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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출 없이, ‘있는 그대로’의 참 사람 되어 살기" - 8.2,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8-02 조회수886 추천수2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8.2 연중 제18주간 월요일

예레28,1-17 마태14,13-21

 

 

 

 

 

 

"연출 없이,  ‘있는 그대로’의 참 사람 되어 살기"

 

 

 

진실과 겸손은 함께 갑니다.

진실한 사람은 겸손하고 겸손한 사람은 진실합니다.

 

‘진실한 사람’이란 호칭보다 더 큰 찬사는 없을 것입니다.

진실은 힘이요 감동입니다.

앞으로의 정치지도자 자질의 키워드는 ‘진정성’과 ‘공감’이라 합니다.

이 또한 진실한 사람의 특성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오늘 복음을 묵상했고 몇 가지 예화가 생각났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자서전을 집필한 김 택근씨의 기고문 중 일부입니다.

 

“대통령은 처음과 끝이 같았고,

  어디를 치고 들어가도 선후, 좌우가 바뀌지 않았다.

  단언컨대 그는 진실했다.

  그 숱한 대화중에도 반말하나 하지 않으셨다.

  …새삼 위대한 삶을 남겨주신 김대중 대통령께 감사드린다.”

 

대통령의 진실하고 겸손한 면모가 짧은 대목에서도 환히 들어납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의 선종시

강우일 주교님의 추도사 중 마지막 말마디도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아껴주셨던 강우일이 인사드립니다.”

 

자신을 주교 강우일이 아니라

그저 한낱 평범한 인간으로 소개하니 예삿일이 아닙니다.

예전 장상의 말씀도 새롭게 떠올랐습니다.

 

“이 문희 대주교님은 전화 받을 때 꼭

 ‘예, 이문희입니다.’하고 말한 후 말문을 여셨습니다.”

 

역시 자기를 평범한 자연인으로 소개한

대주교님의 겸손이 참 아름다워 감동적입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겸손과 진실에 있음을 봅니다.

또 어느 촉망 받는 정치가에 대한 평이 의미심장하여

일정부분 그대로 인용합니다.

 

“평생을 직업이나 지위와 무관하게 아무런 연출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연인으로 살아내는 자, 극히 드물다.

  그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선 타고나야 한다.

  이건 가르치거나 흉내 낼 수 없다.

  게다가 그로 인한 비용을 감당해낼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 부분은 더 어렵다.

  그 획득의 노정은 대단한 분량의 용기와

  그것이 그저 곤조에 머물지 않도록 성찰할 지성까지 요구하기 때문이다.

  타고났다고 모두 그리 살아내지 못하는 건 그래서다.

  …그는 거기 근접한 최초의 진보정치인이다.”

 

연출 없이, 가면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연인으로 살아내는 자,

바로 진실과 겸손의 사람이요,

우리 수도승들이 목표로 하는 인간상입니다.

 

사실 연출 없이, 가면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엄혹한 현실입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살아남기 위해

가면을 쓰고 연출의 삶을 살아들 가는지요.

얼마 전 병원을 방문했을 때

어느 병원 종사자의 계속 웃는 얼굴이

‘웃음의 탈’을 쓰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참 씁쓸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아마 친절교육, 웃음교육에 세뇌되다 보니

본래의 얼굴을 많이 잃은 듯 했습니다.

생화와 조화를 구별하기 힘들듯,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기 힘든 세상입니다.

사람 또한 어느 얼굴이 그 사람의 참 얼굴인지 구별하기 힘든 세상입니다.

오늘 1독서에서 가짜 예언자 하난야에

감쪽같이 속아 넘어간 유다의 온 사제들과 백성들입니다.

 

“주님의 말씀이다. 내가 정녕 바빌론 임금의 멍에를 부수겠다.”

 

얼마나 고무적이고 호기에 넘치는 거짓 예언자 하난야의 예언입니까?

이어 예레미야의 목에서 멍에를 벗겨내어

부수어버리는 연출까지 해내니 믿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님의 말씀이 내리자 비로소 예언하는 참 예언자 예레미야입니다.

주님의 말씀이 내려야 비로소 예언하는 참 예언자들

겸손하고 진실할 수뿐이 없습니다.

 

“하난야, 잘 들으시오.

  주님께서 당신을 보내지 않으셨는데도

  당신은 이 백성을 거짓에 의하게 하였소.

  그러므로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오.

  ‘내가 너를 땅 위에서 치워 버리리니, 올해에 네가 죽을 것이다.

  너는 주님을 거슬러 거역하는 말을 하였다.”

 

마침내 예레미야의 예언대로

불행한 죽음을 맞이한 거짓 예언자 하난야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 역시

연출이나 가면이 없는 있는 그대로의 진실하고 겸손한

하느님의 사람임이 분명히 들어납니다.

 

“저희는 여기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가진 것이 없습니다.”

 

“그것들을 가져오너라.”

 

제자들이 가져온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찬미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나눠주고,

제자들은 그것을 군중에게 나눠줍니다.

말 그대로 진인사대천명의 자세요, 미사은총을 상징합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하느님의 감동에 이은 축복의 기적으로

모두가 배불리 먹었다 합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연출 없이, 가면 없이,

있는 그대로의 진실하고 겸손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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