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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을 만나야 산다." - 9.28,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9-29 조회수381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9.28 연중 제26주간 화요일

욥기3,1-3.11-17.21-23 루카9,51-56

 

 

 

 

 

 

"주님을 만나야 산다."

 

 

 

어제 어느 수녀님과의 면담성사 중 깨달음을 잊지 못합니다.

 

익숙했던 평범한 사실도 새로운 깨달음으로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주님 안에 머무십시오. 주님도 수녀님과 함께 있고 싶어 하십니다.

  아무리 바빠도 하루 중 일정 시간을 확보하여 주님과 함께 있으십시오.

  주님을 만나야 삽니다.

  주님을 만나야 마음도 새로워지고 기쁨과 행복도 샘솟습니다.”

 

저의 조언에 수녀님의 다음 답변입니다.

 

“주님을 만난다는 말이 참 좋군요.

 ‘주님을 만난다.’는 말을 까맣게 잊고 지냈습니다.”

 

수녀님의 답변을 듣는 순간 저 역시 ‘주님을 만난다.’는 말마디를,

아마 지금까지 수 천 번은 시용했을 이 말마디를

수녀님의 답변을 통해 새롭게, 깊이, 고맙게 깨달았습니다.

어디 선가 읽은 일화도 생각납니다.

어느 교수가 학생들에게 3번을 설명해도 이해하지 못하자

4번째 설명하는 순간 학생에 앞서 교수 자신이 이해했다는 일화입니다.

세상에는 자기도 모르고 가르치는 교사도,

자기도 모르고 강론하는 사제들도 참 많을 것입니다.

깨달음에 이르지 못하고 흘려버리는 말들은,

깨달음 없이 쏟아내는 말들은 얼마나 많겠는지요.

깨달음을 통한 체험적 앎만이 진정한 앎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매일의 공동전례, 미사시간과 성무일도 시간,

말 그대로 살아계신 주님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이런 만남이 없으면 단조로운 일상의 정주생활을 감당하기 힘들 것입니다.

타성에 젖어 무기력하고 무감각해지고 기쁨도 활력도 사라질 것입니다.

살아계신 주님과의 만남만이 활력과 기쁨의 샘입니다.

 

유비무환입니다.

평소 끊임없는 기도로 살아계신 주님과의 만남으로 내공이 쌓일 때

위기 극복도 원활해집니다.

오늘 욥이 고통을 겪는 장면이 참 처절합니다.

그러나 욥이 누구입니까?

흠 없고 올곧으며 하느님을 경외하고, 악을 멀리한 욥이었습니다.

모든 소유가 사라졌을 때도

‘주님께서 주셨다가 주님께서 가져가시니, 주님의 이름은 찬미 받으소서.’

찬미기도를 바친 믿음 돈독한 욥이었습니다.

오늘 죽음을 앞둔 극한 상황 속에서 쏟아내는 욥의 넋두리

그대로 탄원기도입니다.

하느님 아니고는 해결할 길이 없는 상황입니다.

평소 주님과의 깊은 신뢰 관계에 있었기에 이런 탄원기도도 가능합니다.

 

“차라리 없어져 버려라, 내가 태어난 날.

  …어찌하여 태중에서 죽지 않았던가?

  …어찌하여 그분께서는 고생하는 이에게 빛을 주시고,

  영혼이 쓰라린 이에게 생명을 주시는가?

  …어찌하여 앞길이 보이지 않는 사내에게,

  하느님께서 사방을 에워싸 버리시고는 생명을 주시는가?”

 

그대로 욥의 탄원기도입니다.

은연중 하느님을 원망하는 것 같지만 노골적으로 원망하지는 않습니다.

하느님 아닌 세상

그 누구도 위로할 수도 도와 줄 수도 없는 극한 상황입니다.

유일한 구원의 길은 하느님 한 분 뿐입니다.

그동안 쌓아온 하느님과 깊은 관계의 내공 있어

끝까지 하느님과 겨뤄내는 기도의 사람 욥입니다.

 

복음의 예수님 역시

평소 하느님과의 깊은 친교의 만남의 기도로 싸놓은 내공 있어

예루살렘에의 십자가의 길을 거침없이 오르십니다.

 

‘하늘에 올라가실 때가 차자,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가시려고 마음을 굳히셨다.’

 

죽음과 부활, 승천의, 하느님과의 결정적 만남의 장소,

예루살렘을 향한 여정입니다.

냉대하는 사마리아인들의 반응에 개의치 않고

제자들의 과격한 언행을 꾸짖으면서 다른 마을로 돌아가는 예수님입니다.

예루살렘을 향한 뚜렷한 여정이기에

부수적인 일에 시간과 정력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예수님의 분별의 지혜가 돋보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찬미와 감사의 미사시간,

살아계신 주님을 만남으로 치유, 구원되어 새롭게 살아나는 우리들입니다.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내 안의 모든 것도, 거룩하신 그 이름을 찬미하여라.”(시편103,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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