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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착한 목자 영성" - 8.18,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8-18 조회수424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8.18 연중 제20주간 수요일

에제34,1-11 마태20,1-16

 

 

 

 

 

"착한 목자 영성"

 

 

 

착한 목자의 영성은 최고경영책임자(CEO)의 영성과 다릅니다.

 

착한 목자의 마음은 하느님의 마음이요,

CEO의 영성은 탐욕에 바탕 한 이익 중심의 마음입니다.

착한 목자는 사람에 대한 연민, 배려, 공감의 소통을 중심에 두지만

CEO는 최대한의 이윤 창출을 중심에 둡니다.

 

하느님은, 예수님은 착한목자의 모범입니다.

하느님의 마음은 그대로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오늘 1독서를 통해 착한목자 하느님의 마음이,

복음의 하늘나라 비유를 통해 착한목자 예수님의 마음이 환히 계시됩니다.

에제키엘 예언자를 통해

직무에 충실하지 못한 목자들에 대한 하느님의 질책입니다.

착한 목자 하느님의 마음이, 사랑이 그대로 들어납니다.

 

“불행하여라. 자기들만 먹는 이스라엘의 목자들!

  양 떼를 먹이는 것이 목자가 아니냐?

  너희는 젖을 짜 먹고, 양털로 옷을 해 입으며, 살진 놈을 잡아먹으면서,

  양떼는 먹이지 않는다.

  너희는 양들에게 원기를 북돋아 주지 않고, 아픈 양을 고쳐주지 않으며,

  부러진 양을 싸매 주지 않고, 흩어진 양을 도로 데려오지도,

  잃어버린 양을 찾아오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들을 폭력과 강압으로 다스렸다.

  …산마다, 높은 언덕마다 내 양 떼가 길을 잃고 헤매었다.

  내 양 떼가 온 세상에 흩어졌는데, 찾아보는 자도 없고,

  찾아오는 자도 없다.”

 

그대로

무책임하고 무자비하고 이기적인 지도자들, 목자들 만날 때 겪게 되는

비참한 모습이 실감나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이런 탐관오리 관리들을 깨우치게하기 위해

정 약용은 '목민심서'를 저술했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양들이 목자들의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위탁 받은 하느님의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비단 지도자나 목자뿐 아니라 책임적 위치에 있는 이들,

교회공동체에 몸담고 있는 모두가

마음 깊이 새겨야 할 착한 목자의 영성입니다.

이어 끝내 좌시하지 않고 적절한 때 개입하여

엄중히 그들의 책임을 추궁하겠다는 주님의 단호한 말씀입니다.

 

“나 이제 그 목자들을 대적하겠다.

  그들에게 내 양 떼를 내 놓으라 요구하고,

  더 이상 내 양 떼를 먹이지 못하게 하리니,

  다시는 그 목자들이 양 떼를 자기들의 먹이로 삼지 못할 것이다.

  나는 내 양 떼를 그들의 입에서 구해내어,

  그들의 먹이가 되지 않게 하겠다.

  나 이제 내 양 떼를 찾아 보살펴 주겠다.”

 

목자직이 얼마나 엄중하고 힘든 직책임을 깨닫게 됩니다.

분도 성인이 아빠스에게 요구하는 우선적 자질도 착한목자의 영성입니다.

 

“그는 영혼들을 다스리고 많은 사람들의 기질을 맞추는 일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를 알아야 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유순하게 대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책벌하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권고해 주어야 한다,

  또 각자의 성질과 지능에 따라

  모든 이에게 순응하고 알맞게 해 줌으로써

  자기에게 맡겨진 양들에게 손해가 없도록 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착한 양들의 수효가 늘어나는 것을 기뻐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나가고 사라질 지상 사물에 대해

  지나치게 마음을 쓰느라고

  자기에게 맡겨진 영혼들의 구원 문제를 소홀히 하거나

  가벼이 보이 넘기지 말아야 하며,

  자기가 영혼들을 다스리도록 책임 맡았으므로,

  그들에 대해 헴바침이 있으리라는 사실을 언제나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하느님의 양들을 위임 맡은 아빠스의 직책이 얼마나 엄중한지요.

