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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0-08-31 조회수1,076 추천수17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8월 31일 연중 제22주간 화요일
 
 
 
 
They were all amazed and said to one another,
"What is there about his word?
For with authority and power he commands the unclean spirits,
and they come out."
(Lk.4.36)
 
 
 
제1독서 코린토 1서2,10ㄴ-16
복음 루카 4,31-37
 
지금 저의 양쪽 팔뚝을 보면 줄이 그어져 있습니다. 무슨 줄일까요? 누가 심심풀이로 낙서한 것일까요? 팔뚝 아래로는 햇볕에 의해 검게 그을린 것이고, 반대로 팔뚝 위로는 입고 있던 티셔츠 때문에 해를 보지 못해 하얀 것입니다. 따라서 멀리서 보면 특이하게 줄이 그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지요.

이 구분은 운동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더운 여름날 자전거를 타다 보니 자전거 옷을 입은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 새까맣게 탄 것이지요. 이러한 저를 보고 사람들은 이 더운 날에 무슨 자전거를 타냐고 묻습니다. 그냥 집에 가만히 있어야 하는 날씨가 아니냐고 반문하곤 하지요. 그러나 집에 가만히 있다고 해서 더위를 잊을 수 있을까요? 아마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없다면 절대로 시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에 반해 자전거를 탈 때에는 오히려 더위를 느낄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맞바람으로 인해 시원함을 더 많이 느끼게 되지요.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할 일 없이 한가하게 일기예보에나 관심 갖는 사람들이 더위와 추위에 약합니다. 일에 열중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위도 추위도 없습니다.”

정말로 그렇지 않습니까? 신문과 방송에서 올 여름이 몇 십 년 만에 가장 무더운 날이라고 떠들어대는 그 말 때문에 더 힘들어 했던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이런 더위 속에서도 온 힘을 기울여 일하는 사람에게는 근접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더위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일이든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으며, 힘차게 이 세상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이렇게 집중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 세상에서 활동하는 마귀의 역할입니다. 즉,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지 못하게 방해하여 하느님께 가까이 가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마귀입니다.

사실 마귀는 온갖 거짓말과 악으로 우리를 유혹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마귀는 그렇게 어리석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마귀의 말을 들어 보십시오.

“아!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틀린 말이 있나요? 분명 정답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라고 명령하십니다. 왜냐하면 정답이기는 하지만, 이를 통해 하느님의 일을 방해하고 하느님과 인간의 간격을 더욱 더 멀어지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득 내 자신도 이 마귀의 유혹에 쉽게 그리고 자주 빠졌었음을 반성하게 됩니다. 정의를 내세워 일치를 깨뜨렸으며, 공평함을 내세워 사랑을 짓눌렀던 적이 분명히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마귀의 유혹에 넘어갔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님께 더욱 더 밀착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마귀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어떤 상황에서도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주님의 자녀가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없는 곳에서 나를 칭찬해주는 사람은 좋은 친구다.(이언)




마녀의 빵(오 헨리)

길모퉁이에서 조그마한 빵집을 운영하는 미스 마더. 올해로 마흔인 그녀는 2천 달러의 예금 잔고가 있고, 의치 두 개를 끼워 넣었으며, 무엇보다 인정이 많다. 그런 그녀의 마음 속에 한 남자가 들어왔다. 바로 일주일에 두세 번 빵집에 들러 언제나 딱딱한 식빵만을 사 가는 한 중년 남자.

그는 언제 봐도 말쑥하고 예의 바른 모습이다. 안경 너머로 보이는 눈빛은 얼마나 다정한지... 언젠가 손가락 사이에 묻은 물감 얼룩을 보고 미스 마더는 그가 가난한 화가일 거라고 짐작했다. 두툼한 고기와 달콤한 잼이 들어간 빵과 함께 차를 마실 때면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차가운 다락방에서 딱딱한 빵을 먹을 그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가끔 그가 사 가는 빵에 맛있는 걸 끼워 주고 싶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 예술가는 자존심이 세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미스 마더는 늘 입던 낡은 갈색 옷을 벗어 던졌다. 그리고 하늘하늘한 물방울무늬 실크 블라우스를 입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처럼 그는 식빵을 찾았다. 때마침 요란한 사이렌이 울리며 소방차가 지나갔다. 궁금해진 그는 창문가로 갔고, 미스 마더는 순간 묘안이 떠올랐다. 바로 식빵 안에 갓 배달된 버터를 듬뿍 발라 마음을 전하기로 한 것이다. 그녀는 바로 실행에 옮겼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빵을 건넸다. ‘그림을 그리다가 시장기를 느낀 그는 빵을 꺼내겠지.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부드러운 버터 맛을 느끼며 나를 떠오를 거야.’ 그렇게 온종일 상상하던 그녀는 그만 얼굴을 붉혔다.

그때였다. 두 사내가 가게로 들어왔다. 한 사람은 낯선 젊은 남자였고, 또 한 사람은 바로 그 화가였다. 화가는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미스 마더를 향해 소리쳤다. “이 할망구야. 당신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알아?” 같이 온 청년이 말렸지만 소용없었다. “당신이 내 일을 망쳐 놓았다고! 이 주제넘은 할망구야.” 탕, 탕, 탁자까지 내리치며 소리치는 그를 겨우 문밖으로 끌고 나간 청년은 계산대로 돌아와 말했다.

“저 친구는 블럼버거입니다. 건축 설계사지요. 그는 지난 석 달 동안 공모전에 응모할 새 시청의 설계도를 그리는 데 몰두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마침내 잉크로 그리는 작업까지 마쳤지요. 처음 설계도를 그릴 때는 연필로 밑그림을 그립니다. 그리고 잉크로 덧대어 그린 뒤 딱딱한 식빵으로 연필 자국을 지워 나가지요. 그런데 오늘 당신이 준 그 버터가 든 빵 때문에, 그 빵 때문에...”


 
 
 
 
 Raindrops Keep Fallin' On My H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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