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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경연구회에서 하는 일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10-08-22 조회수358 추천수5 반대(0) 신고

 

 

 

먼저 복음 묵상에서  '성경 연구회'의 이야기를 썼으니 

이 참에 우리 연구회에서 공부하는 방법을 소개해드릴까 해요.

 

성경연구회 회원은 매주 한번씩 나와서, 3시간 정도 회합을 합니다.

(먼저의 특별반은 매주 두 차례 나와서, 하루 6시간 정도 회합을 하고요.)

 

저희들이 모여서 하는 일은 성경 공부 교재를 만드는 일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평신도가 무슨 성경공부교재를 만드냐고 비웃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 말을 평신도가 하는 것은 스스로를 '병신도'로 비하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모두 신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모여 교재를 만든다면 모르지만,

교리 신학원 출신들이 주축이 되어 '성경 연구회'라니

신학대학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 말을 하는 사람이 교리 신학원 출신이어서, 저는 더 의아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말들은 우리 성경교재의 특성을 몰라서 하는 말입니다.

성서신학의 전문가, 성직자들이나 수도자들이 쓴 성경교재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저희들이 따로 만들 필요가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하지만 평신도들이 평신도의 마음을 더 잘 안다고,

우리들 수준으로 내려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교재는 많지 않습니다.

또한 외국의 것을 번역한 교재는 많아도

우리 정서에 맞고, 우리 사회나 교회의 현실을 반영한 교재는 많지 않습니다.

 

물론 성경의 진리는 보편적 진리이지만,

그것을 읽고 묵상하고 생활을 나누는 데 있어서 너무 관념적(또는 영성적)인 것은,

우리의 생활 체험이나 우리의 수준과 동떨어진다는 것이지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수도자 성직자의 삶이 우리와 너무 다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서양의 이성적 사고의 틀 안에서 나온 나눔 문제들과

동양의 정감적 사고의 틀 안에서 살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더구나 동양 중에서도 지극히 정감적인 사람들인 우리나라 사람들이고 보면,

또 어떤 사회 보다도 역동적인 우리나라, 우리 교회의 구조를 보아도

서양의 정적인 그것과는 참 많이 다르기에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교재도 필요하고, 또 다른 것도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연유에서 평신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성경공부교재를 만들어야 하는 것인데

그렇다고 핵심이 빠지면 안 되는 것은 물론이겠지요.

그래서 저희들에겐 지도 신부님이 계십니다.

저희 지도 신부님께서는 이런 교재를 만들기 위해 오랫동안 구상을 하셨습니다.

(저는 이 분을 알게 된 10여년 전부터 그 말씀을 줄곧 들었습니다)

 

처음엔 신학생들과, 또 '성경을 사랑하는 사제들의 모임'과 함께 교재를 만들고자 하셨지만,

그분들이 너무나 바빠서 현실적으로 매우 힘들다는 것을 아셨기에,

오랜 고심끝에 평신도들이 주축이 된 성경연구회를 만들기로 결단을 내리신 것이지요.

 

 

 

이렇게 탄생한 성경 연구회는 2년간의 준비 과정을 통해

올 초에 드디어 한권의 책, '마르코복음 맛들이기'를 출간하였답니다.

 

그동안 많은 것을 얻었는데, 함께 고생한 많은 분들의 노고와 희생이 바탕이 되었습니다.

얻어진 것들 안에는 물론 무수한 시행착오와 실패를 통해 배운 것이 많습니다.

또 위에 적은 것처럼 씁슬한 비난과 생각지도 못한 여건의 변화에 따른 아픔들도 있었습니다.

 

어떻든 한 권을 발행한 이후,  연구회를 다시 정비하여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소모임의 진행 방법도 조금 개선하고

좀더 효과적으로 교재를 만드는 방법도 고안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하여 정착된 팀별 소모임의 과정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1. 회원들이 모여 먼저 시작 기도를 합니다.

2. 해당 본문을 돌아가며 읽습니다.

3. 본문 중에 가장 이해가 안 되는 점, 평소 궁금했던 점을 이야기합니다.

  (이 본문을 최초로 들었을 때, 초심자였을 때의 궁금했던 점까지 기억해서 하나씩 발표합니다.)

   발표한 것을 노트에 적습니다.

 

4. 다른 복음서와의 다른 점을 골라내봅니다. 이것도 노트에 적습니다.

