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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월8일 야곱의 우물- 루카12,32-48/ 렉시도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8-08 조회수407 추천수4 반대(0) 신고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32“너희들 작은 양떼야,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그 나라를 너희에게 기꺼이 주기로 하셨다. 33너희는 가진 것을 팔아 자선을 베풀어라. 너희 자신을 위하여 해지지 않는 돈주머니와 축나지 않는 보물을 하늘에 마련하여라. 거기에는 도둑이 다가가지도 못하고 좀이 쏠지도 못한다. 34사실 너희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희의 마음도 있다. 35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놓고 있어라. 36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37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 38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 39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40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41베드로가, “주님, 이 비유를 저희에게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 아니면 다른 모든 사람에게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 하고 물었다. 42그러자 주님께서 이르셨다. “주인이 자기 집 종들을 맡겨 제때에 정해진 양식을 내주게 할 충실하고 슬기로운 집사는 어떻게 하는 사람이겠느냐 ? 43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 44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주인은 자기의 모든 재산을 그에게 맡길 것이다.
 
45그러나 만일 그 종이 마음속으로 ‘주인이 늦게 오는구나.’ 하고 생각하며, 하인들과 하녀들을 때리고 또 먹고 마시며 술에 취하기 시작하면, 46예상하지 못한 날, 짐작하지 못한 시간에 그 종의 주인이 와서, 그를 처단하여 불충실한 자들과 같은 운명을 겪게 할 것이다. 47주인의 뜻을 알고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거나 주인의 뜻대로 하지 않은 그 종은 매를 많이 맞을 것이다. 48그러나 주인의 뜻을 모르고서 매 맞을 짓을 한 종은 적게 맞을 것이다.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시고, 많이 맡기신 사람에게는 그만큼 더 청구하신다.”
 
 
 
 
시작 기도
오소서, 성령님. 저희를 깨어 있게 하시고 삶의 모든 순간에 언제나 저희에게 말씀하시며 바른길로 이끌어 주시는 당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소서.

독서
오늘 복음은 여러 토막의 말씀으로 되어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공통된 점은 주인이 지금 여기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때 종이 주인을 두려워할 뿐이라면 어쩔 수 없이 주인의 뜻을 행할 것이고, 아버지가 집을 비웠을 때는 행동이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종들의 마음이 주인을 향하지 않고 다른 것에 머물 수 있고, 마치 주인이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자기 좋을 대로 하면서 주인의 명령은 생각지 않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종류가 다른 기다림도 있습니다. ‘물망초 꿈꾸는 강가를 돌아 / 달빛 먼길 님이 오시는지’ 이런 기다림이라면 어떨까요 ?

이렇게 기다림은 기다리는 사람과의 관계에 좌우되는 것이기 때문에, 주인을 기다리는 태도를 가르쳐 주시는 예수님의 출발점은 주인과 종의 관계를 새롭게 세워주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첫 번째 말씀은 우리를 ‘작은 양떼’ 라고 부르시며 “두려워하지 마라.” 는 위로입니다. (12, 32) 언제 심판이 닥칠지 모르니 두려워하며 조심하라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당신 나라를 주기로 하셨으니 기뻐하며 살라는 것입니다. 이런 약속 때문에, 그 약속에 대한 신뢰 때문에 주님을 기다리는 삶이 가능하게 됩니다.

이것은 인간관계 안에서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전혀 다른 문맥에서 나온 표현이지만 ‘자녀다운 순종의 출발점은 아버지가 자신에게 좋은 것만을 주고자 하신다는 것에 대한 신뢰이다.’ 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어떤 사람이 진심으로 자신이 아닌 나를 위해 나에게 어떤 것을 명한다는 것을 알 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순종이 가능해집니다. 아버지를 신뢰하고 사랑한다면 아니, 아버지께서 나를 깊이 사랑하고 아끼시며 나에게 모든 좋은 것을 주려 한다는 것을 안다면, 아버지가 보거나 그렇지 않거나 그 뜻을 행하려 할 것입니다. 이제부터 예수님께서 말씀하실 깨어 기다리는 종의 태도는, 우리에게 하늘나라를 주고자 하시는 아버지께 대한 응답에서 나와야 합니다.
이어서 예수님은 구체적 행동도 가르치십니다. “너희는 가진 것을 팔아 자선을 베풀어라.” (33절) 우리의 마음을 하늘로 향하기 위해 우리의 보물을 하늘에 쌓아두라는 말씀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아버지께서 하늘나라를 주고자 하시니, 다른 것에 마음을 묶어두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이렇게 볼 때, 주인이 왔을 때에 깨어 있는 종들은 행복하다는 말씀이 (37절) 새로운 의미로 들립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누군가를 몰래 기다려 본 사람은 이 종의 행복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 것입니다. 주인이 왔을 때에 잠들어 있지 않아 주인에게 잘 보였으니 다행이라는 말이 아니라, 나를 아끼시는 아버지를 오래 기다렸는데 깨어 있으면서 그 아버지를 만났으니 복된 것입니다. 주인이 종들을 식탁에 앉히고 그들 곁에서 시중을 들리라는 (37절), 정상적인 주인과 종의 관계를 벗어나는 이 말씀은 어느 순간 우리를 찾아오실 주님과 우리의 관계를 다시 한 번 말해 줍니다.
그런 다음 베드로는, 특별히 제자들에게 이 말씀이 무슨 뜻인지를 묻습니다. 예수님의 대답은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시고, 많이 맡기신 사람에게는 그만큼 더 청구하신다.” (48절) 복음에 나오는 ‘집사’ 는, 주인이 없을 때에 주인의 뜻에 따라 집안의 모든 일을 관리할 책임을 맡은 사람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의 기간은 우리가 주님의 뜻대로 이 세상을 가꾸어 나갈 책임을 지니는 기간입니다. 주님을 진정으로 안다면 그것은 삶의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한적일지라도 우리가 주님의 뜻을 안다면 우리한테는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해야 할 몫이 있습니다. 주님과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주고자 하시는 그 ‘나라’ 가 어떤 것인지 안다면, 지금은 불완전한 이 세상을 하느님께서 어떻게 완성시켜 가기를 바라시는지 안다면 그 ‘알고 있다’ 는 사실은 바로 주님께서 우리에게 무엇을 ‘주신’ 것, ‘맡기신’ 것이고 따라서 우리에게 요구와 요청이 따르는 것입니다.

성찰
미카 예언자는, “사람아, 무엇이 착한 일이고 주님께서 너에게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그분께서 너에게 이미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6, 8) 주님께서 오실 때에 우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주님을 기다리는 종의 올바른 태도인지 몰라서 못했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기도
보소서, 종들의 눈이 제 상전의 손을 향하듯 몸종의 눈이 제 여주인의 손을 향하듯 그렇게 저희의 눈이 주 저희 하느님을 우러릅니다.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실 때까지. (시편 123, 2)
안소근 수녀(성도미니코선교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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