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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항구한 기도" - 7.25,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7-25 조회수405 추천수7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7.25 연중 제17주일

창세18,20-32 콜로2,12-14 루카11,1-13

 

 

 

 

 

"항구한 기도"

 

 

 

얼마 전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병원에서 건강검진 수속을 받던 중,

벽을 보니 ‘건강증진센터(health promotion center)'글자가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참 좋은 명칭이다 싶었습니다.

여기서는 주로 육신의 건강상태를 점검하지만

심리검사를 통해서는 정신의 건강상태를 점검합니다.

참 복잡한 사람입니다.

육신의 건강 못지않게 중요한 정신건강입니다.

 

육신과 정신건강이 전부일까요?

아닙니다.

영혼건강이 더해져야 온전한 건강입니다.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영혼건강일지도 모릅니다.

영혼이 어두우면 곧 정신도 육신도 어두워집니다.

여러분의 영혼은 건강하십니까?

정신은 건강하십니까?

육신은 건강하십니까?

영혼이 건강해야 정신이 건강하고 정신이 건강해야 육신도 건강합니다.

바로 이게 올바른 순서입니다.

하여 저는 나름대로

인간 본성을 영성(靈性), 인성(人性), 수성(獸性), 마성(魔性)으로

분류하며 영성을 맨 윗자리에 둡니다.

마침 병원의 대기석 한쪽 벽면 전부를 차지하고 있는 글자가

메마른 마음을 위로와 평화로 촉촉이 적셨습니다.

 

“치유하시는 분은 하느님이시다.”

 

영혼, 정신, 육신건강을 총괄하는 최고의 의사는

하느님이시라는 말씀입니다.

무엇보다 영혼건강을 관장하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여기 수도원 성전을 일명

‘영적건강증진센터(spiritual health promotion center)’라

부를 수 있겠습니다.

미사은총으로 영혼의 치유에 뒤따르는 정신치유, 육신의 치유입니다.

최고의 명의이신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기도를 통해서

우리의 영혼을 치유하시고 건강하게 하십니다.

 

 

 

기도는 하느님과의 대화이자 소통입니다.

 

정신건강, 육신건강만으로 부족하듯,

수평적 인간관계만의 대화와 소통으로는 부족합니다.

서로간의 온전한 대화와 소통은

하느님과의 대화와 소통의 기도가 있어 가능합니다.

오늘 창세기의 아브라함이 그 좋은 모범입니다.

아브라함과 하느님과의 진정성 넘치는 대화의 기도요 소통입니다.

이렇게 소통해야 영육의 건강이요, 이웃과의 원활한 소통입니다.

사실 아브라함이 하느님과 이렇게 소통의 대화를 나누기 전

방문했던 세 나그네들을 환대하며 참으로 원활한 소통을 하지 않았습니까?

이웃과의 수평적 소통은

곧 하느님과 수직적 소통의 기도로 연결되고 있음을 봅니다.

하여 하느님과의 소통과 이웃과의 소통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이의 극명한 상징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나와 너의 수평적 소통과,

나와 하느님과의 수직적 소통의 십자가 교차점에

늘 현존하시는 그리스도이십니다.

이런 소통의 중심에 계신 그리스도와 일치가 깊어질수록

위로 옆으로 원활한 소통이요 영육의 건강에 자유로운 삶입니다.

바로 세례은총으로 이런 삶을 살 수 있게 된 우리들입니다.

우리 모두를 향한 사도 바오로의 말씀입니다.

 

“여러분은 세례 때에 그리스도와 함께 묻혔고,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과 함께 되살아났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그분과 함께 다시 살리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우리의 모든 잘못을 용서해 주셨습니다.”

 

바로 하느님의 세례은총으로

나와 너의, 나와 하느님과의 소통을 가로막는 모든 장애물인

죄는 말끔히 사라졌다는 고백입니다.

항구한 기도로 그리스도와 하나 됨을 깊이 체험할수록

하느님은 물론 이웃과의 원활한 소통이요 자유롭고 건강한 삶입니다.

 

 

 

기도는 항구해야합니다.

 

기도에는 잘하고 못하고도,

좋은 기도도 나쁜 기도도 없고 항구함만 있습니다.

오늘 창세기의 아브라함 얼마나 항구하며

집요한 자세로 하느님과 대화의 기도에 올인(all-in)하는 지요.

하느님의 명쾌한 답변 없이는

결코 물러나지 않겠다는 종신불퇴(終身不退)의 자세입니다.

