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멀리서 그것을 보고"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10-08-09 조회수400 추천수7 반대(0) 신고


요즘 성당마다 에어컨 없는 곳이 있을까?

덕분에 열대야의 무더운 날에도 시원하게 미사를 봉헌할 수 있다.

신자분들도 성당에 가면 시원한 에어컨 바람 맞으며 미사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발걸음이 훨씬 가벼울 거 같다.

이런 기대감 같은 것이 믿음이다.

 

2독서의 말씀을 다시 들어보자.

“형제 여러분,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의 보증이며, 보이지 않는 실체들의 확

증입니다.

-시원한 바람 맞으며 미사드릴 수 있다는 바램과 이마에 흐르던 땀이 멈추는 현실

은 참으로 우리를 기분좋게 만들어준다.- 사실 옛사람들은 믿음으로 인정을 받았습

니다.

믿음으로써, 아브라함은 장차 상속 재산으로 받을 곳을 향하여 떠나라는 부르심을

받고 그대로 순종하였습니다.

믿음으로써, 사라는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여인인 데다, 나이까지 지났는데도, 임

신할 능력을 얻었습니다.”

 

아브라함과 아내 사라가 믿은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하늘의 별처럼 수가 많고, 바닷가의 모래처럼 셀 수 없는 후손이 태어나

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두 사람은 딸랑 아들 하나만 보고 죽었다.

또 다른 아들이 하나 있기는 하지만 그 아들은 몸종인 하갈에서 난 이스마엘이다.

하늘의 별, 바닷가의 모래처럼 수 없이 많은 후손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

려운 자식이다.

그렇지만 두 사람은 하느님의 말씀을 믿었다.

그것을 2독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믿음 속에 죽어 갔습니다. 약속된 것을 받지는 못하였지만,

멀리서 그것을 보고 반겼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말씀이다.

약속된 하느님의 축복을 살아생전에는 누리지 못했지만

굳은 믿음으로 멀리서 그것을 보고 기뻐하였다.

 

예수님도 제자들에게 약속의 말씀을 하셨다.

“너희들 작은 양 떼야,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그 나라를 너희에게 기꺼이 주기로 하셨다.”

 

하지만, 우리 제자들에게 이 약속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련을 겪어야 했

다.

그렇게 믿고 따르던 예수님이 폭도들의 우두머리로 죽는 것을 지켜봐야 했고,

부활하신 뒤에는 많은 유대인들의 반대를 받아 돌에 맞아 죽어야 했고,

이방 민족들에게 전파되기 위해서는 수천 수만명이 박해를 받아 죽어야 했다.

 

참으로 하늘 나라가 우리 가운데 오는 것을 보기 위해서는 오랜 기다림이 필요한

것 같다.

아브라함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가 죽고 난 뒤,

 어쩌면 억만겁의 시간이 지나야 하느님 나라가 오는 것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하느님의 나라는 우리 가운데 있다.

그래서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

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하느님이 계신 곳이 하느님 나라라면,

그분의 아들 예수님이 계신 곳도 하늘나라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거나,

혹은 그 반대로 우리가 상처입힌 사람에게 용서받을 때

그분이 함께 계신 것을 느낄 수 있고 그곳이 바로 하늘나라일 것이다.

 

죽어야만 갈 수 있는 하느님 나라,

그래서 지금 당장 바르고 정직하게 사는 것이 보상받지 못하고,

악인이 잘 되는 꼴을 보는 것이 괴로울 수 있지만,

우리도 아브라함처럼 믿음으로써 “멀리서 그것을 보고” 기뻐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도 “허리에 띠를 띠고”

목마른 사람을 찾아가 마실 것을 주고,

헐벗은 사람을 찾아서 입을 것을 주고,

감옥에 갇힌 사람을 찾아가 위로의 말을 건넬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장차 예수님이 허리에 띠를 띠고 우리들을 시중들어주실 것이다.

사실 예수님은 십자가 제사를 바치기 전에 이미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심으로서

이 모습을 미리 보여주셨다.

우리는 믿음으로써 “멀리서 그것을 보고” 기뻐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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