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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밤새도록 애썼지만' - [유광수 신부님의 복음묵상]
작성자정복순 쪽지 캡슐 작성일2010-09-02 조회수514 추천수4 반대(0) 신고

 <밤새도록 애썼지만>(루가 5,1-11)

 -유광수 신부- 

 

 

교회란 무엇인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겐네사렛 호숫가에 서 계시고, 군중은 그분께 몰려들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있을 때였다."라고 말씀하신 대로 몰려온 군중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듣게 해주는 곳이다. 사람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싶으면 교회에 와서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그 일을 하는 것이 교회이다.


교회가 말씀을 전하는 것을 복음 선포라고 하고 또는 사도직이라고 한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복음을 전할 사명을 갖은 사람들이다. 언제 어디에서든 자기에게 몰려온 사람들에게 복음을 들려 주어야 한다. 교회가 이 세상에 존재해야할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주는 일이다. 이 일은 교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오늘 복음은 교회가 또는 내가 어떻게 복음을 전해야 하는 가에 대한 가르침이다. 

예수님은 어부들이 밤새도록 고기를 잡으러 나갔으나 한 마리도 잡지 못한 채 허탈한 마음으로 그물을 씻고 있는 시몬의 배에 오르시어 뭍에서 조금 저어 나가 달라고 부탁하신 다음, 그 배에 앉으시어 군중을 가르치셨다. 예수님이 타고 있는 배는 교회를 상징한다. 그리고 "배에 앉으시어 군중을 가르치셨다."라는 말은 권위 있게 가르치시는 스승의 모습을 말한다. 그러니까 다시 한번 교회는 예수님의 말씀을 가르쳐 주는 곳이다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제 예수님은 군중들에게 말씀을 마치시고 나서 앞으로 사도로서 복음을 전해야 할 시몬에게 복음을 어떻게 전해야 하는가? 라는 방법을 가르쳐 주신다. 아니 그들이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 되도록 그 방법을 가르쳐 주시고 훈련시키신다.

우선 예수님은 시몬에게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하고 이르셨다. 이 말을 듣고 시몬이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분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하고 대답하고 이어서 그들이 그렇게 하자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되었다.

 

우리는 여기에서 묵상할 것이 많이 있다.
첫째, 똑같은 장소, 똑같은 도구(배, 그물), 똑같은 사람이 고기를 잡았으나 결과는 너무 달랐다. 한쪽은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하였고 또 다른 한쪽은 "그들이 그렇게 하자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쪽은 허탈감, 빈곤함, 절망감이 감돌았고 다른 한 쪽은 그물이 찢어질 만큼의 풍요로움, 일한 보람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기쁨이 넘치는 분위기였다. 다시 말해서 똑같은 사람이 똑같은 도구를 가지고 똑같은 장소에서 고기를 잡았지만 한쪽은 빈곤함과 허탈감이요 절망감이었다면 다른 한 쪽은 풍요로움과 기쁨이 가득찼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가져오게 하였는가?
어떻게 하면 열심히 일했지만 결과가 비참해지고 빈곤함만 남게되고 어떻게 하면 생각하지 못한 많은 풍요로움을 가져오고 기쁨을 누릴 수 있는가? 그 차이가 무엇인가? 그 비결은 지극히 간단하다. 즉 복음을 전한다고 할 때 인간적인 노력과 인간적인 방법에 의존하는? 아니면 말씀에 의존하는가? 에 달려 있다.


시몬과 그의 동료들은 어릴 때부터 어부로서 살았고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다른 일은 몰라도 고기 잡는 일만큼은 자기들이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일이다.

그것으로 먹고 사는 직업인들이다. 그러니까 고기 잡는 일에 있어서 만큼은 그 누구의 도움이나 의견을 들을 필요없이 자기들이 알고 있는 상식과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왠 일인가? 밤새도록 고기를 잡았는데도 한 마리도 잡지 못하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이다. 그런데 반대로 이번에는 예수님이 말씀하신 대로 그물을 내리었더니 믿기지 않을 만큼 많은 고기가 잡혔다는 것이다.


무엇을 말하는가?
복음을 전하는 일은 인간적인 노력과 방법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인간적인 노력을 많이 해도 말씀이 없으면 또 말씀대로 하지 않고 자기 노력과 방법대로 한다면 아무 결실을 맺지 못한다는 것이다. 복음선포는 나에게 달린 것이 아니라 말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시몬과 그의 동료들이 밤새도록 고기를 잡았으나 한 마리도 잡지 못했을 때에 오는 절망감, 허탈감, 피곤함, 공허함 등은 인간적으로 볼 때에는 모든 것들이 비극이요, 부정적인 상황들이지만 그것은 또한 예수님을 알아보고 자신의 모습을 알아보게 하는 은총의 시간이고, 은총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다. 만일 시몬과 그의 동료들이 밤새도록 고기를 잡았으나 한 마리도 잡지 못하는 그런 고통을 겪지 않았다면 시몬은 자기가 죄인이라는 것을 알아보지도 못하였을 것이고, 예수님을 주님으로 알아보고 무릎을 꿇지도 못하였을 것이다.

 

셋째, 교회가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할 때 그 결과는 비참해진다는 것이다. 시몬과 그의 동료 어부들은 장차 사람낚는 어부들이 될 사람들이다. 고기잡는 일이 그들의 일이 아니라 사람들을 낚는 것이 그들의 사명이 될 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사람낚는 어부로서 살아가지 않고 고기 잡는 일에 매달릴 때 그 결과는 아무 것도 얻지 못하는 쓰라린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라는 것이다. 복음을 전하도록 불리움을 받은 사람은 복음을 전할 때 기쁨을 맛보고 많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 

 

넷째, 복음을 전하는 일은 믿음의 행위이지 인간적인 행위가 아니다.
예수님이 밤새도록 고기를 잡았으나 한 마리도 잡지 못한 시몬에게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고 했을 때 "스승님의 분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라고 말하고 그물을 내렸다는 것은 믿음의 행동이다.

우리 같으면 이와 같은 상황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신 대로 그물을 내리겠는가? 이것은 그들에게 있어서 무척 자존심이 상하는 일로서 쉽게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몬은 "스승님의 분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하고 그물을 내렸다.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믿음이 전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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