유능한 CEO 이전에 착한목자 아빠스가 되라는 말씀입니다.

비단 아빠스에게만 해당되는 착한목자영성이 아니라

가정의 부모는 물론 공동생활을 하는 믿는 모든 이들이

필히 참작해 살아야 하는 영성입니다.

공동체 집단이 아닌

하나하나에 맞는 지혜로운 분별의 처방을 사용하는 착한 목자 아빠스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하늘나라의 비유를 통해

착한목자의 진면목을 보여줍니다.

여기 포도밭 주인이 상징하는 바 착한목자 하느님이자 예수님이십니다.

포도밭에서 일하기 위해 사람을 쓴다기보다는

일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 사람을 쓴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익창출이 아니라 사람의 일자리 창출이 우선입니다.

오늘날의 이윤극대화를 위해

구조조정을 밥먹듯이 하는 기업인들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착한목자의 영성과 CEO의 영성의 차이입니다.

아침 일찍 일꾼들을 다 구할 수도 있었을 터인데

이른 아침, 아홉 시쯤, 열두시 쯤, 오후 두시쯤, 오후 다섯 시 쯤

장터에 나가 일이 없어 서성이는 이들을

완전 고용하는 착한 목자 포도밭 주인입니다.

바로 모두의 공존공생을 바라시는 하느님의 마음입니다.

 

“당신들도 포도밭으로 가시오.”

 

이렇게 모두가 완전 고용되는 세상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착한목자의 진면목은 하루 품삯의 지불에서 유감없이 드러납니다.

맨 먼저 온 이가 맨 나중에 온 이와 똑같은 품삯을 받자 불평을 터트립니다.

 

“맨 나중에 온 저자들은 한 시간만 일했는데도,

  뙤약볕 아래에서 온종일 고생한 우리와 똑같이 대우하시는군요.”

 

너무 지당한 항의요 우리의 보편적 반응입니다.

불공정한 포도밭 주인의 처신이 정의의 법칙에도 어긋납니다.

바로 여기서

사람의 계산법과 착한목자 하느님의 계산법의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을 사람 잣대로 잰 것이 잘못이었습니다.

 

“당신 품삯이나 받아서 돌아가시오.

  나는 맨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당신에게처럼 품삯을 주고 싶소.

  내 것을 가지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없다는 말이오?”

 

바로 회개가 필요한 순간입니다.

편협한 내 마음에서 벗어나

너그럽고 자비로우신 착한목자 하느님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일한 시간이나 양이 아닌

한 시간 일한 사람의 가족의 최저생계비를 생각했을 것입니다.

가난하고 힘없는 국민 하나하나의 복지를 배려하여

교육, 의료, 주택, 일자리를 십분 고려한

착한목자영성을 실현하는 국가의 역할이 참으로 절실한 시대입니다.

착한목자 영성은 사람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이 창조하신 온 세상이 사목의 대상입니다.

관련되는 대목을 인용합니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우리와 비슷한 사람을 만들자,

  그래서 그가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집집승과 온갖 들짐승과

  땅을 기어 다니는 온갖 것을 다스리게 하자.”

 

“신들보다 조금만 못하게 만드시고 영광과 존귀의 관을 씌워 주셨습니다.

  당신 손의 작품들을 다스리게 하시고 만물을 그의 발아래 두셨습니다.”

 

사람들뿐 아니라 우리 자신은 물론 세상 만물 역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착하게 다스리고 관리할 책임을 맡은,

착한목자 영성을 살아야 하는 우리들입니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사람뿐 아니라 하느님의 창조물 역시 이웃처럼 사랑하라는 말씀이요,

사람을 포함한 모든 피조물에게까지 복음을 선포하라는 말씀입니다.

우주적 차원에까지 확장되는 이웃 사랑이요 착한목자영성의 실천입니다.

착한목자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를 치유하시고 충만케 하시어 착한목자영성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시편23,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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