의해 분열, 약화된 이스라엘 백성을

다시 하느님의 가정으로 모으고자 온 힘을 다 기울입니다.

하느님 가정의 재건에 우선적인 게 기도입니다.

하여 매일 평생 끊임없이 바치는

우리의 공동전례기도인 미사와 성무일도입니다.

 

“주님, 당신 백성을, 당신 소유의 양떼를

  당신의 지팡이로 보살펴 주십시오.

  옛날처럼 바산과 길앗에서 그들을 보살펴 주십시오.

  당신께서 이집트 땅에서 나오실 때처럼,

  저희에게 놀라운 일들을 보여 주십시오.”

 

미카의 간절한 기도에 이은 하느님 고백입니다.

 

“그분은 분노를 영원히 품지 않으시고,

  오히려 기꺼이 자애를 베푸시는 분이시다.

  그분께서는 우리를 가엾이 여기시고,

  우리의 허물들을 모르는 체해 주시리라.”

 

이런 하느님을 닮아갈 때 자애와 연민의 하느님 가족들이 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의 모든 죄악을 바다 깊은 곳으로 던져 주시고

당신 말씀과 성체의 양식으로

우리 모두를 하느님의 한 식구로 만들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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