우리 분도수도승들의 정주서원과 맥을 같이 하는 항구한 기도요 삶입니다.

기도는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 진정성을 담아 꾸준히 하면 됩니다.

숨쉬기와 같고 밥 먹기와 같은 기도입니다.

말 그대로 영혼이 살기위해, 영혼 건강을 위해 기도입니다.

사람 수만큼 기도도 많습니다.

이런저런 좋다는 기도 다 따라할 것이 아니라

묵주기도든 십자가의 길이든 그 무슨 기도든

자기 성향에 맞는 기도를 찾아 그 기도에 항구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특히 권하고 싶은 기도는 교회의 공적기도인 미사와 상무일도입니다.

매일, 평생, 끊임없이, 기쁘던 슬프던 감정이나 기분에 좌우되지 않고

기도에 항구하면 응답을 받습니다.

하느님은 우리 방식이 아닌

당신 최선의 방식으로 적절한 때 응답하십니다.

이래서 항구히 기도하며 기다려야 합니다.

때로는 무응답이 하느님 최선의 응답일 수 있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권위 있게 말씀하시며

기도에 항구할 것을 촉구하시는 주님이십니다.

 

“그 사람이 벗이라는 이유 때문에 일어나서 빵을 주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그가 줄곧 졸라대면 마침내 일어나서 그에게 필요한 만큼 다 줄 것이다.

  그러니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리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청하다, 찾다, 문을 두드리다 죽을지언정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우리의 항구한 기도가, 믿음이, 삶이

하느님을 감동시킵니다.

이게 진정 위대하고 거룩한 신앙인의 모습입니다.

거듭 우리의 무딘 마음을 두드리는,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주님의 진정성 넘치는 다음 말씀입니다.

 

“너희 가운데 어느 아버지가,

  아들이 생선을 청하는데, 생선대신 뱀을 주겠느냐?

  달걀을 청하는데 전갈을 주겠느냐?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주시겠느냐?”

 

이처럼 항구히 하느님을 신뢰하며 기도할 때

하느님은 참 좋은 선물, 만병통치약 성령을 우리 모두에게 선사하십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기도중의 기도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마음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평생 끊임없이 주님의 기도를 배우고, 묵상하고, 바치는 것입니다.

우리 삶에 필요한 영적보물이 이 기도 안에 다 들어있습니다.

참으로 삶 자체가 기도이셨던, 또 기도에 항구하셨던 주님이셨습니다.

기도를 가르쳐달라는 제자들의 청에

당신만의 그 귀한 기도의 비밀을 공개하십니다.

예수님 전 삶이 압축 요약되어 있는 기도요

평생 바쳐도 언제나 새로운 ‘기도의 샘’ 같은 주님의 기도입니다.

마태복음의 긴 주님의 기도보다

짧은 이 주님의 기도가 원래의 주님의 기도에 가깝습니다.

 

“너희는 기도할 때 이렇게 하여라.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날마다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모든 이를 용서하오니,

  저희의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신구약 성경이 이 주님의 기도에 다 요약되고 있습니다.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가 투명하게 드러납니다.

하느님 앞에서 참으로 가난한 자의 기도요

무한히 겸손하게 하는 기도입니다.

부르고 싶어도 하느님을 믿지 않아

‘하느님’을 못 불러 답답해하는 이들은 얼마나 많습니까?

답답하고 외로울 때,

눈 들어 하늘 보며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우리들은

진정 축복 받은 이들입니다.

 

이 주님의 기도만 자주 평생 끊임없이 바쳐도 충분히 구원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고스란히 실현되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드러나며 아버지의 나라가 도래하는 미사요,

이 미사를 통해 날마다 일용한 양식인 성체와 말씀을,

또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일용할 양식도 선물로 받는 우리들입니다.

주님의 용서에 감격하여 저절로 형제들을 용서하는 우리들이요,

미사은총으로 일상의 큰 유혹에 빠지지 않는 우리들입니다.

주님의 기도와 미사가 얼마나 긴밀한 관계에 있는지 깨닫습니다.

 

 

 

오늘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기도는 하느님과의 대화요 소통입니다.

 

기도는 항구해야 합니다.

 

기도중의 기도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주님의 기도 하나만 잘 바쳐도 충분합니다.

 

주님은 마음을 다하고 정성을 다해 주일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를

성령으로 충만케 하시어,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르며

이미 지금 여기서 ‘아버지의 나라’를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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