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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의 체제(system) 공동체" - 8.23,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8-23 조회수405 추천수8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8.23 연중 제21주간 월요일 2데살1,1-5.11ㄴ-12 마태23,13-22

 

 

 

 

 

 

"하느님의 체제(system) 공동체"

 

 

 

예전 김수환 추기경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대화가 되는 사람은 힘이 없고, 힘 있는 사람은 대화가 안 된다.”

 

체제(system) 안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는 힘 있는 자들은 불통이고

체재내의 힘이 없는 비주류와는 소통이 된다는 씁쓸한 고백입니다.

얼마 전 ‘사탄의 체제와 예수의 비폭력’이란 책을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체제(system)를 벗어나 살아 갈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선한 체제라도 유연성, 개방성을 잃고 폐쇄적으로 고착될 때

본의 아니게 사탄의 체제로 변모된다는 무서운 사실입니다.

아마 이게 체제의 한계일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체제에 적응하지 못해

왕따가 되기도 하고 자살하기도 하고 체제에서 축출되기도 하는지요.

끝까지 선한 체제의 공동체라면 문제가 없겠는데

타성에 젖어 안주하다보면

폐쇄적이고 이기적인 사탄의 체제로 변하기 마련입니다.

이래서 끊임없는 기도로 깨어있는 공동체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오늘 1독서와 복음의 분위기가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고린토 교회 체제 공동체가 참 밝은 반면

복음의 율법학자들과 바라사이들 체제 공동체는 참 어둡고 무겁습니다.

흡사 전자는 하느님의 체제 공동체 같고

후자는 사탄의 체제 공동체 같습니다.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와 직결된 하느님 체제 공동체가

코린토 교회입니다.

나오는 어휘도, 은총, 평화, 감사, 믿음, 사랑, 인내, 영광 등

참 밝고 편안합니다.

다음 묘사가 하느님 나라 체제 공동체를 잘 들어내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믿음이 크게 자라나고,

  저마다 서로에게 베푸는 여러분 모두의 사랑이

  더욱더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여러분이 그 모든 박해와 환난을 겪으면서도 보여준

  인내와 믿음 때문에, 하느님의 여러 교회에서 여러분을 자랑합니다.”

 

“우리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당신의 부르심에 합당한 사람이 되게 하시고,

  여러분의 모든 선의와 믿음의 행위를

  당신 힘으로 완성해 주시기를 빕니다.”

 

말 그대로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은 이런 공동체에서 영광을 받고,

이런 공동체 역시 그분 안에서 영광을 받습니다.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

은총과 평화를 가득히 받는 하느님의 체제 공동체가

바로 코린토 교회요, 우리 교회(수도)공동체가 추구하는 이상입니다.

 

반대로 살아계신 하느님 아버지와 완전히 차단된 사탄의 체제 공동체가

바로 예수님께 지탄의 대상인

복음의 율법학자들과 바라사이들의 공동체입니다.

누구보다도 하느님에 정통하고 신심 뜨거운 이들의 체제가

사탄의 체제로 전락했다는 사실이 참 신비입니다.

하늘나라로 인도해야 할,

하늘나라로 활짝 열린 길이 되어야 할 공동체가

오히려 이를 가로막는 괴물 같은 사탄의 체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충격요법의 표현으로 이들의 회개를 촉구하지만

난공불락 같은 사탄의 체제입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불행하여라, 너희 눈먼 자들아!”

 

사람들 앞에서 하늘나라의 문을 잠가 버리고

자기도 들어가지 않을 뿐 아니라

들어가려는 이들도 차단해버리니 괴물 같은 공동체입니다.

하느님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냉담하게 만듭니다.

본의는 아니겠지만

개종한 이들 역시 보고 배울 것이 없어

더 악한 지옥의 자식들로 만들어 버립니다.

성전을 두고 한 맹세는 안 지켜도 무방하지만

성전의 금을 두고 한 맹세는 지켜야 한다니

분별의 지혜를 상실한 참 어리석은 이들입니다.

살아계신 하느님과 차단될 때

저절로 사탄 체제의 공동체로 전락됨을 봅니다.

 

사탄의 체제 역시 예수님께는 구원의 대상이었습니다.

하여 예수님은 사탄의 체제에 대해 결코 폭력으로 대항하지 않았고

비폭력으로 대항했습니다.

결코 폭력으로는 사탄의 체제를 강화할 뿐

무력화(無力化)할 수는 없습니다.

사탄의 체제 로마 제국을 붕괴시킨 것은

무수한 그리스도교 순교자들의 비폭력적 희생이었습니다.

이래서 주님은 원수를 사랑하라 말씀하셨습니다.

 

끊임없이 살아계신 하느님과 연결될 때 하느님의 체제 공동체요,

사탄의 체제 세상 속에서도 건재할 수 있습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풍성한 은총과 평화를 내려 주시어

하느님의 체제 공동체를 이루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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