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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이 식었어!----롤하이저 신부님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7-22 조회수721 추천수4 반대(0) 신고
다니엘 베리건(Daniel Berrigan) 신부가 쓴『기나긴 인생 여정의 십계명(Ten Commandments for the Long Haul)』은 오늘날 어떻게 하면 예언자적인 삶을 살 수 있는가에 대한 지침서이다. 베리건 신부는 예언자라면 어떻게 사랑의 맹세를 하고 자기 소외(疎外)의 맹세를 하지 않을 수 있는가를 잘 설명하고 있다. 사랑과 진실의 주님 안에 살면서 제정신으로 제자리에서 분별의 지혜를 지니고 사는 것이 예언자적인 삶일 것이다.오늘날 우리들이 결혼 생활을 하면서 가족과 함께 지내면서 또 친구 사이에서 교회 안에서 영성 생활을 하면서 결(缺)하기 쉬운 지혜를 싣고 있다.
 
책 중에 차를 몰고 장거리 여행을 할 때에는 스트레치를 한 두 번씩 해야 합니다. 여행 내내 당신이 재미 있게 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는 아무 데도 가지 마십시오. 그리고 함께 여행하는 사람을 힘들게 하지 마십시오. 커피를 마시려고 쉴 때에는 웃으려고 노력하십시오.”는 대목이 나온다. 인생의 반려자(伴侶者)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오늘날 우리는 항상 깨어 있어야 하고 항상 친절해야 하고 항상 열정적이어야 하고 감정에 충실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십자가에 못박는 수가 많다.우리는 언제나 마음이 안정되어 있어야 하며 지루해서도 안 되며, 삶에 지쳐도 다른 일을 찾으려고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당신은 너무나 주의산만하고 지쳐 있어서 내 말을 듣지 못해!”, “너는 식사를 하면서도 다른 생각을 하고 있어!”, “너는 교회를 따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너는 회사 일만 생각해!”, “처음 만났을 때처럼 나를 사랑하지 않아!”, “너무 변했어!”하고 말하면서 다른 사람이나 자신에게 죄를 뒤집어 씌운다.
이런 말 속에는 건전함도 있지만 솔직하지 못한 면도 있다.
여하튼 우리 뇌리에 의무감이나 당위성이 깊숙이 박혀 있는 것이다.
 
결혼 생활에 대한 최근의 연구를 보면 아침에 출근하면서 집을 떠나기 전이나 저녁에 퇴근하고 와서 껴안아 주고 키스해주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비록 잡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서둘러 하고 마지못해 의무감에서 하기는 하지만, 습관적으로 하는 키스도 피곤함을 잊고 부부 간에 정절(貞節)을 지키고 사랑의 약속을 지킨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우리들이 혼란스럽고 지치고 화가 나있어도 또 지루하게 느끼고 불안하게 느끼고 다른 데 마음을 뺏기고 있어도 또 깨어있지 않아도 우리 머리 깊숙이 박혀 있는 습관이다. 이는 불가피한 변화나 압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로 사랑하고 약속을 지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이것이 잘 이해되지 않을 때가 많다. 사랑이나 가족, 교회, 기도를 너무 이상적으로만 생각하여 현실을 십자가에 못박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대중문화는 사랑은 항상 낭만적이어야 하고 짜릿해야 하고 흥미진진해야 한다고 믿게 하고 있다. 그래서 그렇지 않으면 사랑이 식었다고 말한다. 또 사제나 기도를 이끄는 사람들은 교회의 모든 의식(儀式)은 열정적이어야 하며, 지루하게 느끼거나 자꾸 시계를 보거나 감정이 북 바치지 않으면 잘못된 것이라고 믿게 만든다. 어딜 가도 우리는 의무 때문에 일만 하지 말라는 주의를 받고 사랑의 몸짓과 기도 또는 미사 참례가 판에 박힌 듯 변화가 없으면 잘못된 것이라는 말을 듣는다.
그런데 마음에도 없는데 그런 일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즉흥적으로 그런 일을 한다면 그것은 위선이고 기만일 것이다. 
 
반면에 이러한 지적에도 합당한 면이 있다.
마음에도 없는 의무 실천은 결코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사랑하는 사람 사이의 관계, 가족, 교회, 기도는 오랜 기간 동안 관습과 판에 박힌듯한 절차에 따라 유지되어 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버릇이 마음을 붙들어두고 있었던 셈이다.
 
신혼생활이 아니라 일상생활에 충실해야 원만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다. 가족과 함께 생활할 때면 음식을 빨리 먹거나 깨작거리면서 먹더라도 매일 식탁에 둘러 앉아 함께 식사를 하지만 연회나 의식(儀式)을 거행하면서 식사를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가족은 매일 함께 식사하는 것이 ‘이벤트’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아무도 매일 연회에 참석할 수 있을 만한 에너지를 갖고 있지 않다. 또 실제로 아무도 단조로움으로 인한 싫증, 잡념(雜念), 유혹, 자기 중심적인 삶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항상 깨어있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ME(Marriage Encounter)에서 말하고 있듯 사랑은 결심을 통하여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기도도 마찬가지이다. 누구나 기도하면서 분심(分心)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기도하는 습관을 들이고, 미사에 참례하고,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기도를 하는 버릇을 들이게 되면 평생 기도를 차분하게 드릴 수 있으며 머리와 마음을 지배할 수 있게 된다.
 
키에르케고르가 말했다. 반복(反復)은 우리들의 일용할 양식입니다”
(롤하이저 신부님의 칼럼을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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