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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월 26일 연중 제26주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0-09-26 조회수757 추천수15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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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6일 연중 제26주일-루카 16장 19-31절

 

“그의 집 대문 앞에는 라자로라는 가난한 이가 종기투성이의 몸으로 누워있었다. 그는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개들까지 와서 그의 종기를 핥곤 하였다.”

 

<고통에 대한 의미부여>

 

 

    주변을 살펴보면 라자로 못지않게 참혹한 고통을 하루하루 견뎌내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찢어질 듯 극심한 가난으로 인한 고통, 선천적 장애로 인한 고통,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별로 인한 고통, 심각한 정신적 육체적 질병으로 인한 고통, 한번 나름대로 인간답게 살아보려고 아등바등 노력해보지만 꼬이기만 하는 인생으로 인한 고통...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고통, 좀 잔잔해졌나 싶으면 또 다시 엄습해오는 고통, 도대체 고통은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왜 고통은 끊이지 않을까요?

 

    그래서 인류 역사상 고통은 우리 인간 모두의 ‘화두’였고, 대화의 단골주제였고,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숙제였습니다.

 

    인간의 역사는 고통의 역사였습니다. 고통은 인간의 삶과 분리시키려고 그렇게 애를 써도 절대로 분리시킬 수 없었던 삶과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있습니다. 삶 자체가 고통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통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었던 바오로 사도는 이런 표현까지 썼습니다.

 

    “우리는 모든 피조물이 지금까지 다 함께 탄식하며 진통을 겪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로마 8장 22절)

 

    오늘도 고통은 우리에게 한 가지 과제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고통에 대한 그리스도교적 의미의 탐구’입니다. ‘고통의 구원적 의미의 이해’입니다.

 

    다행히 고통이란 풀리지 않는 인생의 문제에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해주신 분이 계십니다. 고통의 인간 예수님이십니다. 스스로 고통의 가장 극점인 십자가 위로 걸어 올라가신 예수님이십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오늘 겪고 있는 이 극심한 고통, 조금이나마 완화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것은 누군가의 위로의 말도 아닙니다. 달콤한 격려의 말도 아닙니다. 누군가가 나와 똑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보는 순간입니다. 더 나아가 나보다 더 큰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의 얼굴을 보는 순간입니다. 신기하게도 그 순간, ‘그래. 나만 고통 겪고 있는 것이 아니었구나. 저기 봐. 저 사람은 나보다 더 큰 고통을 겪고 있잖아?’하면서 내 고통의 정도가 순식간에 완화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오늘도 고통의 인간 예수님께서는 우리 각자의 고통을 모두 거두어 당신 고통에 합하십니다. 우리의 십자가는 예수님께서 이미 거의 거두어 가셔서 별로 무게도 나가지 않는 너무나 가벼운 십자가입니다. 우리 모두의 고통과 십자가를 당신 한 몸에 지신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홀로 골고타 언덕을 오르고 계십니다.

 

    고통의 전문가였던 바오로 사도는 오랜 세월 고통에 대해 연구하고 또 연구한 끝에 이렇게 고백하였습니다.

 

    “이제 나는 여러분을 위하여 고통을 겪으며 기뻐합니다. 그리스도의 환난에서 모자란 부분을 내가 이렇게 그분의 몸인 교회를 위하여 내 육신으로 채우고 있습니다.”(콜로새 1장 24절)

 

    우리는 고통을 겪을 때 마다 바오로 사도의 고백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내게 다가온 이 고통, 기꺼이 견뎌낼 때 마다 예수님께서 느끼고 계신 고통의 강도가 조금이나마 완화된다는 것, 내가 직면하고 있는 이 고통, 기쁘게 이겨낼 때 그리스도의 고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것...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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