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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무소유의 삶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9-01 조회수552 추천수8 반대(0) 신고
예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고 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루카 5:4-6)
시몬이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자, 그들은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되었다.
 
리지외의 성녀 데레사(Saint Therese de Lisieux)가 말했다. “예수님께서는 저의 영혼에 칠흑 같은 어두움이 덮이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저가 느끼는 것을 표현하려고 합니다만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누구나 어두움을 알려면 햇빛이 없는 터널을 지나가 보아야 합니다. … 그 터널에는 하늘을 가리고 별을 가리는 벽이 있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하느님께서 그토록 너그러우시고 자비가 많으신 줄 몰랐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저가 견뎌낼 수 있을 만큼 강할 때에만 이 무거운 십자가를 주셨습니다. …
이제 아무것도 저를 가로막지는 못합니다. 저는 이제 사랑 때문에 죽을 때까지는 사랑 외에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저는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아무것도 두렵지 않습니다.
성녀의 전기를 쓴 한 프랑스 작가는 “성녀는 항상 빈털터리였다.”고 표현했다.
성녀가 가진 것은 모두 주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이른바 무소유(無所有)의 삶을 살았다.
성녀는 아무것도 지니지 않았고, 전혀 속임수를 쓰지 않았고, 현실 도피를 하지 않았고, 변명을 하지 않았고, 남을 비난하거나 일을 뒤로 미루는 일이 없었다.성녀는 항상 깨어 있었으며 어떤 일을 겪더라도 상처 받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성녀에게 더 많은 것을 주셨다.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가 말했다.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베드로도 한계에 부딪혀 있었던 것이다. 어쩔 도리가 없었기 때문에 예수님 말씀에 따랐다. 베드로가 겪은 상황은 리지외의 성녀 데레사와 같이 하늘도 보이지 않았고 별도 보이지 않았다. 누구나 이와 같은 어두움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아플 만큼 아파야 한다.
성녀가 극한 상황에 이르렀을 때의 마음 가짐은 본받을 만 하다.
비난이나 질책, 판단이나 비방 등은 우리와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이런 것 들이 누구를 해칠 수 있을까요? 아무도 해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이런 것들은 없는 것과도 같습니다. 우리에게 좋게 이야기하는 칭찬도 우리를 자만하게 하지 못합니다. 누구를 자만하게 할 수 있을까요? 아무도 없습니다. 우리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정의나 사랑의 의무가 아니라면, 자신을 변호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 칭찬을 들으면서 자신을 낮추기 위한 말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성녀는 인간적인 장점들이 때로는 영혼을 교만하게 만들 수 있다는 약점을 알고 있었기에, 결코 자신의 장점에 의지하지 않았다. 또 실수를 하더라도 낙담하지 말라고 깨우쳐 주었다. “어린아이들이 때로 실수를 저지르더라도, 그 실수가 끼치는 해악은 그리 큰 것이 아니질 않습니까?”라고 하면서 성녀는 하느님을 온전히 신뢰하고, 또 그분께 온전히 의탁하면서 오직 하느님 안에서 모든 것을 기대했던 것이다. 임종을 두 달 가까이 앞둔 1897년 7월 3, 병상을 지키던 둘째 언니 예수의 아녜스 수녀가 “무슨 잘못을 저지른 후 내 잘못을 스스로 책망하면서 실망을 느끼게 된다.”고 고백하자 성녀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결코 실망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무슨 잘못을 저질러 슬프게 되면, 그것은 제가 불충실한 탓인 줄을 잘 압니다. 하지만 제가, 거기 머물러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닙니다. 저는 급히 달려가서 주님께 아룁니다.
주님, 이 슬픈 기분은 마땅히 제가 받을 것인 줄을 모르질 않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사랑으로 보내주신 시련으로서 당신께 바치게 해 주십시오.
제가 한 행동에 대해서 저는 어디까지나 기뻐합니다.’ 이렇게 주님께 아뢴답니다, 어머니.”
성녀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하면서 선종했다.
 “아아, 하느님! … 저는 사랑합니다. 당신을! … 좋으신 성모님, 오셔서 저를 도와 주십시오. 만약 이것이 임종이라면, 죽음은 또 어떻겠습니까? 아아, 어머니, 고통의 잔은 가득 찼습니다. 그래도 주님께서는 저를 버리지 않으실 겁니다. … 주님께서 저를 버리신 적은 여태 한 번도 없었습니다. 예, 하느님, 원하시는 대로 다 하소서. 하지만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 언니, 언니! 저를 위해 빌어주세요! … 아아, 하느님! 하느님! 그토록 좋으신 분이시건만! 아! 정말 당신은 좋으신 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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