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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믿음이 없으면 서지 못한다(不信不立)" - 8.7,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8-08 조회수390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8.7 연중 제18주간 토요일

하바1,12-2,4 마태17,4-20

 

 

 

 

 

"믿음이 없으면 서지 못한다(不信不立)"

 

 

 

하느님을 바라보는 게 믿음입니다.

불신불립(不信不立), 믿음이 없으면 못하면 서지 못합니다.

믿음 있어야 안정과 평화요 자기 존엄과 품위를 지킬 수 있습니다.

믿음 없으면 두려움과 불안에 제대로 설 수 없습니다.

우리 믿음에서 거품이 빠지면 순수한 진짜 믿음은 얼마나 될까요.

이래서 주님은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라

말씀하신 듯합니다.

어제 고백성사 시 고백신부님의 조언이 생각납니다.

 

“한두 번 하는 것은 덕이 아닙니다.

  끊임없이 실천하여 습관이 될 때 비로소 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믿음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두 번 믿어서 믿음이 아니라

항구한 믿음이 될 때 비로소 믿음의 덕입니다.

믿음하면 떠오르는 게 정주의 표상인 산과 나무입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 항구한 산, 크고 깊고 고요한 산,

말 그대로 항구한 믿음의 상징입니다.

항구한 믿음의 사람들, 마음 또한 크고 깊고 고요합니다.

우리 정주 수도자들이 지향하는 수도자상입니다.

나무의 경우 역시 아주 적절합니다.

하루 이틀에 크는 나무가 아니라

제자리에 항구히 뿌리내리며 성장하는 나무처럼

우리의 믿음 나무 성장도 그러합니다.

 

기도와 노동, 성독이 균형 잡힌 규칙적 일과의

하느님 나라 시스템에 충실할 때

큰 믿음의 나무로 성장하는 우리들입니다.

혼란과 무절제, 무질서의 사탄의 시스템 토양에서는

결코 믿음의 큰 나무로 성장할 수 없습니다.

 

“악한 자 풀처럼 돋아나고, 죄짓는 자 한창 꽃필지라도,

  그들은 영원히 없어질 것들, 하느님 당신만은 영원히 높으시나이다.”

 

하느님께 믿음과 희망을 둘 때

악이 번성한 사탄의 시스템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제자리의 삶에 항구할 수 있습니다.

결코 경거망동, 부화뇌동하지 않고

하느님 나라의 시스템을 살아 낼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습니다.

역시 악이 창궐한 세상에 좌절하는 하바쿡에 대한 주님의 충고입니다.

 

“너는 환시를 기록하여라.

  …지금 이 환시는 정해진 때를 기다린다.

  끝을 향해 치닫는 이 환시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늦어지는 듯하더라도 너는 기다려라.

  그것은 오고야 만다.

  지체하지 않는다.…그러나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

 

꼭 작금의 현실에 절망하는 우리에게 주시는 주님의 메시지 같습니다.

막연한 수동적 기다림의 믿음이 아니라,

깨어 마음의 눈 활짝 열고 주님을 기다리는 능동적 믿음입니다.

바로 다음 하바쿡의 자세입니다.

 

“나는 내 초소에 서서, 성벽 위에 자리 잡고서 살펴보리라.

  그분께서 나에게 무어라 말씀하시는지,

  내 하소연에 어떻게 대답하시는지 보리라.”

 

바로 이렇게 깨어 기다리는 중에 주님의 충고 말씀을 들은 하바쿡입니다.

하바쿡처럼 깨어 기다리는 믿음으로 살아가는 의인들입니다.

새 성경은 ‘의인은 성실함으로 산다.’인데

이 보다는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가 좋습니다.

루터가 종교개혁 시 기치로 내 건 말씀이기도 합니다.

 

“의인은 빨마처럼 무성하고, 레바논의 체드루스처럼 자라나리니,

  하느님 집안에 심어진 그들은, 하느님의 뜰에서 꽃피리이다.”

 

믿음으로 살아가는 의인들,

위의 시편 말씀처럼 사탄의 시스템 세상 안에서도 하느님의 나라를 삽니다.

오늘 예수님의 다음 말씀은

제자들과 주변에 몰려든 사람들은 물론

오늘의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아, 믿음이 없고 비뚤어진 세대야!”

 

이어 호통을 치시자

아이에게서 마귀는 나가고 바로 그 시간에 아이는 나았다합니다.

예수님의 믿음의 위력이 유감없이 나타나는 장면입니다.

 

“어찌하여 저희는 그 마귀를 쫓아내지 못하였습니까?”

 

제자들의 물음에 대한 예수님의 즉각적인 다음 말씀은

그대로 우리를 향한 말씀입니다.

 

“너희의 믿음이 약한 탓이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산더러 ‘여기서 저기로 옮겨가라.’ 하더라도 그대로 옮겨갈 것이다.

  너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전능하신 하느님의 힘을 그대로 끌어다 쓰는 것이 바로 믿음입니다.

그러니 믿음의 힘은 바로 하느님의 힘임을 깨닫습니다.

결국 탓할 것은 우리의 약한 믿음입니다.

하여 다음 고백이 참 절실히 마음에 와 닿습니다.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마르9.24).

이런 겸손한 이들에게 하사되는 믿음의 은총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믿음과 희망, 사랑을 튼튼하게 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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