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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8-01 조회수815 추천수17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연중 제 18 주일 -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


 

토마스 사도는 기술자로 전해집니다. 인도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머물렀는데 그의 소문을 들은 왕은 그에게 세상에서 가장 웅장한 왕궁을 지어줄 것을 부탁하였습니다. 토마스는 흔쾌히 승낙하였고 그것에 필요한 돈을 받았습니다. 몇 달 시간이 지나고 왕은 공사가 어떻게 진행되나 알고 싶어서 다시 토마스를 불렀습니다. 토마스는 당당히 모든 돈을 가난한 이를 위해 나누어주었다고 하였습니다. 왕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토마스를 가두고 내일 사형을 시키라고 하였습니다.

그날 왕은 꿈을 꾸었고 하늘나라에 올라가 몇 년 전에 죽은 자신의 동생을 만났습니다. 동생은 형을 반가워하면서 하늘나라에 새로 생긴 멋진 궁궐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내가 저 궁궐에 들어가려고 하니까, 천사가 그러더라고. 저건 네 형을 위해 토마스 사도가 지어놓은 것이니 너는 저기에 들어갈 수 없다.”

왕은 꿈에서 깨어나 토마스를 풀어주고 잘못을 사과하여 많은 재물을 주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토마스는 “이제 건물 짓는 법을 아셨으니, 임금님께서 직접 지으셔도 되겠습니다.”하며 그곳을 떠났다고 합니다.

동화 같은 이야기지만 내용은 우리 교회에서 가르치는 복음 내용과 전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예수님은 이 세상이 아니라, 하늘나라에 보화를 쌓으라고 하시고, 남모르게 한 선행은 숨은 것까지도 보시는 하느님께서 다 갚아주신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하늘나라에도 큰 사람과 작은 사람이 있음을 말씀하시며 (하늘나라에서 가장 작은 이라도 세례자 요한보다는 크다. 가장 작은 계명 하나라도 지키지 않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나라에서 가장 작은 이 취급을 당할 것이다.) 이 세상에서 투자한 만큼 하느님나라에서 각기 서로 다른 복을 누리며 살 것이라고 하십니다.

특히, 오늘 복음에서는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를 들어주시며,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즉,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은 자신을 위해 재화를 축적하는 이가 아니라 하늘나라에 보화를 많이 쌓은 사람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의 제자라고 하여 물 한 잔이라도 준 사람은 하늘나라에서 그 상급을 반드시 받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이것만큼 확실한 투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불교에서 모든 고통이 탐욕, 즉 집착에서 비롯된다고 하는데 이는 우리가 가르치는 교리와 다르지 않습니다. 따라서 불교에서는 고통을 없애기 위해서 집착을 끊으라고 가르칩니다. 그리고 그 방법을 깨달음으로 여기며 집착이 얼마나 큰 고통을 주는지 깨닫는다면 집착을 끊게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맞는 이야기이지만 부족한 면도 없지 않습니다. 집착을 모두 끊으면 고통이 없어지긴 할지라도 그 안에 행복으로 가득 찬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이것이 천주교의 가르침과 다른 점입니다.

우리 종교에서는 진정 깨달아야 하는 것은 더 중요한 무엇을 먼저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먼저 하느님나라를 찾아라. 나머지는 덤으로 얻게 될 것이다.” 이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을 찾게 되면 이전 것은 저절로 가치를 잃고 맙니다.

