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하느님의 힘, 하느님의 지혜" - 8.27,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8-27 조회수345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8.27 금요일 성녀 모니카(331-387) 기념일

1코린1,17-25 마태25,1-13

 

 

 

 

 

"하느님의 힘, 하느님의 지혜"

 

 

 

믿는 이들의 삶의 문제에 대한 답은

하느님 안에, 하느님의 말씀 안에,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 안에 있습니다.

이를 벗어 날 때 답을 찾을 길은 없습니다.

교회의 푸른 하늘에 별 같이 빛나는 하느님의 성인성녀들은

우리의 희망이자 살 길을 보여주는 삶의 나침반입니다.

한결같이 십자가의 어리석음을 사셨던 성인성녀들이요

오늘 기념하는 성녀 모니카도 예외가 아닙니다.

우리 수도자들 또한 십자가의 어리석음을 살아갑니다.

 

“당신의 성녀들 안에서 찬란히 빛나시는 주님께 어서와 조배드리세.”

 

오늘 초대 송 후렴에서처럼,

성인들 안에서 찬란히 빛나는 십자가의 그리스도입니다.

다음 아침기도 찬미가가 그대로 성녀 모니카의 삶을 요약합니다.

 

“깊숙이 믿음 깃든 마음여미며, 눈물이 어린기도 주께 올렸고

  밤샘과 금식으로 항구하여서, 완덕의 굽은 산길 오르셨도다.”

 

완덕의 지름길이 아니라 굽은 길입니다.

십자가의 어리석음으로 항구히 완덕의 굽은 산길 오르셨던 성인들입니다.

하느님은

‘무엇이 되었느냐?’ ‘얼마나 살았느냐?’ 고 물으시는 게 아니라

‘어떻게 살았느냐?’ ‘십자가의 어리석음을 살았느냐?’ 고 물으십니다.

사도 바오로가 십자가의 어리석음에 대한 선포가

참 감동적이고 고무적입니다.

길다 싶지만 인용합니다.

 

“멸망할 자들에게는 십자가에 관한 말씀이 어리석은 것이지만,

  구원을 받을 우리에게는 하느님의 힘입니다.

  …그분께서는 복음 선포의 어리석음을 통하여,

  믿는 이들을 구원하시기로 작정하셨습니다.

  유다인들은 표징을 요구하고 그리스인들은 지혜를 찾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선포합니다.

  그리스도는 유다인들에게는 걸림돌이 되고,

  다른 민족에게는 어리석음입니다.

  그렇지만 유다인이든 그리스인이든,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힘이며,

  하느님의 지혜이십니다.

  하느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지혜롭고,

  하느님의 약함이 사람보다 더 강합니다.”

 

영적진리는 언제나 역설적입니다.

십자가의 어리석음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힘이며 하느님의 지혜입니다.

세상이 이렇게 혼란하고 어지러운 것은

믿는 이들 조차 하느님의 힘, 하느님의 지혜로 살지 않고

세상의 힘, 세상의 지혜로 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의 슬기로운 다섯 처녀들은

십자가의 어리석음을 살았던 이들을,

묵묵히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며 주님을 따랐던 이들을 상징합니다.

하루아침에 큰 나무들이 되지 않습니다.

비바람, 눈보라 파란만장한 세월 겪어내며 성장하는 나무이듯

매일, 평생, 항구히 하느님의 뜻을 실천할 때 내적성장이요,

비축되는 영혼 등잔의 믿음, 희망, 사랑의 기름입니다.

 

“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가자.”

 

언제 주님이 오실지, 언제 죽음이 올지 아무도 모릅니다.

임박해서 영혼 등잔에 기름을 마련하면 너무 늦습니다.

평소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며

영혼 등잔에 등불을 켜들고 주님을 기다리던

슬기로운 다섯 처녀들은 하늘나라에 입장했지만

기름이 없었던 어리석은 처녀들에게 문은 닫혔고 입장은 좌절되었습니다.

 

“주인님, 주인님, 문을 열어주십시오.”

 

즉각적인 주님의 대답입니다.

 

“나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

 

충격적인 말씀입니다.

아무리 오래 주님과 함께 살았어도 주님을 모르고

주님 역시 우리를 모른다면, 참 허망한 삶이겠습니다.

주님의 뜻을 항구히 실천할 때 주님을 체험하여 알게 되고

주님 또한 우리를 알게 됩니다.

이런 상호 간 앎의 깊이에 가득 차는 믿음, 희망, 사랑의 기름입니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

 

유비무환입니다.

매일 평생 꾸준히 깨어 주님의 뜻을 실천할 때

주님과 깊어지는 관계에

영혼 등잔 가득 차는 믿음, 희망, 사랑의 기름입니다.

과연 우리 영혼 등잔에 기름은 얼마나 들어있는지요.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 모두 영혼의 등불 환히 켜들고 깨어 있다가

주님을 맞이하는 복된 시간입니다.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