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8월 2일 연중 제18주간 월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0-08-02 조회수779 추천수17 반대(0) 신고

 

?

8월 2일 연중 제18주간 월요일-마태오 14장 13-21절


 

“세례자 요한의 죽음에 관한 소식을 들으신 예수님께서는 거기에서 배를 타시고 따로 외딴곳으로 물러가셨다. 그러나 여러 고을에서 그 소문을 듣고, 군중이 육로로 그분을 따라나섰다.”

 

<누군가가 너무나 보고 싶어>

 

 

    오래전 직장생활을 할 때의 일이었습니다. 돌아보니 젊은 혈기와 순수한 초보신앙이 어우러져 정말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매일 미사를 다녔습니다.

 

    당시 직장이 오지인데다 교통편도 여의치 않았고, 직장과 성당 사이의 거리가 만만치 않았으며, 퇴근시간과 저녁 미사 시간 사이가 불과 30분 정도였습니다. 퇴근 후 거의 3-4Km가 되는 거리를 달리다시피해서 겨우겨우 미사시간 직전에 도착하곤 했습니다.

 

    그래도 예수님을 뵙고 예수님을 모신다는 생각에 뛰어다니던 그 순간이 하나도 피곤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미사 시간 내내 얼마나 큰 위로와 절절한 하느님 사랑이 느껴지던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다보니 군중들도 저와 비슷한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끝없이 몰려드는 인파에 지친 예수님께서 잠시라도 휴식을 취하시려고 한적한 곳으로 떠나셨습니다.

 

    너무나 잘 하신 일이었지요. 대개의 사람들은 너무나 자기중심적이어서 상대방 생각 별로 하지 않습니다. 저마다 다 가슴 아픈 사연들, 저마다 한 가지씩 골치 아픈 ‘민원’들을 들고 오는데, 그게 하루 다섯 명, 열 명이면 아무 상관없습니다. 끝도 없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예수님 입장에서 보면 보람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얼마나 피곤하셨겠습니까?

 

    예수님도 인성을 지니셨던 인간인지라 육체적 한계에 부딪쳤을 것입니다도저히 더는 못 견딜 지경에 이르렀을 것입니다.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시려고 타임아웃을 선언하셨습니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작은 배에 오르시고 한적한 곳으로 가셨습니다.

 

    그러나 웬걸, 배에서 내리니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마다 간절한 눈망울, 애절한 표정으로 그렇게 예수님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배를 타고 호수 건너편으로 가시는 동안 육로를 따라 ‘죽으라고’ 달려왔을 것입니다. 오로지 예수님을 만나려고, 예수님 앞에 그간의 모든 고통과 슬픔을 털어놓으려고, 예수님과 함께 있으려고...

 

    이런 군중들의 측은한 모습 앞에 예수님께서는 ‘그래, 어쩔 수 없지. 나중에 쉬지’하면서 포기하십니다. 다시 힘을 차려 그들을 도와주기 시작하십니다.

 

    그 누군가가 너무나 보고 싶어 정신없이 달려가 본 적이 있으십니까?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 너무나 그리운 사람, 꿈결조차 보고 싶었던 사람이 근처에 도착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만사 제쳐놓고 뛸 것입니다. 앞뒤 재지 않고 달려갈 것입니다.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우리를 사랑하는 분,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내어놓으시는 분, 우리를 위해 당신 자신의 안위나 휴식은 아예 일찌감치 포기하신 분, 그분을 만나기 위한 우리의 발걸음이 꽃사슴의 발걸음처럼 가볍고 설레었으면 좋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