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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0-09-23 조회수750 추천수17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9월 23일 피에트렐치나의 성 비오 사제 기념일
 
 
But Herod said,
“John I beheaded.
Who then is this about whom I hear such things?”
And he kept trying to see him.
(Lk.9,9)
 
 
 
제1독서 코헬렛 1,2-11
복음 루카 9,7-9
 
제가 교구청으로 들어온 지도 벌써 석 달이 넘었습니다. 어제 인사이동이 된 것 같은 느낌인데, 눈 깜짝할 사이에 석 달이나 지났더군요. 사실 이 석 달 동안 이제까지 잘하지 못했던 것을 잘 해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바로 정리정돈입니다. 워낙 정리정돈을 잘하지 못하는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물건을 쓰고서 곧바로 제자리에 놓지 못하는 게으른 성격이 가장 큰 문제일 것입니다. 그래서 교구청에서는 이 게으름을 한번 없애보겠다고 첫날 다짐을 했었지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잘 지켜지고 있었습니다. 저를 아는 신부님께서는 제 방에 들어오시면 이러한 말씀들을 하셨지요.

“어? 아직까지도 깨끗하네?”

그런데 다시 정리정돈이 안 된 옛날의 제 방 모습으로 변하더군요. 이번 연휴동안 계속 손님들을 맞이하다보니 완전히 난장판이 되고 말았던 것입니다. 특히 낮부터 저녁 늦게까지 사람들을 만나고 나니, 방 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방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어젯밤에 외출 나갔다가 돌아온 뒤 곧바로 청소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던 것들을 제자리에 위치시키고, 설거지 되지 않은 컵과 그릇들을 깨끗이 닦아놓았습니다. 침구 정리도 새롭게 다시 했습니다. 한참동안을 청소와 정리정돈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야 사람 사는 곳처럼 변했습니다.

잘 정리정돈이 되어 있을 때에는 몇 분만 정리하면 쉽게 정리정돈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조금 귀찮고 힘들다는 이유로 방치해두니 나중에는 몇 시간을 소요해야지만 정리정돈을 할 수가 있더군요. 아마 죄란 것도 이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조그마한 죄에도 깊이 뉘우치고 주님께 용서를 청한다면 항상 깨끗한 나를 유지하면서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반성하지 않고 계속해서 죄를 키워 나간다면,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하루하루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자주 고해성사를 보라고 교회는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세례자 요한을 죽인 헤로데 영주가 나옵니다. 그는 딸의 춤 값으로 세례자 요한의 목을 주었던 것으로 유명하지요. 그는 자신의 자존심과 명예 때문에 죄 없는 사람을 죽입니다. 즉, 깨끗한 마음보다는 사람들의 비춰지는 겉의 모습을 선택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어떠한가요? 계속해서 죄책감에 빠져서 힘들게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는 당황해 했던 것이지요.

우리도 겉모습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가장 중요한 마음을 다스릴 수 없게 됩니다. 그런데 이 마음을 잘 다스리기 위해서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매일 조금씩이라도 깨끗하게 청소하고 정리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도저히 청소할 수 없는 상태, 정리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스스로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마음의 청소는 매일매일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기억하면서, 깨끗하고 잘 정리된 내 마음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했으면 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주었을 때 가장 풍요롭다(K.F.부코).




답변이 다른 이유(‘좋은생각’ 중에서)

‘열전’에 나온 이야기다. 어느 날, 염구가 공자에게 물었다.

“의로운 일을 들으면 바로 실천해야 합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실천해야 한다.”

이어 자로도 같은 질문을 했다.

“의로운 일을 들으면 즉시 실천해야 합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아버지와 형이 있는데 어찌 바로 실천하겠는가?”

이를 이상히 여긴 자화가 공자에게 물었다.

“어찌 같은 질문에 다른 답변을 하십니까?”

그러자 공자가 말했다.

“염구는 머뭇거리는 성격이므로 앞으로 나아가게 한 것이고, 자로는 지나치게 용감하므로 제지한 것이다.”

 
 
 
Devo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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