       (이는 이미 마르코와 루카를 연구한 사람들이기에 가능합니다.

         정말 다른 점인지는 '네 복음서 대조'를 찾아보고 확인합니다)

 

  . 이제 노트에 적은 것들, 한가지씩에 대해 기탄없이 의견을 나눕니다.

   회원들이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자유롭게 자기 의견을 피력하는 것입니다.

   (이래서 이미 많이 알고 있다는 사람이 어쩌면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가운데, 생각지도 못한 의문과 궁금증이 쏟아져 나옵니다.

    자기의 질문은 아니지만, 반모임이나 신심단체, 주변 인물에게서 들었던 의문들도 망라됩니다.

    그러는 동안 어떤 것을 거르고 어떤 것을 어디에 써야 할지 자연스레 가려집니다.

    또 이 때, 어렴풋이 알던 것을 확실하게 정립하고 

    그래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나중에 자료를 더 찾아보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것이 '말씀 풀이'에서 꼭 해설해 주어야 할 부분이 되는 것이고

    마태오 복음만의 특성이 나타나는 구절은 '본문 익히기'에 넣습니다.

    묵상이나 생활 속에서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은 '묵상 나누기'나 '생활 나누기'에 반영합니다.

    본문 풀이에 쓰기에는 부수적인 궁금증들도 많이 나오는데, 이것은 "궁금해요"라는 보너스 팁에,

    본문과 연결되는 교리 상식들은 "그렇군요"라는 보너스 팁에 올려서

    그야말로 신앙과 생활을 긴밀하게 연결해주려고 노력합니다.

 

    이렇게 하여 다음 주에 정리해올 '과'의 공부가 끝납니다.

 

5 . 다음은 먼저 주에 정리해온 '과'에서 무엇이 삭제되고 무엇이 첨가되었는지를 살펴보고 의논합니다.

 

6.   마침 기도를 하고 모임은 끝납니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전초전에 불과합니다.

 

7. 본격적으로 집에 돌아가 해당 본문에 대한 참고 서적들을 읽고

   회합 시간에 적은 노트를 보면서 핵심 사항을 참고하여 풀이를 집약해옵니다.

   일주일의 시간이 주어지는 이 작업에 얼마나 충실한가에 따라

   자기 만의 치열한 공부가, 연구가 완성되는 것입니다.

 

8. 다음 회합 시간이 되기 전에 각 팀(2-4명으로 구성)의 대표에게 파일을 보내고

   팀 대표는 자기 팀원들의 파일을 집약하여  연구회 카페에 올립니다.

   (이 때, 각 회원들의 파일을 함께 첨부하여 각 회원들의 결과물을 모두 참고하고 공유할 수 있게 합니다)

 

9. 이렇게 올려진 매 과의 파일을 하나씩 읽고,

    수정하고 편집하는 것이 회장인 저의 임무입니다.

    그런데 제가 왜 그 부분을 삭제했는지, 또는 첨가했는지에 대한 이유나 배경을 다음 주 모임에서 설명합니다.

    그리고 회원들의 의견을 묻습니다.

 

    이 과정은 매번 마침기도 전에 이루어집니다. (순서 5. 에서...)

    이견이 없으면 그것으로 한 '과'가 통과되는 것이지요.

 

10.  마지막으로 지도 신부님께서 감수를 해주십니다.

    지도와 감수 작업은 사실 맨 마지막에 한번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중간 점검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이에 따라 여러 번 처음부터 다시, 도돌이표로 돌아가기도 하지요, ㅜㅜ)

   

11. 아무튼 감수가 다 끝난 편집본이 나오면 

    이제부터는 회원 모두가 돌아가며 읽으면서 오타를 잡는 과정이 남아 있습니다.

     (이것도 횟수가 많을수록 좋은 결과가 나지요.)

 

12. 이런 과정들을 거쳐 최종 원고가 출판사로 넘겨집니다.

   (그 후 출판사와의 수없는 줄다리기는...... 상상으로 넘깁니다.... ^^)

 

이처럼 저희는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하지만 부족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하느님 말씀을 보다 쉽게 전파하기 위해서

많은 시간을 내어 열심히 일하고 있는 저희 '성경 연구회'를 위해

기도해주시고 마음으로나마 후원해주시길 바랍니다.

 

(책이 나오면 꼭 사서 활용하시고 주위에 널리 홍보해주시길 부탁드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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