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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좁은 문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8-21 조회수796 추천수14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연중 제 21 주일 - 좁은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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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후회스러운 일이 꼭 생기게 마련입니다.

저에겐 술을 마실 때 후회스러운 일이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어제도 과음을 해서 오늘도 늦게 일어났고 하루 종일 머리가 띵한 채 보내야했습니다.

저는 독한 술을 잘 안 마시는데 어제는 술자리에 함께 하신 신부님들이 고량주를 드시겠다고 했습니다. 조금 조심스런 분위기라 저 혼자 약한 술을 마시겠다고 하기가 어려웠고 그렇게 분위기에 휩쓸리게 되었습니다.

정말 상황이 그렇게 가더라도 아닌 것 같으면 혼자라도 아니라고 해야 하는데, 대다수의 사람과 과감하게 홀로 맞선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 영화화되기도 하였는데, 한 심리학자가 지원을 받아 제비뽑기를 하여 간수 팀과 죄수 팀을 짜서 며칠간 만들어진 감옥세트 내에서 상황극을 하며 지내도록 하였습니다. 그런데 간수들은 점점 사악해져갔고 죄수들은 간수들의 폭력에 온갖 굴욕적인 것까지 정말 죄수처럼 따라하였습니다. 실제 간수가 아니고, 실제 죄수가 아닌데도 아무도 그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상황의 힘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입니다.

결국 며칠 뒤 폭력이 점점 심해져서 억지로 실험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때 간수들이 죄수 역할을 하는 사람들에게 행했던 대부분의 장면들이, 수십 년 후에 미군들이 이라크 포로들에게 했던 장면들과 매우 흡사한 면을 보면서, 상황이 사람을 어떻게 만들어가는 지를 잘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하는 것도, 좋은 단체에 가입해야 하는 것도 다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입니다. 혼자서는 대부분의 주위 사람들이 하는 것들에 대항할 힘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대단히 많은 상황의 힘 안에서 힘없이 맥도 못 추고 주관도 없이 이리저리 쓸려 다니며 살아가고 있을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고 하시는 이유는 바로 우리를 조종하는 그 상황의 힘을 이기라는 뜻입니다.

공기 중에 인간에 생명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산소는 21%입니다. 그러나 생명유지에 전혀 필요하지 않은 질소는 78%를 차지합니다.

아마도 세상에서 구원받을 사람들의 숫자도 질소의 비율보다는 산소의 비율에 가까울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늘나라로 들어가는 문은 좁고 험해서 더 많은 사람들은 넓고 편한 길을 택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성당에 나온다고 해서 과연 다 공기 중 산소와 같이 21%에 속할까요?

세계에서 가톨릭을 믿는 사람들도 21%정도 되겠지만, 그 가톨릭 신자 중에서도 정말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21%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주일미사 참례율은 신자의 30%에도 못 미치고, 유럽은 10%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마지막 날에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나라에서 쫓겨나 “저희가 먹고 마실 때에 주인님도 같이 계시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우리 동네에서 가르치시지 않았습니까?” 라고 따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듣고 그분과 함께 먹고 마신 적이 있습니까? 없다고 한다면 진짜 예수님께서 모른다고 하셔도 할 말이 없을 것입니다. 이는 미사를 상징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그분의 살을 먹고 그분의 피를 마심으로써 그 분과의 친교를 이루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미사에 나와 주님, 주님 한다고 해서 다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너희가 어디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악을 일삼는 자들아, 모두 물러가라.

 

미사를 했는데도 예수님께서 우리를 ‘모르시겠다’고 하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제가 2년의 보좌생활을 하고 지금은 멀리 떨어져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이나 전화로 자신들의 이름을 대면서 먼저 자신들을 기억하느냐고 물어봅니다. 기억하고 있다면 별 문제가 없지만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 그렇게 물어보면 대답하기가 조금 난감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무리 자주 만났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과 진정으로 만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즉, 깊은 인상을 받지 못했기 때문인 것입니다.

중학교 때 지금의 에버랜드로 소풍을 간 적이 있었는데 친구들과 누가 예쁜 여자들과 사진을 찍는가 시합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어떤 학교에서 왔는지는 모르지만 한 예쁜 아이에게 말을 걸어서 사진을 함께 찍었습니다. 그 아이와 단 10초 정도밖에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지만 지금도 그대로의 모습으로 나타나면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러나 일 년 이상을 매일 함께 했던 초등학교 때 선생님들의 얼굴은 거의 기억나지 않는 것은 신기한 일입니다.

신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상 깊은 신앙생활을 하는 신자들은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그러나 특별히 인상을 주지 못하는 신자들은 오래 남지 않습니다. 열심히 봉사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았거나 혹은 열심히 기도하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기억에 오래남지만 특별히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한 신자들은 자주 연락하지 않는 이상엔 조금씩 기억에서 사라져버리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너희가 어디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악을 일삼는 자들아, 모두 물러가라.”라고 하신 것도 같은 의미입니다.

선을 행하는 사람들은 당신이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잊지 않으시지만 아무리 미사에 열심히 참여한 사람도 악을 일삼으면 예수님은 그런 사람을 더 이상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기억하시는 예쁜 사람은 예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행하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매일 군중 속에 끼어 군중 속의 한 사람으로서 예수님을 만나봐야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한 개인으로서 예수님께 예쁜 모습을 보여야 예수님의 마음에 깊이 박혀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막시밀리아노 꼴베 신부님은 포로수용소에서 가정이 있는 사람이 죽을 위기에 처하자 자신이 나서서 대신 죽겠다고 자원하였습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은 신앙만 버리면 많은 재산과 명예를 주겠다는 말을 무시하고 고통스러운 순교를 선택합니다.

마더 데레사 수녀님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가난하고 버려진 사람들을 끌어안습니다.

이런 예를 들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택하지 않는 길을 선택한 이들은 모두 성인들이고 예수님 마음에 깊이 새겨진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선택이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지 모를 때에는 많은 사람들이 하는 것과 반대로 하면 됩니다. 왜냐하면 어차피 많은 사람이 넓은 문으로 가고 좁은 문으로는 몇 안 되는 사람만이 선택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 중 끝까지 예수님을 따라 골고타 언덕까지 간 사람은 몇 명이었습니까? 대부분이 예수님을 배반하고 도망갔지만 요한만이 끝까지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따라서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의 마음에 가슴깊이 새겨진 사도는 요한밖에 없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세례를 받고 성당에 나옵니까? 그렇습니다. 주일미사 참례율 28%, 그렇다면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28%에 들어야합니다. 평일미사에 참례하는 사람이 많습니까, 아니면 하지 않는 사람이 많습니까? 당연히 몇 명 안 되죠? 그렇다면 그 몇 명 되지 않는 편을 택하는 것이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성경을 읽는 사람이 많습니까, 읽지 않는 사람이 많습니까? 묵주기도를 꾸준히 하는 사람이 많습니까, 하지 않는 사람이 많습니까? 십일조를 내는 사람이 많습니까, 아니면 안 내는 사람이 더 많습니까?

정말 이렇게 따지다보면 신자들 가운데서도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지 않은 것이 좋은 길임을 쉽게 깨달을 수 있고 무엇이 좁은 문인지도 알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좁은 문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는 좁은 문이 힘든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힘든 길을 선택하는 것이 예수님의 마음에 깊이 새겨져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 되는 길이니 어떻게 하겠습니까?

십자가의 성 요한은 이렇게 말합니다.

“쉬운 길과 어려운 길이 있다면 항상 어려운 길을 선택하십시오.”

  

 
 
   
 
< 너 나를 사랑하느냐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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