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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0-09-27 조회수946 추천수1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9월 27일 성 빈첸시오 드 폴 사제 기념일
 
 
 
Whoever receives this child in my name
receives me,
and whoever receives me
receives the one who sent me.
(Lk.9.48)
 
 
 
제1독서 욥 1,6-22
복음 루카 9,46-50
 
며칠 전 저녁은 완전히 녹초가 되고 말았습니다. 성소후원회 임원 MT로 속초를 다녀온 뒤에, 곧바로 또 다른 모임이 있었거든요. 이 모임을 마치고 들어온 늦은 밤에는 성소후원회 회원 모집 미사를 위해 강론을 써야만 했습니다. 눈꺼풀이 천근만근 되는 듯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그냥 피곤하다고 잘 수만은 없었지요. 특별 강론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 더군다나 신학교에서 부제님들을 대상으로 특강도 해야 합니다. 따라서 강론과 특강 준비를 어느 정도 해 놓지 않고서는 도저히 잠을 자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어느 정도 끝낸 시간이 자정을 넘었습니다. 완전히 지쳤지만, 그래도 해야 할 것을 했다는 생각에 뿌듯함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침대에 눕는 그 순간,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이것이 행복이구나!’ 라는 생각을 저절로 갖게 되었지요.

사실 행복이란 커다란 것을 얻는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지요. 많은 돈과 높은 지위를 갖게 되어야만 행복할 것 같지만, 행복은 작은 것에서도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피곤했을 때 침대에 눕는 것, 슬펐을 때에는 남이 건네준 손수건 한 장에도 커다란 위안을 받으며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주 배가 고팠을 때에는 아주 맛없는 음식을 먹어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먹는 행복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행복이 크고 화려한 곳에 있지 않고, 작고 소박한 곳에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주님께서는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가장 큰 사람이 바로 어린이와 같이 가장 작은 사람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즉, 어린이들의 꾸밈없는 순수함이 또한 모든 것을 의탁하는 마음이 이 세상에서는 별 볼 일 없어 보이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러한 마음을 가장 크게 받아주신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렇게 하느님으로부터 받아들여지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모래알이 모여서 해변이 되기도 하고, 모래알이 모여 사막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작은 세포들이 모여서 한 몸을 구성하지요. 이처럼 작은 것들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는 것을 우리의 삶을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작은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모든 것을 소중하게 여길 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가진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작은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을 가장 보잘 것 없다고 느낍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가진 하나하나를 별 볼일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 자신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일까요? 진정으로 행복해지길 원한다면 작은 것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그 작은 것에 의미를 찾고 그 작은 것을 소중하게 여길 때, 주님께서 약속하신 진정한 행복의 길에 들어서게 될 것입니다.


앞질러 가는 사람이 자꾸 눈에 보일 때는 뒤따라오는 수많은 이를 생각하라(세네카).




말이라는 것은(‘좋은생각’ 중에서)

어느 날 자금이 묵자를 찾아왔다. “저는 말 잘하는 사람만 보면 존경심이 절로 솟아오릅니다. 그런 사람은 발음이 정확하고 태도도 바르지요. 그런데 저는 사람들 앞에 서면 다리가 후들거리고 입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말을 잘하는 방법이 없을까요?”

“말은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오. 세상 만물이 다들 말하고 살지는 않소. 해와 달은 천지를 비춰도 늘 말없이 제 일을 할 뿐이오. 나무가 말을 안 해도 우리에게 주는 이로움이 줄지는 않소. 아무리 언변이 좋아도 까만 말이 하얗게 변할 수 없는 법이오.”

자금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궁금한 것이 있었다. “하지만 말을 잘하는 능력이 있다면 유용할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화술이 뛰어날까요?”

“그대가 그리 간절하니 예를 들어 설명해 주겠소. 파리와 모기는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소리를 내지요. 하지만 그 소리가 아름답게 들리던가요? 이들이 내는 소리는 아무 작용도 하지 않고, 사람을 괴롭힐 뿐입니다. 하지만 수탉이 아무 때나 울던가요? 날이 밝기 시작할 때 수탉이 우는 소리를 듣고서야 사람들이 잠에서 깨 움직이지 않습니까?”

자금은 무릎을 탁 쳤다. “아, 이제 알겠습니다! 말할 때는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말할 필요가 없을 때는 입을 열 필요도 없다는 거군요.”

묵자는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Feel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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