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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월 12일 연중 제24주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0-09-12 조회수974 추천수14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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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2일 연중 제24주일 - 루카 15,1-32


 

“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정화의 문을 통과한 둘째 아들>

 

 

    인간의 삶을 신체 성숙과 같은 외적인 변화에 따라 유아기, 아동기,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로 구분합니다.

 

    그런데 인간 내면의 영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적인 삶 역시 당연히 단계가 있습니다.

 

    갓 세례 받은 유아기적인 신앙인이 있습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초보신앙인입니다. 하느님 체험도 부족하고, 고통이나 시련에 직면하는 모습도 서투릅니다. 하느님께 드리는 봉헌도 미흡합니다. 지극히 자기중심적이고 동시에 기복적입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이런 형태의 신앙이 성장을 하기 시작합니다. 목표는 바로 완전한 인간이신, 완벽한 하느님이신, 성숙의 최종점인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우리 교회 전통은 인간의 영혼이 성장해 가는 과정을 세단계로 구분했습니다.

 

    1. 정화의 문-Purificatio

    2. 조명의 길-Illuminatio

    3. 일치의 길-Unio

 

    원죄를 타고난 우리 인간의 영혼은 반드시 거쳐야 할 첫 번째 관문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정화의 문입니다.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이 지녀야하는 이기적인 성향, 죄로 기우는 경향으로부터 깨끗이 정화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둘째 아들은 기나긴 방황과 죄, 처절한 바닥체험을 통해서 고통스럽지만 반드시 필요했던 정화의 문을 통과했습니다. 정화의 문을 통과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노력은 바로 자신의 비참함을 내려다보는 것입니다. 어쩔 수 없는 인간의 한계와 부족함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결국 인간은 별 것 아니구나, 정말 인간은 아무 것도 아니구나, 하느님 아버지와 함께 걷지 않는 삶이 얼마나 불안초조하고 얼마나 무의미한 길인지를 아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화의 문을 통과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커다란 선물 하나가 있습니다. 둘째 아들이 그랬듯이 자신의 인생 전체를 휘감고 있는 하느님의 크신 자비를 알아차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인생이 괴로움투성이인줄 알았는데, 이 문을 통과하고 나면 인생은 화려한 꽃밭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깨달음이 오기 전에는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인간들은 다 적대자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다들 가련한 인생, 결국 서로 의지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내 인생의 동반자’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정화의 문을 통과한 후 얻게 되는 깨달음의 눈은 얼마나 큰 축복을 우리에게 안겨주는지 모릅니다. 그간 내가 최고다, 나는 죄없다, 나 잘못 하나도 없다며 뻣뻣하게 살아왔는데, 깨달음을 얻고 나니 알 수 있었습니다. 내 죄가 무엇인지, 내 죄의 근원은 어떤 것인지, 비록 내가 죄인이어도 내게 주어지는 하느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알게 됩니다.

 

    정화를 통한 깨달음, 그리고 하느님과의 깊은 합일은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추구해야할 최종적인 지향점인데, 이것은 아무에게나 공짜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부단한 노력이 필요로 합니다. 그 첫째가는 노력은 바로 영성생활입니다.

 

    영성생활은 무엇인가?

 

    ‘하느님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목소리인 ‘성령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이웃들을 통해서 말씀하시는 하느님 음성을 식별하는 것입니다. 내가 체험한 하느님을 내 삶을 통해 이웃들에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복음에 비추어본 끝없는 자기 성찰의 삶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삶’이란 거울에 내 삶을 지속적으로 비추어 보는 것입니다

 

    내가 아는 것과 행하는 것 사이의 간극을 메꿔 나가는 여행길입니다.

 

    영성생활의 가장 근본적이며 일차적인 관심사는 영원한 생명입니다. 영혼의 구원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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