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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0-07-24 조회수733 추천수13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7월 24일 연중 제16주간 토요일
 
 
 
No, if you pull up the weeds
you might uproot the wheat along with them.
Let them grow together until harvest;
(Mt.13.29-30)
 
 
제1독서 예레미야 7,1-11
복음 마태오 13,24-30
 
얼마 전, 어떤 카페를 지인들과 함께 간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곳은 젊은이들이 많이 가는 곳이어서 그런지 너무나도 시끌벅적한 것입니다. 바로 앞의 사람의 목소리도 잘 들리지 않을 정도였지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렇게 시끄러운 상황에서도 대화를 잘 나누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아마 이것이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칵테일파티 효과’(Coctail Party Effect)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즉, 자기가 듣고 싶은 소리만 들을 수 있는 선택적 지각 능력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하긴 지하철에서 졸다가도 자신이 내릴 역 안내방송은 곧바로 알아듣고 벌떡 일어나는 것도 이 효과 때문이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효과가 사람들과의 만남 안에서 그대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즉, 내가 원하는 소리만 들으려고 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말만 내뱉기만 할 뿐 받아들이지 않을 때, 서로 간의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자기 자신은 되돌아보지 않고 남만을 판단하고 있는 모습, 다른 사람에게 그 어떤 이야기도 듣지 않으면서 자신의 뜻만을 관철시키려는 마음들. 이런 모든 모습과 마음이 서로 서로를 일치하지 못하게 만드는 주범인 것입니다.

듣고 싶은 소리만 들어서는 안 됩니다. 듣기 싫은 소리도 들으면서 함께 어울려서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이렇게 중요한 사실을 잊어버린 채 나만의 만족만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인터넷 게시판에 누군가 이러한 질문을 던졌다고 합니다.

“성형 수술을 하고 비행기를 타면, 압력으로 꿰맨 자리가 터질 수 있기 때문에 절대로 타서는 안 된다는데 사실인가요?”

사람들은 이 엉뚱한 질문에 “당연히 탈 수 있다.”며 입을 모아 답변을 했지요. 그런데 어떤 사람이 이러한 댓글을 달자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을 수정하기 시작했답니다.

“얼굴이 여권 사진하고 다르면 못 타요.”

맞습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지요. 성형 수술 때문에 비행기를 탈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여권 사진과 다르기 때문에 탈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이 세상을 힘들다고 말하는 것은 남들 때문이 아닙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나에 대해 특별한 배려를 하지 않아서도 아닙니다. 그보다는 내가 주님과 이웃의 소리를 듣지 않는 것은 물론 일치를 위해 조금의 노력도 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듯이, 주님께서는 혹시라도 우리들에게 상처가 갈까봐 우리 곁에 있는 가라지들까지 당장 뽑지 않고 추수 때까지 기다리시는 분이십니다. 따라서 이만큼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의 소리를 이제는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주님께 나아가기 위해 더욱 더 사랑을 실천하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희망과 인내는 역경에 처했을 때 의지할 가장 믿음직한 자리요, 가장 부드러운 방석이다(로버트 버턴).




아름다운 편지(‘좋은생각’ 중에서)

1923년, 베를린 슈테글러츠 공원을 산책하던 소설가 카프카는 인형을 잃어버리고 우는 소녀를 만났다. 그 모습을 한참 지켜보던 카프카가 소녀에게 다가가 말했다.

“네 인형은 말이야. 길을 잃어버린 게 아니라 여행을 떠난 거란다.”

소녀는 놀란 눈으로 카프카를 바라보았다.

“나한테 편지를 보내서 그러던걸.”

“정말요? 잘 있대요? 편지는 어디 있죠?”

“마침 편지를 집에 두고 왔구나. 네가 내일 다시 여기로 오면 가져다주마.”

“그런데 제 인형이 왜 아저씨에게 편지를 보냈나요?”

“왜냐하면 나는 인형의 우편배달부거든.”

그날 밤 카프카는 소녀의 인형이 되어 편지를 썼다. 그리고 다음 날 글을 못 읽는 소녀에게 편지를 읽어 주었다. 그렇게 카프카가 3주 동안 쓴 30여 통의 편지에는 인형이 세계를 여행하면서 소녀에게 인사를 전하는 내용이 담겼다. 소녀는 인형이 보낸 편지를 읽으며 어느새 슬픔에서 벗어났다.

카프카가 폐결핵으로 숨지기 1년 전 일이었다. 소설가로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던 시기, 한 소녀의 슬픔을 달래기 위해 쓴 편지야말로 그가 남긴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 아닐까?
 
 
 
 
   Little Comf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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