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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뽑으려는 내가 뿌린다! l 오늘의 묵상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0-07-27 조회수501 추천수10 반대(0) 신고

 뽑으려는 내가 뿌린다

        공동생활을 오래 한 수도자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것이 있습니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언제,
        어디서나
        꼭 한 사람씩 있다는 것입니다.
        그 사람만 없으면 문제없이

        모두와 다 잘 지낼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수도원에서

        떠났으면 하고 바라고 있었는데
        그 바람대로 그 사람이 떠나고 나니
        또 다른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기 시작하더라는 것입니다.
        저도 예외가 아이고 지금도 예외가 아닙니다.

        저의 마음을 세심히 살피고

        저의 마음을 잘 다스리지 않으면
        저도 모르게 벌써 누군가를 판단하고
        어떻게 저런 형제가 있지 하며
        그 형제가 없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는 저를 보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는 것이

        하느님께서 하신 일을 부정하고
        하느님께서 하실 일을 제가 하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하신 일이란 무엇입니까?
        사랑의 선업입니다.
        사랑이신 하느님은 끊임없이 선을 뿌리시지요.
        오늘 비유 해설에서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좋은 씨를 뿌리는 이는 사람의 아들이다.”
         하느님에게서 나온 것은

         다 하느님 사랑에서 나온 것이고
         하느님에게서 나온 것은

         다 하느님의 선들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것을 나쁘다고,

         악이라고 단정을 짓고
         선한 것을 악한 것으로 둔갑시킵니다.

        그리고는 하느님께서 하실 일을 제가 하려고 합니다.
        하느님께서 하실 일이란 가라지를 뽑는 것이지요.
        가라지를 뽑는 것은 하느님께서 하실 일이지
        내가 할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저는 밀과 가라지를

        잘 구분할 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선들을 악으로 둔갑시키고는
        제가 그것을 뽑아버리려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 한심한 것은
        다른 사람을 가라지라고 하며

        뽑아버리려 드는 제가,
        사실은 제가 가라지이고,
        더 나아가서 제가

        악을 씨 뿌리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제가 저를 정말 깊이 성찰하면
        저는 악한 정도가 아니라 사악합니다.
        선을 위장한 악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결코 자학적인 표현이 아닙니다.
        그리고 저뿐이 아니고 여러분도 그럴지 모릅니다.

        왜냐면,
        인간은 자신이 악하다면

        하루도 자신에 대해 못 견딜 것이고
        또 실제로 선한 자신이 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 인간은 위선자가 되려고 해서

        위선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선한 사람이기를 바라는,
        악한 선을 직시하지 않기 때문에 위선자가 되고
        그리고 그 이유는

        하느님께서 나도 선하게 만드셨기에
        실상 선한 악인 자신을 직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다른 사람의 악은 뽑아내려 하면서
        정작 자기는 악을 씨 뿌리고 다니는
        이 이중성과 이 양면성은 어디서 나온 것입니까?
        자기중심성입니다.
        사랑은 선을 뿌리고 악은 견디는데
        자기중심성은 선을 소유하고

        악은 견디지 못하기에 제거하려 합니다.

        오늘 밀과 가라지의 비유를 깊이 성찰하며
        이런 이중성의 저를 또한 깊이 들여다봅니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작은형제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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