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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2주일 너는 행복할 것이다 / 글 : 이기양 신부
작성자원근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0-08-28 조회수549 추천수6 반대(0) 신고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연중 제22주일 루카 복음. 14,1.7-14


† 너는 행복할 것이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저마다 윗자리에 앉으려고 서로 밀치며 자리다툼을 하는 것을 안쓰럽게 바라보시고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루카 14,11).

그리고 집 주인인 바리사이에게도 한 말씀하십니다.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 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라.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네가 보답을 받을 것이다"(루카 14,13-14).

오늘은 예수님의 낮추는 이가 되라는 말씀과 갚을 수 없는 가난한 이들에게 베풀라는 이 두 가르침을 묵상하고자 합니다.

고려 말 조선 초에 맹사성이라는 유명한 재상이 있었습니다. 뛰어난 학문으로 19살에 장원 급제를 하고 20살에는 경기도 파주 군수가 된 사람으로 어린 나이에 승승장구를 해 그 자긍심이 하늘을 찌를 듯 했습니다. 파주 군수로 가 있던 어느 날 맹사성은 한 고승을 찾아가서 자문을 구했습니다.

"스님, 제가 이 고을을 다스리는데 어떤 덕목을 최고로 삼고 살아야 하겠습니까? 한 말씀 해 주십시오."
스님은 어렵지 않은 일이라며 막힘없이 대답했습니다.
"나쁜 일을 하지 말고 착한 일만 하십시오."
그 말에 맹사성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며 화를 냈습니다.
"그런 말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말인데 이렇게 먼 길을 온 저에게 그 말씀밖에는 할 것이 없으십니까?"

그 말에는 대꾸가 없던 스님이 녹차나 한 잔 하고 갈 것을 권하자 맹사성은 마지못해 다시 앉았습니다. 그런데 찻잔에 녹차를 따르던 스님이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찻물을 따르는 것이었습니다. 넘친 찻물로 방바닥이 금방 흥건해졌지요. 화가 난 맹사성이 스님을노려보며 말했습니다.

"도대체 무슨 행동이시오? 지금 나를 모욕하시는 것입니까?"
그러자 스님이 빙긋이 웃으며 한 마디 하는 것이었습니다.

"찻물이 넘쳐서 방바닥을 적시는 것은 알고 지식이 넘쳐서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그리 모르십니까?"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시뻘게진 맹사성은 그 자리에서 황급히 일어나 문을 박차고 나가려다가 그만 방문에 머리를 찧고 말았습니다.그 때 스님이 또 한 마디를 조용히 하는 것이었습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치는 법이 없답니다."

그렇습니다. 머리를 숙이면 부딪칠 일이 없습니다. 꼿꼿이 머리를 세우고 상대방에게 숙일 것을 요구하면 만나는 사람마다 줄줄이 부딪히게 되지요. 삶이 힘들어집니다. 낮추는 사람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루카 14,11).  
두 번째로 예수님께서는 잔치를 초대한 바리사이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 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라.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루카 14,13-14).

놀라운 말씀입니다. 우리도 바리사이들처럼 나와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과 어우러지기를 좋아하지요. 낮은 계층 사람들과의 접촉을 불편해하며 멀리하고 싶어 합니다. 나에게 득이 안 되는 사람과는 관계하고 싶어 하지 않지요. 우리는 참으로 영악하게 되돌려 받을 만한 사람한테만 빌려주고 나에게 이득이 될 만한 사람과의 친교만을 원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을 알고 영원한 세상에 대한 희망을 갖고 사는 사람은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가난하고 나에게되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베풀며 내 것을 함께 하라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갚아주실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네가 보답을 받을 것이다"(루카 14,14).

자기를 낮추는 사람이 높아진다는 말씀과 되갚을 수 없는 이들에게 베풀라는 예수님 말씀을 실천하는 한 주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자료 : -서울 대 교구 이기양 신부-






낙타의 겸손

무술계의 한 대가가 오랜 연마 끝에 유단자 자격을 갖춘 제자에게 신중한 어조로 한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대단히 중요한 질문이다. 검은 띠를 받는 참 뜻이 무엇이냐?"

너무도 쉬운 질문에 자신만만해진 제자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네! 검은 띠는 긴 수련의 끝을 의미합니다. 제가 그동안 연마한 모든 노력의 대가로 얻는 보상입니다."

스승은 제자의 답변에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는 아직 검은 띠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1년 후에 다시 오너라."

실망한 제자는 1년 동안 더욱 열심히 수련을 쌓은 뒤, 다시 스승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스승은 이번에도 작년과 똑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검은 띠를 받는 참 뜻이 무엇이냐?"

한결 성숙해진 제자는 작년보다 훨씬 자신 있게 대답했습니다.

"검은 띠는 수련 과정에서 기량의 진보를 공적으로 인정하는 표시입니다."

그러나 스승은 이번에도 작년과 똑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너는 아직도 검은 띠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1년 후에 다시 오너라."

한동안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심각하게 고민하던 제자가 이번에는 인격 수양에 집중적으로 노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일 년이 지난 후 다시 스승 앞에 섰습니다. 스승은 똑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검은 띠를 받는 참 뜻이 무엇이냐?"

제자는 아주 조심스럽고 겸손한 태도로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검은 띠를 받는다는 것은 시작을 의미합니다. 더 큰 깨달음을 향한 여정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그 대답에 아주 흡족해진 스승은 드디어 "너는 이제 검은 띠를 받을 준비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홍 병식, 『성공할수록 겸손해지는 미덕』).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겸손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사막을 횡단하는 낙타는 아침마다 묵묵히 주인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그리고 주인이 얹어주는 짐을 자신의 등에 짊어집니다. 하루 일과가 끝나는 저녁 시간이 오면 낙타는 또 다시 주인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그리고 등에 있는 짐이 내려지길 조용히 기다립니다.

언제나 주인 앞에 고분고분 무릎을 꿇는 낙타 모습에서 참된 겸손이 무엇인지를 배웁니다. 매 순간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고 주인 앞에 말없이 무릎 꿇는 모습, 매일 자신의 의무를 기꺼이 행하는 모습, 주인이 매일 얹어주는 짐을 아무 불평 없이 지고 가는 모습에서 진정한 겸손이 무엇인지를 깨닫습니다.

낙타는 자신이 지고 가는 짐으로 인해 의미가 있습니다. 낙타에게 짐은 무거우나 짐으로 인해 낙타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발휘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 고통과 십자가는 언제나 부담스러운 그 무엇이나 그 고통과 십자가로 인해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존재의미를 찾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리스도인들은 고통과 십자가로 인해 더욱 겸손해지고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교에서 강조하는 진리는 생각할수록 역설적입니다. 우리가 인간적으로 가장 강하다고 생각할 때 사실 우리는 가장 약합니다. 반대로 우리가 가장 약하다고 생각할 때, 그래서 우리 자신을 최대한 낮추는 그 순간,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오시고 그로 인해 우리는 가장 강해지는 것입니다.

겸손은 약자이기에, 또는 무지하기에 뒤로 물러서는 나약함이나 비굴함이 결코 아닙니다. 겸손은 무엇보다도 자신을 버리는 일입니다. 자신의 자리를 내어놓는 일입니다. 자신을 떠나는 일입니다. 한 걸음 물러서는 일입니다. 그리고 내어놓은 그 자리를 하느님을 위한 공간으로 남겨두는 일입니다.

겸손한 사람은 언제나 밑으로 한없이 내려만 갑니다. 계속 밑으로 내려가다 보면 심연의 밑바닥 거기에 하느님께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자료 : -평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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