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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신자 아닌 이들과 식사를 할 때도
작성자지요하 쪽지 캡슐 작성일2010-09-27 조회수586 추천수3 반대(0) 신고
지요하와
함께 보는
믿음살이 풍경 (27)
 
 
 
 

                               신자 아닌 이들과 식사를 할 때도
 
 


외식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집에서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되도록 식사 약속을 하지 않고, 식사 제의를 사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강 문제 때문에 금기하거나 제한해야 하는 음식이 많은데, 집에서 식사를 하면 별로 어려움을 겪지 않지요.

하지만 세상을 내 맘대로만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부득이 외식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개는 단체 활동 때문에 회식을 하는 경우인데, 몇 년 전부터 ‘본전’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외식을 할 바에는 그에 상응하는 본전을 뽑자!

그래서 10명 안팎의 소규모 회식 자리에서는 천주교의 ‘식사 전/후’ 기도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가령 문학회 모임이나 예총 이사회 등 몇 사람이 함께 하는 자리에서는 식사 전에 이런 말을 합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천주학쟁이입니다. 종교가 없으신 분들이 많지만, 부처님 믿는 분들도 계실 테고, 또 개신교 신자 분들과 천주학쟁이들도 몇 명 있으니, 우리 다 같이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리고 나서 식사를 합시다. 그냥 식사를 하거나 혼자 기도하기보다는 다 같이 기도를 하고 밥을 먹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그러고는 또렷한 소리로 성호경을 하고 ‘식사 전 기도’를 합니다.

“하느님, 저희에게 은혜로이 베풀어주신 이 음식과 이 자리에 함께 하고 있는 저희 모두에게 축복하시며, 이 000과/와 이 집에서 일하시는 종업원들의 가정에도 축복하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이런 내용의 기도를 귀담아 듣는다면 그것을 싫어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또 식사 후에는 이런 말을 합니다.

“맛있게 또 즐겁게 식사를 잘했으니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든 믿지 않는 사람이든 하늘에 감사하면서, 우리보다 먼저 세상 떠난 이들을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일이겠지요. 이 고마운 자리를 기도로 마치겠습니다.”

하고는 우리 천주교회의 공식기도로 ‘식사 후 기도’를 합니다. 역시 기도 내용을 귀담아듣는 사람이라면 그것을 싫어할 비이성적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이렇게 ‘식사 전/후 기도’를 하면 부담스러운 외식도 즐거워지고 착실히 본전을 뺀 기분이 듭니다. 가려야 할 음식이 많아 하기 싫은 외식을 하면서, 매번 이런 식으로 본전을 뽑고 있답니다. 

                                                                     지요하(소설가․태안성당)


*천주교 대전교구 <대전주보> 2010년 9월 26일(연중 제26주일) 제2049호 |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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