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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 본분에 충실한 삶" - 9.1,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9-01 조회수395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9.1 연중 제22주간 수요일

코린3,1-9 루카4,38-44

 

 

 

 

"제 본분에 충실한 삶"

 

 

 

우리의 한계와 부족은 바로 하느님을 찾으라는 신호입니다.

살아갈수록 자기의 한계와 부족을 깨달아가는 것,

바로 이게 내적성숙이요 겸손이자 지혜입니다.

농사짓는 사람들이나 자식을 키우는 분들이

이런 사실을 절절히 체험할 것입니다.

계획대로 철저히 농사일에 만전을 기했는데, 자녀 교육에 최선을 다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 얼마나 많습니까?

 

하여 모사(謀事)는 재인(在人)이요 성사(成事)는 재천(在天)이라는,

즉 일의 계획은 사람이 하지만 일을 이루시는 분은 하느님이라는 말도 있고,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느님께 맡기라는 말도 있습니다.

바로 이게 겸손한 믿음의 자세요,

이런 믿음의 자세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진정 영적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하느님을 잊고 인간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육적인 사람, 속된 사람입니다.

사도 바오로가 질책하는 코린도 교회의 일부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여러분은 아직도 육적인 사람입니다.

  여러분 가운데에서 시기와 싸움이 일고 있는데

  육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인간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까?

  어떤 이는 ‘나는 바오로 편이다.’하고,

  어떤 이는 ‘나는 아폴로편이다.’하고 있으니,

  여러분을 속된 사람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과연 여기에 해당되지 않을 신자들 얼마나 될까요.

하느님을 믿는다 하면서 파벌을 조성하고,

불평불만에 시기와 싸움 등 인간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육적인 사람들,

속된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을 잊고 제 본분을, 제 자리를 잊었기에

속된 사람, 육적인 사람입니다.

다음 사도 바오로의 설명이 참 명쾌합니다.

 

“아폴로와 나는 주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정해 주신 대로,

  여러분을 믿음으로 이끈 일꾼일 따름입니다.

  나는 심고, 아폴로는 물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자라게 하시는 분은 주님이십니다.

  그러니 심는 이나 물을 주는 이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오로지 자라게 하시는 하느님만이 중요합니다.”

 

이런 깨달음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모든 집착에서 벗어나 초연한 자유를 누리게 합니다.

하느님이 주신 제 본분에 충실할 뿐

주제넘게 남의 자리를 탐내지 않습니다.

자기 주어진 역할에 충실할 뿐 하느님의 일에 간섭하지 않습니다.

주제넘게 남의 자리를 넘나들면서 참견하고

또 하느님 자리에서 일을 이루려하기에 혼란하고 복잡한 삶입니다.

하느님 안에서 자기 한계와 제자리를 알아 거기에 충실할 때

삶은 쉽고 단순해집니다.

우리는 다만 하느님의 협력자일 뿐,

누가 누구를 지배하거나 간섭할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의 일정은 외견상 얼마나 분주해보입니까?

그러나 예수님은 바쁜듯하지만 너무 유연하고 자연스럽습니다.

시몬 베드로의 장모를 치유해주시고

마귀 들린 이들에게서 마귀들을 쫓아내신 후

잠시 외딴 곳에서 휴식을 취합니다.

마침내 떠나지 말라고 붙들며 애원하는 이들에 대한

다음 주님의 말씀이 바로 오늘 복음의 핵심입니다.

 

“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다른 고을에도 전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도록 파견된 것이다.”

 

바로 이게 예수님의 초연한 자유로움의 비결입니다.

삶의 목표가, 삶의 방향이 신원의식이 너무 분명합니다.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 선포가 삶의 목표요 예수님의 일입니다.

삶이 어렵고 복잡한 것은

삶의 중심, 삶의 의미, 삶의 목표, 삶의 방향이신

하느님을 잊어버렸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중심으로 했을 때 분명히 들어나는 제 역할이요 제 할 일입니다.

바쁜 중에서도 지금 여기 주어진 일에 충실함으로 평화와 기쁨을 누립니다.

외견상 바쁘고 힘들어 보이는 예수님과 사도 바오로이지만

누구보다 여유롭고 자유로운, 역동적 삶을 사셨던 두 분이셨습니다.

주님의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주어진 제 삶의 자리에 충실함으로

하느님의 좋은 협력자들이 되어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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