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는 과녁 두 갈래>
작성자장종원 쪽지 캡슐 작성일2010-08-25 조회수498 추천수3 반대(0) 신고
 

<사는 과녁 두 갈래>


내 일기에 하도 그 이름을 많이 들먹여서,

미안하기도 하고 해서 이름은 빼고,

후배는 술이 거나하게 취하면 어김없이

‘왜 사요?’, ‘사랑이 무엇이요?’,

라고 물어 쌓는 통에

곤욕을 치르곤 했었다.


오래 만에 만난 친구가 어떻게 사냐고 물으면

그작저작(그럭저럭) 산다고 대답하는데,

그 대답이 시원하지 못하고 뜨악하리라는 것을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시시콜콜 내 일상을 보고할 수도 없고,

내가 제대로 살고 있는지 엉망으로 살고 있는지

나도 잘 모르겠는데, 마땅한 표현이 궁색하다.


위에서 언급한 후배 머릿속에는 돈, 재산이라는

개념이 들어 있지 않다. 그저 먹고 살면 그만이다.

술을 마셔도 고기 안주를 먹지 않으니,

(그 대신 홍어찜은 먹지^^,)

두부 안주 시켜놓고 막걸리 마시면

부담도 되지 않아 좋고, 이야기 실컷 해서 좋고,

천하태평, 만사태평이다.

그렇게 살다 죽으면 그만이라 한다,

그게 자기 인생 가치관이라나,

우국지사라서 감옥도 몇 차례 들락날락했지만,

그게 아니라도, 그 빈 마음, 집착을 벗어버린 그 마음,

자식들, 주위 몇몇 사람들 그 따뜻한 마음을 대하고

편안해졌으면, 그 인생 성공한 거지 뭐.

  

일기 제목을 ‘사는 과녁 두 갈래’라고 했는데,

위 후배와 달리 돈 버는 재미에 살고

남이 자기 알아주기를 학수고대하는

1∼2% 사람들 사는 과녁 갈래 이야기는

접어두기로 하자, 기분 잡치고

도통 도움이 되지 않을 테니까.


서운하니까 그 중간 치기 이야기를 더 해본다,

먼 친척뻘 동생 하나가 있는데,

그 동생도 예순 살쯤 되었을 게다,

그 선친이 광주에서 손꼽을 만큼

재력가였다, 고생을 전혀 하지 않고 자란 그는,

입담이 좋은 그는 자기 대에서 선친 재산,

동생들 재산, 친척들 재산을

모조리 거덜 내고 말았다,

돈, 재물이 아까운 줄도 모르고

사업한답시고, 친구 사귄답시고

그 많은 재산을 다 날렸다,

지금은 빈털터리가 되어서

동가식서가숙하는 팔자가 되었다,

그런 그 동생을 만나면 지금도 걱정이 없다,

사람과 우주를 아우른 구원론을

연구하고 펼치고 있다 한다,

들어보면 꽤 심오하다,

나쁜 생각이 아니고 좋은 생각이다,

원래 돈은 자기와 인연이 없다는 거다,

그러니 더 큰 포부를 품고 공부한다는 거다,

회한에 사로잡혀 아파서 죽는 것보다

천배 만배 두둑한 배짱이어서 보기 좋다,

자기 선친처럼 속세에서 승승장구한 것보다

퍽 다행이라고 여긴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