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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헛것’에서의 자유" - 9.14,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9-14 조회수362 추천수8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9.14 화요일 성 십자가 현양 축일

민수21,4ㄴ-9 요한3,13-17

 

 

 

 

"'헛것’에서의 자유"

 

 

 

환상에, 헛것들에 휘둘려 사는 사람들입니다.

 

헛것들에 희생되는 이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우상의, 악마의 정체는 헛것입니다.

 

“나에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밖에는

  아무것도 자랑할 것이 없도다.

  그것은 우리의 구원이요 생명이며 부활이로다.

  우리는 십자가를 통하여 구원을 얻고 해방되었도다.”(갈라6.14).

 

십자가의 은총에 의해 헛된 것으로 폭로되는 악마의 정체입니다.

오늘은 주로 ‘헛 것’에 대해 많이 묵상했습니다.

어느 고등학교 18세 자퇴생의

‘어딘가에 있을 나의 생생한 행복을 찾기 위해 자퇴한다.’ 라는 제하의

글 중 일부를 인용합니다.

 

“대학입시라는 이 경쟁에 참여해야하는 목적도, 이유도 모른 채

  …이렇게 날 경쟁 속에 내 몰았다.

  …그래서 난 그저 행복한 인생을 살기위해

  누리고 싶었던 것들과 누려야 했었던 것들을 포기하며

  기계처럼 공부를 해왔다.

  결국은 그 입시경쟁이 모두 헛된 것임을 판단하고

  이렇게 자퇴를 하게 되었지만, 내 결단에 대한 후회는 없다.”

 

번쩍 눈에 띈 ‘헛된 것’이란 말마디였습니다.

얼마 전 ‘돈-헛것의 완전한 노예가 되어버린

오늘 날 우리들의 삶’이란 말마디도 떠올랐습니다.

이래서 하느님을 찾아야 합니다.

세상 것들에 궁극의 목적을 둘 때

그것은 우리를 유혹하는 헛것들이 되어 우리 몸과 마음을 망가뜨립니다.

어떤 이들은 어처구니없는 일을 하고

'무엇엔가 씌웠다.'는 말을 하는 데

바로 헛것에 씌운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 없는 세상 것들은 모두가 결국은 ‘헛것’으로 들어납니다.

믿지 않는 자들은 하느님을 헛것이라 할지 모르지만

참 실재인 하느님 앞에 세상 것들은 모두 헛것들도 폭로될 뿐입니다.

이를 절절히 체험한 코헬렛입니다.

 

“헛되고 헛되다. 세상만사 헛되다.”

 

악마의 정체 역시 헛것입니다.

여러 예화가 생각이 납니다.

예전 어릴 적 어느 어른이 밤새 도깨비와 씨름했는데

아침에 보니 빗자루였다는 말도 있듯이

결국 도깨비의 정체는 헛것임이 들어납니다.

두 의좋은 형제가 길을 가다가

한 형제가 황금 두 개를 주워 하나 씩 사이좋게 나눠가졌는데

길을 가다가 두 형제는

‘아우(형)가 없었더라면 내가 두 개를 가졌을 텐데’ 하며

서로 원망하는 마음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배를 타고 강을 건널 때 지체 없이 형이 황금을 강에 던지자

아우도 던져 예전의 형제애를 회복했다는 일화입니다.

헛것인 황금의 노예에서 해방된 형제들입니다.

화내고 싸운 다음 아무것도 아닌 ‘헛것’ 때문이었다는 후회의 감정도

들은 적이 있을 것입니다.

두려움이나 걱정, 불안도 열어놓고 보면

아무 것도 아닌 헛것으로 들어나는 경우 비일비재하지 않습니까?

헛것들인 우상이나 환상,

악마로부터 자유롭기가 참 힘든,

끊임없이 헛것의 우상을, 환상을, 악마를 만들어내는

어리석은 사람들 같습니다.

 

1독서에 하느님과 모세에 불평하는 이스라엘 백성들,

약속의 땅에 대한 비전을 잊었기에

헛것의 옛 세상 이집트 생활을 그리워합니다.

 

“당신들은 어쩌자고 우리를 이집트 땅에서 올라오게 하여,

  이 광야에서 죽게 하시오?

  양식도 없고, 물도 없소.

  이 보잘 것 없는 양식은 이제 진저리가 나오.”

 

그대로 십자가 여정 중에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런 십자가 여정의 현실을 통해 정화되어 사라지는 헛것들이요,

구원의 열매입니다.

깨어 주님을 기다리며

기도와 노동의 리듬 속에 살아가는 우리 수도승들의 삶 역시

헛것이 들어설 여지가 없습니다.

이런 진리에 무지하여

헛것의 유혹에 빠질 때 저절로 불평불만이 뒤따릅니다.

하느님과 모세에 불평하다 불 뱀에 물려 죽게 된 사람들은

모세가 만들어 세워 논 구리 뱀을 보는 순간 살아났다 합니다.

십자가의 구원을 상징하는 구리 뱀이요,

구리 뱀을 보는 순간 헛것의 죽음에서 해방되어

하느님의 은총으로 새롭게 살아나는 이스라엘 백성들입니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 져야 한다.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예수님의 십자가 안에 폭로되는 헛것의 우상들이요 악마들입니다.

하느님 안에서의 세상 것들은 선물이 될 수 있지만,

하느님을 떠난 세상의 것들은 헛것의 심연이 되어

우리를 파멸시킬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안에 영원한 생명이 있고,

이 영원한 생명의 빛만이 헛것들의 어둠을 말끔히 몰아낼 수 있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선사하시어

헛것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헛것에서) 구원하셨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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