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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명품 신앙인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9-18 조회수873 추천수13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한국 순교 성인 대축일 - 명품 신앙인


 

요즘 직장도 없으면서 2억짜리 목걸이를 비롯해 몸에 4억 명품을 휘감고 다닌다는 소위 ‘명품녀’가 항간의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명품녀는 자신이 치장하고 다니는 비싼 명품들을 정말 자랑스러워하고, 생활고로 자살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먹이며 자신의 사치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보면서는, 부러우면 부럽다고 솔직히 말하라고 합니다. 아버지가 부자여서 자신이 그렇게 살 수 있는 것이 정말 자랑스러운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하늘나라에선 무엇이 가장 자랑스러울까요?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서 지니신 것 중에 버리지 않고 하늘나라까지 자랑스럽게 지니고 올라간 것이 딱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당신 스스로도 자랑스러워하시는 당신의 ‘다섯 상처’입니다. 예수님은 부활하셔서도 당당히 이 다섯 상처를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이 상처를 누구와도 바꾸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늘에서의 유일한 명품은 순교의 상처들이기 때문입니다.

 

이태리 라떼란 대성전에 가면 베르니니가 조각한 열 두 사도들의 동상이 커다랗게 기둥마다 장엄하게 서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대리석을 비누조각처럼 다룬 베르니니의 솜씨를 감상하다가 문득 열두 사도가 각자 들고 있는 물건들을 보게 됩니다. 요한은 물론 복음서를 썼고 늙어서 돌아가셨고, 토마스 사도는 기술자였기에 자를 들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자신들이 죽을 때의 수난도구들을 들고 있습니다. 사실 요한도 끓는 기름에 던져졌었고, 토마스 사도도 순교하셨습니다. 즉, 예수님의 제자 중 순교하지 않은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각자의 명품인 칼, 톱, 방망이, 엑스 십자가 등을 들고 있습니다. 그것들로 순교하여 그리스도와 비슷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의 명품에는 비길 수 없지만 하늘나라에서 가장 자랑스러울 것은 믿음 때문에 당한 희생들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언제까지 부러워할 수만은 없습니다. 한 인생 사는데 자신의 인생을 좋은 명품으로 만들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정말 세상에서 명품의 삶을 산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 축구 황제 펠레가 찍어 놓은 발 프린트와 그의 사인과 함께 사진을 찍고 왔습니다. 명품의 삶을 산 사람들은 발 프린트도 귀한 명품이 됩니다.

이 세상에는 많은 명품 운동선수도 있고, 예술가도 있고, 건축가도 있습니다. 그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능력을 발휘했던 사람들입니다. 왜 우리만 평범하게 살아야합니까? 그러나 우리는 항상 우리 능력의 한계에 부딪힙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 공부를 골고루 다 잘 했었는데, 늘 성적표에 ‘미’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미술이었습니다. 저는 제가 그린 그림이 교실 뒷면에 걸리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그런데 미술에 재주가 있는 아이들은 뭐를 그려도 그렇게 잘 그리는 것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난 지금 저보다 그림을 잘 그렸던 친구 중에 위대한 화가가 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그저 그림을 잘 그리는 축에 속하는 사람들이 되어있겠지요.

그런데 얼마 전에 저는 아르헨티나에서 조각가요 화가로 활동 중이시고 아직도 꽤나 유명하신 김윤신 자매님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는 수수한 그 모습에 그렇게 유명한 분이신 줄 몰랐습니다. 그 분이 직접 당신 미술관에서 당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을 해 주시는데 당신 예술의 주제는, “분이분일(分二分一) 합이합일(合二合一)” 혹은, “팽창과 응축, 집중과 확산”이라고 하셨습니다. 가만히 들어보니, 삼위일체나 영혼의 모습과 너무도 흡사하여 그것의 신학적인 면을 설명해 드렸더니 당신이 표현하시려고 하시던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고 좋아하셨습니다.