제가 신학교 들어오기 전에 일반대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학생이라면 성적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당연하였을 것입니다. 취직을 하든지 계속 공부를 하든지 성적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2학년 마칠 때 성적은 그래도 친구들 중에서 제가 제일 좋았습니다. 군대 갔다 복학해서도 중간고사까지는 잘 보았습니다. 그러나 마음이 바뀌어 신학교를 들어가기로 결심을 하니 대학 공부는 더 이상 계속할 수가 없었습니다. 경영을 공부하고 있었는데 돈 몇 십 원 아끼기 위해서 이렇게 해야 하고 사람을 잘 이용해야 돈을 많이 벌 수 있고 하는 등의 강의는 역겨울 정도로까지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사제가 되면 돈을 버는 기술이 아무런 소용이 없어지기 때문에 중간에 학교에 나가지 않았고 물론 기말고사도 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성적은 All 'F' 였습니다. 만약 그 대학을 계속 다녀야 했다면 기절초풍할 노릇이겠지만 어차피 마음이 떠난 상태이기 때문에 아무런 상관도 없었고 오히려 평생 누구도 받을 수 없는 점수를 받아본 경험을 갖게 되어 새롭기까지 하였습니다. 한 때는 점수에 매여 있다가 더 중요한 무엇을 찾으니 그것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를 느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비유 말씀 중에 어떤 사람이 남의 밭을 갈다가 그 곳에 묻혀 있는 보물을 발견했을 때 가진 재산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사실 재산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서 그렇게 밭을 붙여먹고 있었겠지만 더 소중한 것을 발견했을 때는 지금까지 자신이 생각해오던 가치는 빛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 밭에 묻혀 있는 보물을 하느님나라로 비유하십니다. 하느님나라를 발견한 사람들은 이 세상 모든 것들로부터 흥미를 잃게 되어 자유롭게 된다는 것입니다. 해탈하기 위해서 집착으로부터 멀어지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더 귀한 것을 먼저 찾아야 집착을 끊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겐 확실한 믿음이 부족합니다. 카인과 아벨이 있다면 우리는 어떤 모습에 가까울까요?

카인은 농작이 안 되어 좋지 않은 곡식을, 아벨은 목축이 잘 되어 제일 좋은 짐승을 하느님께 바칩니다. 카인이 좋지 않은 곡식을 바치니 하느님은 카인의 소출을 더 줄어들게 하시고 아벨의 소출을 늘려주십니다. 따라서 매년 이 굴레는 계속 반복됩니다. 그렇게 하느님의 축복도 카인보다는 아벨에게 더 가게 됩니다. 사실 다 알면서도 카인의 굴레에서 아벨의 굴레로 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카인에게 부족했던 것은 바로 ‘감사’입니다. 모든 것이 하느님께로부터 온다는 것을 믿었다면 작은 소출에도 감사하고 좋은 곡식을 하느님께 봉헌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구약이나 신약이나 이 감사에 대한 우리의 응답은 ‘십일조’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예수님까지 소득의 십분의 일을 바치는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하셨지만 정작 우리는 카인 쪽을 더 많이 택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형이 유산을 받은 것을 자신에게도 돌아오게 해 달라고 한 사람의 청을 무시해버립니다. 유산을 형이 다 가로챘다면 그 형이 나쁜 사람이기는 하지만 예수님은, “사람아, 누가 나를 너희의 재판관이나 중재인으로 세웠단 말이냐?”하시며, 오히려 그것을 청하는 사람을 꾸짖습니다. 그냥 돈 없으면 없는 대로 살란 말씀입니다. 그리고 재산이 생명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면서 돈만 축적하던 부자의 비유를 들어주십니다.

아마도 그렇게 청을 드렸던 사람도 돈에 집착한 사람이었더라면 매우 화가 나서 결국 예수님의 적이 되었을 것이고, 또 만약 예수님의 비유말씀을 잘 깨달았더라면 가난하게 살다가 하늘나라에 들어갔을 것입니다.

 

돈만 알았던 부자가 갑자기 죽게 되었을 때 우리는 대부분 그가 지옥에 가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 그가 하느님을 믿지 않았거나 나쁜 짓을 했다는 말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돈에 너무 집착했다는 것만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가 구원받지 못했다고 생각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거지 라자로의 비유에 나오는 지옥 간 부자처럼 나누지 않는 것 자체가 죄라는 것을 우리 양심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 때 자신의 모든 재산을 다 팔아 수용소에 있는 유태인들을 빼내었던 쉰들러는 아직도 남아있는 자신의 반지와 시계, 자동차를 보며 그것까지 모조리 팔지 못한 것에 대해 크게 후회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우리 마지막 때도 나누지 못해 우리에게 남아있는 작은 재산 때문에라도 크게 후회하며 눈물 흘릴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이 되라고 초대하십니다.

 

 

 
 
 < 나그대를 사랑하기에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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