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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충실한 종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8-26 조회수708 추천수13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성녀 모니카 기념일 - 충실한 종


 

저희 어머니는 처음부터 저를 사제로 키우시기를 원하셨지만 저는 사제가 되기를 원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반 대학교에 진학하였습니다.

대학 시험을 치는데 2교시 수학 시험을 망쳤습니다. 저는 재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학교 정문 앞에서 묵주 기도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보여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여 대학에 붙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의 마음은 좀 달랐습니다. 나중에야 들은 이야기이지만 어머니는 처음부터 제가 대학에 떨어지기를 원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험 보러 가는 날, 일부러 미역국과 계란을 해 주셨습니다. 미끄러운 음식이라 그런 걸 먹으면 미끄러져 떨어진다는 것을 누군가에게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실 어머니께서 시험 당일 날 묵주기도를 하신 이유는 제가 붙으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떨어지라고 기도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어머니 뜻대로 되지는 않았습니다. 대학에 붙어서 잘 다니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머니는 제가 2학년을 마치고 군대 가 있을 때 집을 성당 바로 밑으로 옮기셨습니다. 맹모삼천지교라는 말도 있듯이 어머니는 저를 주님께 바치기를 포기하시지 않으셨습니다. 군대 제대하고 아르바이트를 하여 등록금을 다 벌어 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돈 때문은 아니셨을 것입니다. 어머니는 제가 사제가 되기를 진정으로 바라고 처음부터 기도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이 바람은 제가 26살이 되어서야 이루어졌습니다. 복학하고 나서 공부를 하는데, 이상하게도 제가 공부하던 경영학이란 학문 자체가 더 이상 들어주지 못할 정도로 역겹게 느껴졌습니다. 비용 20원 줄이기 위해서, 발 빠르게 뛰어야 하고, 사람을 이래저래 ‘이용’해야 비용을 줄이고 최대의 이윤을 낼 수 있다는 등의 강의를 듣다가, 돈 벌며 사는 길은 내가 갈 길이 아님을 알게 되었고 그 다음부터는 학교에 나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제가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이 아니라 한 명의 사제가 되기를 원하고 기도 해 주신 어머니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는 많이 배웠다는 부모님들이 아이의 영혼은 뒷전으로 한 채 세상에서 돈 많이 버는 똑똑한 악마로 자녀들을 키우고 있는 모습을 볼 때, 어머니가 비록 많이 배우신 분은 아니시지만 그 분들보다 하느님의 뜻을 올바로 깨닫고 계셨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머니는 많이 배우신 분들보다 더 현명하셔서, 세상에서 성공하는 것보다는 사제로서 사는 것이 아들을 위해 더 행복한 길임을 아시고 계셨던 것입니다.

 

오늘 모니카 성녀의 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모니카 성녀는 이교집안에 시집와서 난폭한 남편과 시어머니를 회개시켜 세례를 받게 하고 망나니 아우구스티누스를 마니교에서 구해내어 위대한 성인을 만드신 분입니다.

그 분이 아우구스티누스를 위해 기도한 증거는 무릎에 박힌 1센티나 되는 굳은살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가 세상에서는 성공했을지라도 신앙으로는 구원받지 못할 운명이기에 그의 회개를 위해 기도하셨던 것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밀라노의 주교였던 암브로시오 성인의 강론을 듣고 회개하여 이교를 버리고 세례를 받습니다.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했는지 모니카 성녀는 모든 가족이 주님의 자녀가 된 모습을 보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항구에서 기력이 소진되어 돌아가셨습니다.

 

왜 모니카 성녀는 결혼하여 남편을 위해서, 시어머니를 위해서, 철없는 장남을 위해 그렇게까지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며 기도하고 주님께로 이끌려고 했을까요?

한 기도 단체에게 고해성사를 주었습니다. 실로 그 단체 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일일이 다 들으니 충격에 가까웠습니다. 본인들은 기도를 열심히 하는 신앙심 깊은 신앙인들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그 안엔 미움과 질투와 시기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한 자매님이 가족은 등한시하고 그 단체에 너무 투신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한 아내로서 한 어머니로서 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도 하지 않으면서 그 단체에서 하는 일로 모든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가족과 그 단체 중에 어느 것이 더 중요하냐고 물었더니, 그 자매님은 당연히 주님께서 맺어주신 단체가 더 소중하다고 대답하셨습니다. 그럼 가족은 주님께서 맺어주신 것이 아닌가요?

가족은 ‘성사’로 맺어져 끊어질 수 없는 영원한 관계입니다. 관계는 또한 ‘의무’를 포함합니다. 가족은 나에게 기도하도록 맡겨진 첫 번째 사람들입니다.

 

모니카 성녀는 자신에게 맡겨진 이들을 위해 오늘이 마지막 기회인 것처럼 절실하게 기도하셨습니다. “눈물로 바치는 어머니의 기도는 반드시 들어주신다.”는 말이 있듯이 모니카 성녀의 기도는 온 가족을 구원하였고 망나니 아들을 성인까지 만드시고 당신 자신도 성녀가 되셨습니다.

 

물건을 빌려주면, 그 빌려준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 빌린 물건을 소중하게 사용하고 돌려주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남의 것이니까!’하는 생각으로 마구 사용하여 고장 내기도 하고 흠집을 내어 돌려주기도 합니다. 즉, 나에게 맡겨진 것을 어떻게 여기느냐가 그 것을 맡겨준 사람에 대한 마음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모니카 성녀는 자신에게 맡겨진 사람들을 사랑하여 최선을 다하는 충실한 종으로서 그 사람들을 맡겨준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드러내셨습니다.

우리도 우리에게 맡겨주신 이들이 있습니다. 저는 많은 성당의 사목회 위원들도 자녀들을 학원을 보내지 주일학교나 신앙학교에 보내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그들을 왜 맡겨주셨는지 그 첫 번째 이유를 먼저 깨닫고 부모의 모범을 보여준 모니카 성녀의 모범을 본받는 우리들이 되어야겠습니다.

 

 

 

< 또 하나의 열매를 바라시며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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