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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참 보물" - 7.28,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7-28 조회수377 추천수7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7.28 연중 제17주간 수요일

예레15,10.16-21 마태13,44-48

 

 

 

 

 

"참 보물"

 

 

그리움이 없는 사람도 있을까요?

언제 읽어도 감동적인

류시화 시인의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라는 시입니다.

 

 

“물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그리움은 인간의 보편적 정서입니다.

그리움이 글로 나오면 시가 되고

색깔로 나오면 그림이 되고

소리로 나오면 노래가 되고

몸으로 나오면 춤이 됩니다.

사람 자체가 그리움의 몸짓입니다.

독일인들은 자기들의 언어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로

그리움(Sehnsucht)을 꼽는다 합니다.

다음 어느 분의 고백도 공감이 갑니다.

 

“그리움을 아는 자만이 자신의 행복에 감사할 줄 안다.

  그래서 가끔은 외로워야 한다.

  가슴 저린 그리움이 있어야

  내가 이제까지 살아온 삶에 대한 기쁨,

  내 가족에 대한 사랑, 내가 소유한 모든 것들에 대한 감사가 생긴다.

  나이 들수록 내 삶이 허전한 이유는 그리움이 없기 때문이다.

  도무지 그리운 게 없으니,

  삶에 어떤 기쁨이 있고, 무슨 고마움이 있을까.”

 

사람이기에 그리움입니다.

그리움 있어 그윽한 인품의 향기입니다.

외로움, 허전함은 그리움으로 전환되길 기다리는

일종의 그리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영원한 그분을 찾는 갈망의 표지입니다.

그분을 만나야 해소되는 외로움, 허전함, 그리움입니다.

수도자를 ‘그리움의 사람’ ‘갈망의 사람’이라 하는데

어디 수도자뿐이겠습니까?

모두가 영원하신 그분을 마음 속 깊이 그리워하고 목말라합니다.

바로 그분이 우리의 참 보물입니다.

하느님이라 해도 좋고, 그리스도라 해도 좋고 하늘나라라 해도 좋습니다.

명칭만 다를 뿐 가리키는 대상은 같습니다.

우리의 그리움은 바로 곁에 있어도

늘 그리운, 우리의 참 보물인 하느님을 찾는 그리움입니다.

 

 

 

“하늘나라는 밭에 있는 보물과 같다.

  그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그것을 다시 숨겨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하늘나라는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과 같다.

  그는 값진 진주를 하나 발견하자,

  가서 가진 것을 모두 처분하여 그것을 샀다.”

 

저절로 발견되는 보물이 아닙니다.

평생 하늘나라 보물을 찾아보지도 못하고 세상 마치는

허무한 인생도 많을 것입니다.

끊임없이 모두를 바쳐

하늘나라를 찾는 갈망이 있을 때 발견되는 하늘나라보물입니다.

찾지 않으면 결코 발견하지 못합니다.

하여 우리 수도승의 삶은 끊임없이 하느님을 찾는 삶이라 정의합니다.

한 번 보물을 찾았다 하여 끝나는 게 아니라

매일 하느님 보물을 찾아 발견해야 합니다.

영원한 참 기쁨, 참 행복은 바로 이 보물을 찾는데 있습니다.

 

아침에 도를 깨달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공자의 고백 역시 일종의 하늘나라 체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하늘나라라는 보물은 누구나 찾으면 발견할 수 있는 보물이요,

아무도 앗아갈 수 없는, 아무리 거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보물입니다.

누가 찾아줄 수도 없는, 스스로 찾아야 하는 하늘나라 보물입니다.

이 하늘나라라는 보물을 발견할 때

저절로 자발적 가난의 선택에 무욕의 초연한 삶입니다.

최고의 하늘나라 보물을 지녔기에

세상 모든 보이는 보물들이 시시해져 버립니다.

세상 보물 다 지녔어도

이 참보물 하늘나라 지니지 못하면

무조건 허무한 실패인생이요

세상 보물 못 지녔어도 하늘나라 참 보물 지녔으면

무조건 충만한 성공인생입니다.

최소한의 의식주만으로도 행복한 부자입니다.

 

복음적 권고인 수도자들의 가난, 정결, 순명의 포기 역시

하늘나라 보물을 지녔기에 가능합니다.

멀리 있는 하늘나라 보물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 이 삶의 자리가 바로 하늘나라 보물 밭입니다.

눈만 열리면 하늘나라의 표징들로 가득한 세상입니다.

그러나 하늘나라 보물을 찾는 여정은 순탄대로만은 아닙니다.

하여 끊임없는 기도가 필수입니다.

예레미야의 기도를 들어보십시오.

 

“아, 불행한 이 몸!

  어머니, 어쩌자고 날 낳으셨나요?

  …어찌하여 제 고통은 끝이 없고

  제 상처는 치유를 마다하고 깊어만 갑니까?

  당신께서는 저에게 시냇물처럼, 믿을 수 없는 몸이 되었습니다.”

 

참 절박한 실제적인, 극한 상황 속에서 솔직한 기도입니다.

어렵고 힘들수록 기도의 끈을 놓쳐선 안 됩니다.

더욱 참 보물이신 하느님을 찾아 만나야 삽니다.

즉시 하느님의 위로를 체험한 예레미야의 고백입니다.

 

“당신 말씀을 발견하고 그것을 받아먹었더니,

  그 말씀이 제게 기쁨이 되고, 제 마음에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주 만군의 하느님, 제가 당신의 것이라 불리기 때문입니다.”

 

이어 주님은 예레미야에게 든든한 약속 말씀을 주십니다.

“내가 너를 요새의 청동 벽으로 만들어 주리라.

  그들이 너를 대적하여 싸움을 걸겠지만, 너를 이겨내지 못하리라.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너를 구원하고 건져낼 것이기 때문이다.”

 

예레미야처럼 주님과의 끊임없는 대화의 기도가

지금 여기서 하늘나라를 살게 합니다.

고통과 시련이 없어 하늘나라가 아니라

참 보물이신 하느님께서 언제나 함께 하시기에 어디나 하늘나라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은 당신의 말씀과 성체를 통해

우리 마음 안에 하늘나라의 보물로 오시어

우리 모두 행복한 부자가 되어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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