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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월 3일 금요일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 학자 기념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0-09-03 조회수902 추천수17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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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일 금요일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 학자 기념일-루카 5,33-39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이별 연습>

 

 

    형제들과의 공동생활을 중시하는 수도자들이 일상적으로 직면하는 하나의 큰 화두이자, 고민거리이자 도전거리가 있습니다.

 

    바로 동료 수도자들과의 관계입니다. 재미있는 사실 한 가지는 동료들과의 관계가 원활하고 부드러울 때 하느님과의 관계 역시 원활하고 부드럽습니다. 반대로 하느님과의 소통이 원활할 때 이웃들과의 관계 역시 원활합니다.

 

    한 형제가 열심히 기도생활에 전념하기는 하는데, 기도가 끝난 후 현실로 돌아와서 그 결과가 좋지 않다면, 예를 들어 사사건건 형제들과 충돌한다거나 수시로 마찰을 빚는다면, 그 형제의 기도생활은 진지한 반성이 필요하다는 표시입니다.

 

    오늘날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무리 재산이 많다하더라도 이웃들과의 관계가 완전히단절되어, 마치 무인도처럼 고립되어 산다면, 그래서 철저하게 혼자라면, 그게 잘 사는 것일까요?

 

    진정으로 잘 산다는 것은 이웃들과의 관계를 잘 맺는다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이웃들과의 관계, 활발한 상호소통을 바탕으로 한 풍요로운 만남, 그것이 잘 살고 있다는 한 표시가 아닐까요?

 

    여기, 이웃들과의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 ‘참 나’와 ‘참 너’가 만나기 위한 소통을 잘하기 위한 비결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 비결은 오늘 복음에서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만나는 이웃들, 우리가 매일 신앙하는 하느님과 매일 아침 새롭게 만나는 것입니다. 그들을 새 옷, 새 포도주로 바라보며 관계 안에서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어제 나와 제대로 한번 충돌한 그 형제, 내 영혼에 심각한 상처를 입힌 그 형제가 아니라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으로 간밤에 새롭게 태어난 새 인간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길고도 고된 하루 일과에 시달려온 그, 관계 안에서 상처입고 방황하던 그, 이제 하루 일과를 마감하고 침실로 향하는 그의 뒷모습과 매일 밤마다 작별 인사를 나누는 것입니다.

 

    오늘 인간관계 안에서 서로 간에 주고받았던 깊은 상흔과 그로 인한 괴로움, 내면의 아픔과 분열과도 하나하나 작별을 고하는 것입니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형제는 오늘이 지나면 이제 다시는 못 볼 형제로 바라는 것입니다.

 

    잘 산다는 것은 매일 떠남을 전제로 합니다. 진정으로 살기 위해는 매일의 이별 연습이 필요합니다. 어제의 그를 떠나보내는 연습, 어제의 나와 작별하는 연습...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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