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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의 학교" - 9.9,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9-09 조회수374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9.9 연중 제23주간 목요일

1코린8,1ㄷ-7.11-13 루카6,27-38

 

 

 

 

 

"사랑의 학교"

 

 

 

“우리 인생은 햇풀과 같이 덧없이 지나가고, 하느님은 영원히 계시도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우리 인생은 하느님의 사랑을 배워가는,

평생 졸업이 없는 ‘사랑의 학교’입니다.

지식은 사람을 교만하게 하고 사랑은 성장하게 합니다.

수도복을 입었다하여 수도자가 아니라 사랑이 있어 수도자요,

계속 성장해가는 사랑과 더불어

수도자가 되어가는 과정 중에 있는 우리들입니다.

영적성장, 내적성장은 막연한 말마디가 아니라 사랑의 성장을 의미합니다.

 

사랑은 이론이 아니라 실천입니다.

내 몸 담고 있는 이 자리가 사랑을 배우고 실천해야 할

‘사랑의 학교’입니다.

아무리 사랑을 공부해도 사랑에는 영원한 초보자들인 우리들입니다.

이런 사랑은 저절로 되는 감정적 사랑이 아니라

항구히 노력하고 인내해야 하는 사랑입니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사랑의 학교에서 우리의 유일한 목표는 자비로운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찾는 수도자는

바로 사랑을 찾고 배우고 실천하는 수도자임을 뜻합니다.

하느님을 닮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가는 일은

수도자는 물론 모든 믿는 이들의 평생과제요

이 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하느님께서도 그를 알아주십니다.

하느님을 사랑할수록 지칠 줄 모르는 사랑의 실천입니다.

주님의 마지막 심판 때 주님 심판의 잣대는 우리의 자비로운 삶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주님이 명하는 사랑은 추상명사가 아니라 적극적 실천의 동사입니다.

이런 사랑을 실천할 때 하느님을 알고 이어 자비하신 하느님을 닮아갑니다.

오늘 복음은 온통 ‘…하라.’는 사랑의 실천 명령입니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너희를 미워하는 자들에게 잘해 주고,

  너희를 저주하는 자들에게 축복하며,

  너희를 학대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네 뺨을 때리는 자에게 다른 뺨을 내밀고,

  네 겉옷을 가져가는 자에게 속옷도 가져가게 내버려 두어라.

  달라고 하면 누구에게나 주고,

  네 것을 가져가는 이에게서 되찾으려고 하지 마라.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남을 심판하지 마라.

  …남을 단죄하지 마라.

  …용서하여라.

  …주어라.”

 

생각 사랑,

감정 사랑,

마음 사랑,

말 사랑의 공허한 사랑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실천적인 투신의 사랑이요

이런 사랑을 실천할 때 비로소 지극히 높으신 분의 자녀가 됩니다.

하느님 그분께서는 은혜를 모르는 자들과 악한 자들에게도 인자하십니다.

이런 하느님다운 사랑은

사탄의 세력을 무장해제 시켜 무력화시키는 사랑이요,

궁극에는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상생(win-win)의 사랑입니다.

 

사도 바오로의 말씀대로

세상에 우상이란 없고 하느님은 한 분 밖에 계시지 않습니다.

하늘에도 땅에도 이른바 신들이 있다하지만

우리에게는 하느님 아버지 한 분이 계실 뿐입니다.

모든 것이 그분에게서 나왔고, 우리는 그분을 향하여 나아갑니다.

이런 하느님에 대한 철저한 자각이

우리를 모든 우상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하고

허무주의나 숙명론의 질곡에서 벗어나 사랑을 실천하며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게 합니다.

또 주님은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이 계실 뿐입니다.

모든 것이 그분으로 말미암아 있고, 우리는 그분으로 말미암아 존재합니다.

사랑을 실천해 가면서 비로소 하느님은,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모두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은 논증의 대상이 아니라 믿음의 대상입니다.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보려면 또 다른 눈이 필요한데

바로 사랑의 눈, 믿음의 눈입니다.

사랑 실천에 항구할 때 마음의 눈이 열려 하느님을 봅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오늘 1독서에서 사도 바오로의 배려하는 사랑이 참 감동적입니다.

제 좋을 대로의 사랑이 아니라

약한 형제들을 배려하여 자신의 자유를 제약하는 사랑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그 형제를 위해서도 돌아가셨습니다.

  여러분이 이렇게 형제들에게 죄를 짓고

  약한 그들의 양심에 상처를 입히는 것은,

  그리스도께 죄를 짓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음식이 내 형제를 죄짓게 한다면,

  나는 내 형제를 죄짓게 하지 않도록

  차라리 고기를 영영 먹지 않겠습니다.”

 

모든 것이 깨끗한 하느님의 선물이기에

무엇이든 자유로이 먹어도 되겠지만

약한 형제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고기를 먹지 않겠다는

사도 바오로의 배려와 분별의 사랑이 참 깊고 아름답습니다.

주님은 이 은혜로운 미사를 통해

당신 사랑과 생명으로 우리를 충만케 하시어

우리 삶의 자리, 사랑의 학교에서 사랑 실천에 항구하게 하십니다.

 

“주님, 영원의 길로 저를 이끄소서.”(시편139,24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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