미술에는 전혀 재능이 없던 저였지만, 세계적인 예술가와 말이 통한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였습니다. 다른 것에 아무런 재능이 없더라도 하느님의 진리를 깨달아간다면 모든 위대한 분들과도 좋은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세상 모든 것은 하느님의 진리 안에 있고, 인간이 아무리 위대하더라도 그 진리를 벗어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인간적인 능력엔 한계가 있습니다. 어렸을 때 아무리 그림을 잘 그려도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이 노력하면 그것은 절대 따라갈 수 없습니다. 에디슨이 98%의 노력과 2%의 영감으로 그 수많은 발명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는 분명히 하느님께로부터 그런 재능을 더 받았을 것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또한 재능이 있다고 해서 다 되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에서 명품이 되려면 미친 듯이 노력해야합니다. 옛날 영화 ‘샤인’일 보셨을 것입니다. 주인공은 피아노에 미쳐서 피아노를 정신없이 치다가 밖으로 나오는데 자신이 바지를 입지 않고 윗도리만 입고 나온 것을 모릅니다. 자신을 보고 놀라는 동네 아주머니를 보고 자신이 나체로 밖에 나왔음을 알아차립니다. 무엇에 미친다는 것은 이만큼 자신의 일에 몰두하여 다른 것은 신경 쓸 수 없을 정도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람에게 주어진 에너지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두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재능을 가지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마이클 조단은 농구의 천재였습니다. 농구를 그만두었을 때 미국의 주가가 급락하였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는 골프를 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사람들은 그가 골프실력도 대단해서 조금만 열심히 노력하면 천재적인 운동감각으로 타이거 우즈와 같은 위대한 골프선수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골프계에서 조단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골프에만 전념해 온 사람들을 이길 수는 없나 봅니다. 이것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재능도 있지만 그 재능을 명품으로 만드는 노력의 한계도 있다는 뜻입니다. 김연아가 세계적인 피겨스케이팅 선수이면서 동시에 박태환과 같은 세계적인 수영선수가 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마찬가지로 박태환이 지금 피겨를 시작하여 김연아와 같이 세계적인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그들은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분야에만 전력을 다하였기 때문입니다.

 

누구든 명품이 되려면 한 분야에 미쳐야합니다. 저도 제 마음 한 구석에는 ‘세상에 한 번 태어나고 단 한 번 사는 것이라면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는 세상 누구도 견줄 수 없는 사람이 되겠다!’는 결심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사제가 되었습니다. 저는 사제로서 갖추어야 하는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주셨다고 생각하고, 저도 다른 것보다는 이 분야에 재능이 있다고 느낍니다. 그렇다면 ‘그 일을 위해서 미친 듯이 모든 힘을 다 쏟고 있는가?’를 생각해봅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아직도 기도하다가 테니스 치는 생각을 하고 영화보고 텔레비전보고 인터넷 하는 등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고 있음을 봅니다. 나의 에너지가 다른 곳으로 많이 흘러가고 있으니 나의 분야에서 위대한 작품을 만드는 일은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 백삼위 순교성인들은 어떻습니까? 그들은 신앙에 목숨을 거셨던 분들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위해서 가족도 재산도 명예도 또 목숨까지 버리셨던 분들입니다. 그만한 열성이 있으셨기에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또 교회가 사라지지 않는 한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그만큼 그분들은 자신들의 인생을 영원한 걸작으로 남기고 가신 분들입니다.

이 세상에서 위대한 걸작 인생을 살았더라도 구원받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하늘나라에서 걸작은 성인들뿐입니다. 이 세상이 아니라 영원히 남을 걸작 인생을 살아갑시다. 성 프란치스코나 마더 데레사처럼 자신이 위대한 작품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것에 눈 돌릴 여지도 없이 신앙에 미쳐야합니다.

 

유대철 베드로는 어린 나이에도 배교를 강요하며 그의 입에 붉은 숯덩이를 들이댈 때 당당히 입을 크게 벌렸습니다. 이것이 영원한 걸작입니다. 휘광이가 어머니를 한 칼에 자르자 자신들이 입고 있던 옷을 벗어 위로 집어던지며 네 아이는 기뻐합니다. 어머니 이성례 마리아가 천당 갔음을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걸작입니다. 많은 재능을 지닌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을 회유하려하지만 당당히 죽음을 택합니다. 이것이 걸작입니다.

우리가 가장 부러워해야 하는 영원한 걸작의 삶은 바로 우리 성인들의 삶인 것입니다. 

 

 

  <순교자의 믿음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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